2009. 6. 6. 23:51ㆍ영화
감독-박찬욱
출연-송강호,김옥빈,신하균,김해숙
청소년 관람불가
2009년 62차 칸영화제 3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박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2등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데 이어 두번째 쾌거다.
인간의 원죄와 구원을 다루는 파격적인 주제와 형식이
칸의 전통적인 취향과 부합되고,
감독의 인지도,에술성,출신국등 정치적 로비역활이 크다 할수있다.
10년의 설계끝에 완성 되었다는 뱀파이어 영화는 과히 충격적이다.
그리고,어려웠다.너무 무서웠고...
카톨릭집안에서 자란 감독의 환경탓인지 인간의 원죄의식이 주제로 많이 등장한다.
올드보이, 복수는나의것, 친절한 금자씨,박감독의 전작들을 봐도,
상업성 보다는 인간의 도덕과욕망,선과악등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파헤치는 면이 있다.
박쥐, 영문제목 THIRST(갈증).
가져도 더갖고 싶고,
먹어도 더 먹고 싶고,
마셔도 마셔도 목 마르고,본능이란 끝이없는 갈증을 느끼는거라는 인간본연의 심리를 시사한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영화속에서 흡혈귀 의 넘치는힘은 상상초월이다.
목이 부러져도 다시 돌아오는 능력으로 보통의인간을 배려치않는 생활의 끝을 시사하기도 한다.
상현,
수도원병원에서 절망적인 환자를 돌보고,
죽어가는 인간을 어쩔수 없이 바라보며 마지막 기도를 해주는 무기력함을 자책하는 신부이면서,
젊고 건강한 남자로서 치밀어오는 욕구를 자신의 아랫도리를 사정없이 때리며 수도하는 청년신부이다.
비밀리에 백신계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것을 안 상현은 스스로 실험대상이 된다.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저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허락하소서.
살이 썩어가는 나환자 처럼 모두 저를 피하게 하시고,
사지가 절단된 환자와 같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수 없게 하시고,
저를 지옥속에 있게 하소서."
기도처럼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현은 사망선고를 받는다.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받고 기적적으로 소생한다.
그러나,피를 먹지 않으면 온몸에 수포가 생기면서 피가 흐르다가도
피를 먹으면 금새 새살이 돋고 정상인처럼보인다.
다시 살아난 상현을 사람들은 "붕대감은 성자"라고 부르며 신을 섬기듯 추앙한다.
상현은 병원에 입원한 어릴때 친구 강우(신하균)을 위해 기도해주고,강우의 아내인 태주를 처음 본다.
강우를 보면,
전형적인 마마보이로 병들고 무능력한 남편이다.
세상에 그런남자가 있을까 하는데,
점점 나약해지는 남자들을 끄집어내듯,
배우 신하균은 그의 마른 체구로 흐느적거리는 몸짓을 징그럽게도 잘 표현한다.
태주 또한,
반쯤 얼이 빠진 여자.
밤이면 잠옷바람에 맨발로 뛰쳐나가 온동네를 뛰어다니는 누가 보더라도 정신나간 여자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녀의 응어리진 욕망을 끄고 있다면 불쌍한 여자이고,
아무튼 권태로운 하루하루를 견디는 여자다.
부부의 물침대는 안락하기보다 코믹스럽다.
어머니,
일본식 적산가옥 일층은 "행복한 한복집"을 운영하고,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이층 살림집 에서는 밤이면
몇몇 친구들과 보드카(러시아산)를 마시며 마작(중국)놀이를 즐기는 이상야릇한 아줌마다.
빨간 립스틱을 쥐잡아 먹은듯이 바르는 시어머니는
어렸을적부터 식모겸, 종으로 부려먹은 고아 태주를 며느리로 삼고,
이해하기 어려운 가족같지않는 가족이다.
뱀파이어가 된 상현은 친구로써,신부로써 강우집을 드나들며 태주의 묘한 매력에 빠진다.
태주도한 그동안 억누를수밖에 없었던 욕망이 살아나면서 본능이 분출된다.
수도원 병원으로 당당히 상현을 찾아와 격정적인 관계를 갖는다.
피를 먹지않으면 살수없는 상현은,
식물인간의 피를 누워서 링걸 호스로 빨아먹는 모습을 태주에게 보인다.
기겁을 하고 태주는 도망가지만,이미 본능의 쾌락을 알아버린 그녀는 뱀파이어의 힘을 이용한다.
남편과 시어머니가 사는집,
집에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는 호소와 함께,
"내가 이지옥에서 벗어나가게 해줄께요."
상현은 모든것을 포기할만큼 그녀를 사랑하게된다.
그녀의 유혹과 금기를 넘어 남편을 살해하는데 상현은 동참한다.
남의 피를 먹어도 살인만은 피하려 했던 상현은 결국 여자 때문에 신부옷을 벗는다.
태주의 허벅지 상처가 자해 흔적이라는게 탄로나면서 그녀는 목졸라 죽임을 당한다.
태주를 향한 사랑은 아직도 식지않아,
상현은 자신의 피로 태주를 뱀파이어로 환생시킨다.
두 남녀 뱀파이어는
온 집안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고,
딸기주스나 토마토주스를 마시는것 같이 사람피를 냉장고에 넣었다 꺼내 마신다.
때론 서로의 피를 탐닉하기도 하고...
지붕을 넘나들고,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사람을 죽여 피를 빨아먹고 그 시체를 땅에 파묻고,
특히 등장하는 쪽가위는 끔찍하다.
노약자,임산부는 관람불가 가 필요할정도로 소름이 끼친다.
한편 중풍에 걸린 시어머니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먹여주는데로 먹고,
눈만 꺼먹꺼먹 움직이나 정신은 온전해서 마작놀이도 구경한다.
눈짓과 손가락으로 아들의 죽음을 알리고 진실이 밝혀지면서,
그곳에 모인 친구들은 두 뱀파이어에게 살인을 당한다.
신부 상현과 인간 태주와의 사랑의 끝은 비극을 치닫는다.
인간의 욕망을 억제치못하고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상현은 자살을 결심한다.
상현을 신격화시켰던 인간에게 강간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는 해답을 던진다.
배우 송강호의 고개숙인 남자의 성기 노출장면으로
관객들은 적잖이 놀라고, 과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영화평은 극과극을 달린다.
꿈의 프로젝트라며 하늘을 찌를듯한 칭찬이 있는가하면
카톨릭사제가 어디, 종교모독에 치정살인까지,역겹고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나머지는 관객 자신 의 몫이다.
자신들의 죄를 일고있는 시어머니를 뒷자석에 태우고.
자동차는 절벽위에 섰다.
자동차 앞 범퍼위에 앉아 있는 두남녀는,
해가 떠오르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맨발로 밤거리를 뛰어다닐때 상현이가 신겨주었던 구두를 태주는 꺼내신으며....
상현의 무의식은 태주였고,
태주의 본질은 상현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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