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3(옛성길구간에서 구름정원길까지)

2010. 12. 18. 21:56둘레길

 

지난번 평창동길이 끝났던 이북5도청입구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불광역 2번출구로 나와 길을건너 버스7211를 타고 구기터널을 지나서 하차했다.

터널앞 도로를 건너 이북5도청 입구에서 

탕춘대성암문을 행해 오늘일정이 시작 되었다.

이북5도청이란,

1945년 8,15일 행정구역상의 도로로서 아직 수복되지 아니한

황해도,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다섯도이다.

그 실제적 의미는 현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역으로

대한민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한반도 군사분계선이북)의

1945년 당시 행정구역에 의한 도를 가리키며 이북5도위원회는

이를 관리하기위한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산하의 도청에 해당된다.

명판은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하고 있고

15개의 시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미수복지의 명예도지사와 시장 군수의 임기는 1년직이라는데

통일이 일어날시 행정구역상의 의미가 있단다.

그나저나 내 살아생전에 통일이 일어날랑가,

지난 10년 민주당 재직시절엔 금방 통일이 될것같아

나도 생전에 금강산 구경도 할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더만,

이제는 천암함사건으로 생떼같은 아들들이 죽어나가고

연평도가 폭격을 맞아 지붕과 함께 가재도구들이 날아가는걸 보니

아직 전쟁중인 우리는 죽음이 멀리 있는게 아니라 가까운데 있는것같다.

 

어제 아침 내린눈은 영상의 기온으로 대부분 녹고

응달진 산길에는 아직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를 데리고 다니는라고 애가 타는 남편은 먼저 가고

나는 뒤꽁무니를 따라 갔다.

향로봉까지는 2km라고 적힌방향과 반대로

탕춘대성 암문으로 걷는다.

둘레길이라는 푯말과 이정표는 처음온 사람도 알아보게 자세 하다.

 

 

 

 

 

탕춘대성암문에서 북한산생태공원상단까지는 2,7km이고

소요시간은1시간40분에 난이도는 중이라고 안내책자에 적혀있다.

둘레길중에서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대남문과 비봉능선에서 이어져 내려와

조선시대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여 축성된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며

유서깊은 도읍의 향기를 음미해 볼수있다.

 

탕춘대 성곽은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기위하여

인왕산 동북쪽에서 시작하여 북쪽의 능선을 따라 북한산

서남쪽의 비봉 아래까지 연결하여 축성한 탕춘대성 성곽이고

1718년에서1719년 두해에 쌓은 길이는5,1km이다.

보현봉 형제봉 북악산을 잇는 능선에도 성을 쌓으려고 하였으나

숙종이 사망하고 정치적 이유로 시행치 못하고 지금 성곽만 남았다.

이성을 탕춘대라 부르게 된이유는 연산군의 연회장소인 탕춘대가

지금의 세검정에서 동쪽으로 100km떨어진 산봉우리에 있던것과 관련이 있으며

한성의 서쪽에 있다하여 서성이라고도 불렀다.

조선후기 혼란기에 많이 훼손되고 홍수등으로

일부 구간이 무너져 방치하던것을 1977년 홍지문과 함께 복원되고 정비한것이다.

복구했다는 성곽은 주택 담벼락만도 못한 돌덩이들이 얹혀있어 가난해보인다.

 

 

 

 

 

 

 

 

 

 

 

 

 

 

 

 

바람없는 겨울햇살은 따스했다.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닳고 닳아 푹페인 둘레길을 걸어 오르막을 오르면

서울시 우수전망 명소가 나온다.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보바위 승가봉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이다.

산에 오를때면 누가 다 그많은 봉과 산이름을 정해 부르기 시작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봉도 봉도 많은 산을 배경으로 모처럼 가지고 온 선그라스를 쓰기도전에 사진을 찍어버린다.

 

 

 

 

 

 

 

 

 

 

 

 

 

 

 

 

 

군인들 훈련때 사용했을 범한 타이어 방어벽이 있어

지금도 예비군 훈련시에 사용한다고 한다.

소나무 향기가 이파리 떨어져버린 겨울나무를 대신

산의 정기를 뿜어댄다.

오르락 내리락 3km를 걸어 장미공원에 도착하니

장미 없는 장미공원에는 추워 아무도 앉지 않은 쉼터 의자만 있다.

 

 

 

 

 

 

 

구기터널로 버스를 타고 지나갔던 도로가 다시 나와

그 도로를 건너면 길가에 제법 공들인 공원이 나온다

북한산 생태공원 상단부터 시작하는 구름정원길로 들어섰다.

집에서부터 가지고온 홍시 하나를 나눠 먹고

입주를 시작한 새아파트옆으로 올랐다.

북한산 언저리에 붙은 아파트는 응달지고 주민들은 보이지 않아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거실창가에서 바라본 입주민들은 북한산이 제집 정원이라 자랑하겠지만

산을 훼손하면서까지 고층으로 올라 그많은 봉우리와 경쟁을 해대니

산에 바짝 붙어살면서 들락거리는것이 좋은지

멀리 떨어져 바라만보고 내버려두는게 나은지

어떤것이 진정 자연을 사랑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숲위로 설치된 하늘다리가 있는 이구간은 

진관생태다리 까지를 구름정원길이란다.

거리는 4,9km이고 대략 소요시간은 2시간30분이 걸린다.

물길과 흙길 그리고 숲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걷는 재미에

산을 타는 긴장감이 더해진 곳이라고 라고 안내책자는 선전한다.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산길을 나무다리를 놓아 스카이워크라는

이름으로 이쁘게 단장된 하늘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볼만하다.

 

 

 

 

 

 

 

 

 

 

 

 

 

 

 

 

그동안 걸었던 둘레길중에서 내맘에 들고

아름다운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름위를 걷다 내려오니 한편의 명언을 감상하고 가라 한다.

"평화로운 시간을 가져라!

평화로운 마음을 가져라.

그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평화를 줄수있다."

내덜란드의 토마스 아 켐피스의 말이다.

 

화의군묘역을 지나 진관동까지는 아직 한시간이나 더 걸어야 할것같은데

주말에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들녀석과 저녁 사주기로한 약속시간이 다되어

오늘 일정은 여기서 접기로 하였다.

정진사로 내려오는길에는 아직 입주도 채안된 아파트가 또 있다.

"좋은 산행은 도시에서 파괴된 몸과 맘을 찾아준다."는

프랑스의'권력추구의 작은 철학'의 저자인 크리스토프 라무르의 명언을 읽고

약속장소인 지하철 연신내까지 걸어 내려왔다.

중국집에 들러 탕수육하나,해물 짬뽕과 짜장 그리고 맥주 한병으로

오붓한 저녁 만찬을 하고 흥겹게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