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3-2

2011. 5. 14. 16:47일반산행

오월 봄날은 비와 황사와 햇볕 드는날의 반복이다.

5월10일 부처님 태어나신 날의 남한산성은 빗속에 잠겼다.

우리만 미친산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미친 사람들도 있었다.

유난히 추웠던 병자년 그해 겨울에도 겨울비는 내려

군병들의 손발이 얼고 임금은 행궁 마당에 무릎꿇고 흐느꼈던 날이 있었다.

 

 

남문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산책로

빨간우산이 유난히 아름답다.

 

 

수어장대 누각에서 휴식을 취한후 안개를 뚫고 내려오는

정진이는 날렵했다.

 

 

 

구불거리는 성벽은 윤무속으로 들어가

 나 잡아봐라.약올렸다.

 

 

앞에 보이는 검단산과 북한산도

구름속에 숨어 꿈속에나 만나야한다.

 

꿈길 인양,님 만나러 열심히 가다보면

어느새 남문,수어장대 들러 서문거쳐 북문까지 도달한다.

 

 

새벽잠도 설치며 남한산성에 오른 정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잘잠 다자고 게으름 피운 나는 심장이 벌떡거려

술마신 사람처럼 벌겋게 달아올랐다.

 

새봄 여린 연두빛 이파리를 안보면 일년을 앓는 정진이와

가을 단풍을 못보면 겨울내내 우울병을 앓는 윤정이가

오락가락 하는 비로 피난민 행렬이 따로 없다.

 

동서남북 4개문을 통과하기로 나선 산성길 탐방은

3개문을 지나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다음날,이어졌다.

 

로타리에가면 지수당이라는 연못이 있는데

그옆에 깨진 서흔남 묘비를 바라보며 앉았다.

소설에서는 대장장이 서날쇠라는 인물로 태어났지만

실제는 나뭇꾼이었던 그가 남한산성 빙판 피신길에 인조는 비실거리는 신하들 등에 업혀오다

그것도 여의치 않아 직접 인조를 업고 산성안으로 들어왔던 하찮은 상놈

그런 상놈이 청이 산성을 압박하자 지 목숨 아까워서 뒤로 빼는 양반님네들 제쳐놓고

스스로 적군 진영에 들락거리며 심부름했던 이,

진정한 애국은 높은 놈들만 하는것이 아니다.

 

 

 

성안에서 바라본 북문의 풍광은

단풍철이 아니어도 빨간 단풍나무와 너무 멋져 보인다.

 

북한산과 검단산이 손에 잡힐듯 선명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초록빛이 눈이 시원하다.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암문에 3개가 있는데

첫번째 암문안이고 성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들락거렸던

비밀 통로는 시원했다.

 

성밖에서 안을 삐꼼히 들여다보는 장면은

등뒤로 다른 세상처럼 보인다.

 

두번째 암문을 통과해 성밖으로 잠시 외출은

병자년 그겨울에는 목숨을 거는 외출이렸다.

 

세번째 암문으로 쏙 들어가면

벌봉이라는, 성밖에 또 다른성으로

남한산성 본성을 보호하게 위해 만든 겹성이다.

그위에 또 다른세겹으로 이어진 성은 한성,

그러니까 남한산성 다음 벌봉성 다음 한성,안죽을라고 애들 많이 썼다.

 

 

어제 내린비로 바닥은 촉촉 공기는 서늘하나

습기가 많고 더워 모내기 패션으로 갈아입었다.

 

 

 

드디어 벌봉,병자호란당시 이곳을 청에게 빼앗겨

화포를 얻어맞았던 곳이다.

모양이 벌처럼 생겼다나,

바위는 두동강으로 쫙 깨져있는데 그이유는 나중에 설명해줄께.

죽일놈들 같으니..

 

또 암문,남한산성에는 총 16개의 암문이 있는데

본성에 11개 봉암성에 4ㅐ 한성에1개가 있다.

군데 군데 빠져 나갈곳은 많다,

이곳으로 쭉 가면 하남시가 나오니 가면 안되고

사진만 하나 꼭 박고 다시 들어와야 한다.

 

장경사신지옹성 지붕에 앉아서 바라보니

하늘은 가깝고 땅은 멀었다.

떨어지면 시체는 경기도 광주시로 직행이니

안떨어질라고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남한산성에서는 푸른 나무 모자도

잘 어울린다.

아름답고 천의 요새인 남한산성은

성을 빙 둘러 주변이 협약한데 비해 중심부는 낮고 평평하여 수비가 용이하고

성내 주거가 평안하여 산성으로 최고 좋은 조건을 갖춘곳임에도 싸움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싸우자고 또는 화친하자고 입방만 찧다 치욕의 역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1636년 병자년을 잊어버린듯,

먹고 마시고 노는 장소로 변해버린 남한산성에도 봄은 와 얼마나 아름다운지,

누구 나와 함께 동행할 사람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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