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 23:56ㆍ영화
감독-민규동
출연-임수정(연정인),이선균(이두현),류승룡(장성기)등
"이렇게 아름다운 분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밥 사줄께요."
여자 꼬시기에 괜찮은 말이다.
어찌어찌 하여 멋지게 사랑을 시작하고 결혼하고 애낳고 살다보면 늙는다.
평범한건 싫어,개성을 찾아 구하는 사랑도 제각각,
결혼은 싫어도 애만은 가지고 싶은 사람도 있고
결혼은 좋아도 애들은 죽어도 싫다는 사람도 있으니 집집이 알아서 할일이지만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는 무례함이 지나쳐 오만함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영화에서는 간절하나 아이가 없어 안쓰러운 케이스이다.
오랜만에 젊은 부부가 겪는 코믹 영화가 여름 무더위속에
시원한 소낙비처럼 상큼 발랄했다.
사랑 보다 어려운 이별을 위한 코믹 로맨스 영화의
대략 줄거리는,
연정인(임수정)은 일본에서 요리공부를 하고 있던중 어느날,
식당에서 식사중에 지진이 일어난다.
침착한 일본사람들과 다르게 정인은 길거리로 뛰쳐나와 놀라서 방황하던중에
이두현(이선균)을 만난다.
지진 설계가 완벽해 왠만한 지진에는 끄덕 없다며 두현은
자신의 거처로 그녀를 데리고 오지만,휴대폰 진동소리를 지진소리로 착각 할만큼
민감한 정인은 의자밑으로 숨기에 바쁘다.
"이렇게 아름다운 분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밥 사줄께요."두현의 제안에 정인은 미소로 답하고,
황홀한 일본 연애생활은 스넵 사진처럼 기억 저편에 있고
둘은 결혼에 골인하여 두현은 건축 사무소에 다니는 건축가로
정인은 전업주부로 칠년차 부부가 되어 있다.
아침 댓바람 부터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 신문배달 아저씨와 말싸움을 하질 않나,
남편이 있건 말건 아무대서나 옷을 훌러덩 벗어 던지질 않나,
음식 냉장고에 담배를 저장해 놓고 수시로 담배를 피질 않나,
배불러 죽겠다는 남편에게 손수 만든 각종 요리를 먹이질 않나,
똥싸는 남편 입에 녹즙에 주스까지 억지로 먹이질 않나,
심지어 부부관계도 아내 맘대로이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요리까지 완벽한 아내는 이렇게 변했다.
남존여비는 이제 옛날 이야기이고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상위로 가는 세상 이래도
남편을 쥐잡듯이 몰아가는 아내를 보면 가정교육이 중요 하다는것을 알수있다.
아무리 세상이 뒤바뀐다 하여도 음과 양이 바귈수 없는 자연의 섭리인데
정인 같은 여자가 며느리가 되어 내아들을 잡아 먹으려고 덤빈다면 큰일이다.
사랑의 콩깍지는 벗겨지고 정으로 살아가려면 이들 부부가 아직 남은 세월이 많거늘,
눈뜨고 남편만 보이면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해대는 아내의 잔소리에
넌덜머리가 나다못해 머리가 돌지경까지 왔는지 머리를 쥐어뜯는 남편 두현이다.
하지만, 아내의 불평불만이 죽기보다 싫어 매일 수백번 이혼을 결심하는데
아내가 무서워 이혼하자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세상 모든것들은 편치 못하거나 원하는것이 간절하면 울음으로라도 토해 낸다는데
두현의 사랑쟁취에 쏟은 정성과 노력은 어느새 물거품인양,
칠년의 결혼생활을 마감 하려 하지만 직장에서는 말도 잘하는 남편이
집에만 오면 소심남편이 되고 만다.
달달 볶아대는 아내에게 잠시라도 떨어져 지내고 싶은 남편은
지방 발령을 받아내 강릉으로 떠나지만 남편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물귀신 같은 아내는 먼저와 음식준비를 한다.
미치고 팔짝 뛸 남편은 아내가 싫어하는 짓들만 골라서 해보아도
눈하나 까딱않는 아내로 인해 절망감이 든다.
이웃남자 카사노바를 발견하고
"제발 제 아내를 유혹해 주세요."
이름부터 심상치 않는 장성기(류승룡)는 신홍여행을 갔다가
바다에서 여자를 잃어 상처를 가진 남자이다.
그뒤로 사랑의 행복에 대한 복수심이 생겨 여자들을 사랑에 빠트리고
냉정하게 버리기를 반복하는 카사노바의 삶을 산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여자에게 사랑을 알게 하고 상처주는 그 남자,
내면의 외로움을 부정하면서 버티나, 못되고 불쌍하다.
영화속에 액자에 찍힌 여자들과의 사진은 실제 류승룡이
해외 여행때 찍었던 사진이란다.
무서움과 외로움이 외모에서 풍기는 두얼굴을 가진
류승룡 연기가 볼만하다.
아내의 성격과 싫어하고 좋아하는것들의 정보를 성기에게 알려주며
잘 꼬시고 있는지 감시하는 남편,참 어이가 없다.
바람둥이는 한겨울 추위에도 굵은 팔을 드러내며 무거운 물건을 번쩍 잘들어야 하고,
여자가 좋아하는 요리와 와인도 잘 알아야 하고,외국말도 잘해야 하고,
"전 이렇게 직접 짠 우유를 먹는게 소한테 예의라고 봐요."닭살 돋는 말과
소 젖도 잘 짜야 한다.
처음엔 잔소리 심한 아내가 밉더만 점점 철딱서니 없는 남편 행동에 욕지기로
목구멍이 근질근질하다.
남편 두현이 선택한 아내의 잔소리 줄이기 또 하나는 지방 라디오 방송국에 있는
두현의 어릴때 여자친구에게 부탁해 아내를 라디오 게스트에 출연하게 한다.
출연료 백만원을 삼백으로 올려받는 배짱하며 할말은 하고 살자는
독설 게스트 라디오 프로는 연일 뜨겁게 달아 오른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자기 체면과 남의 눈치 때문에 참고사는 사람들이
그녀의 말로 대리만족을 얻고 그녀의 말 한마디에 삼겹살집 간판이 바뀔정도가 된다.
"돼지 고기를 먹는 집에서 아기돼지가 삼겹살을 들고 춤추는 그림은
돼지한테 예의가 아니다."
"침묵이 당신의 주변을 삼키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며 가슴속에 담지 말고
제발 말을 하라고 정인은 속사포 같은 말,말들을 내뱉는다.
누구나 외로우면 관심 받고자 말이 많아지거나 없어 진단다.
임수정 배우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지 처음 알았다.대본을 열심히 외워서 그렇다.
남편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큰 흔들림 없는 정인에게 오히려
카사노바 성기가 그녀에게 빠져들어 사랑을 고백한다.
여러 여자들을 뿅, 가게 만들었을 환성적인 모래그림은 진짜 멋졌다.
찌질히 남편 두현은 언제는 아내를 유혹해 달라더니 이제는 아내가 떠날까봐 전전긍긍이고
과거 아내가 했던 투덜대던 말투는 남편몫이 되어 있다.
미워하면서 살다보니 닮아가나,암튼 남편은 예전의 아내의 잔소리가 듣고 싶어지니 이일을 어찌할꼬,
조금만 참고 아내 말을 들을걸,간사스런게 사람맘이다.
자신을 버릴려고 카사노바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할말은 하는 정인이
라디오 프로에서 이혼을 할거라고 고백한다.
법원에 들른 부부 점심을 먹으러간 식당 의자 밑에서 또 다시,
이쁜게 밥사줄게, 꼬신다고 베시시 웃는다.
영화는 헤피엔딩이다.
운명 처럼 만나서 사랑 할때는 너만 있으면 행복 하다더니
하나둘 단점이 보이고 미울 때는 너만 없으면 살것 간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한다고 노래가 있고,
있을때 잘혀,라는 노래도 있는가보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고,또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개인적으로는 부부사이에 삐쳐서 말없이 꿍한것 보다는 말이 많은게 더 낫다.
하늘에서는 천둥과 벼락이 칠수도 있고 땅에도 지진은 날수 있으나
집에서는 지진 나기전에 옆에 있는 사람 잘 챙기며 삽시다.
글-李 貞
사진-다음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