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둘레길

2013. 7. 27. 01:03둘레길

 

 

재경 118회 웰빙걷기(우면산 후기)

 

일시-2013년 7월26일 금요일 오후 다섯시반

장소-우면산 둘레길

일정-신논현(17:30)- 와타미 식당에서 이른저녁-강남역 거리-우면산 둘레길

      -대성사-예술의 전당-교대역(21:30)에서 귀가

만난곳-강남 cgv

참가자-손진, 이윤정,제성숙,한인숙(가나다순 이상 4명)

          박정근(뒷풀이 참석)

 

 

 

새들의 지저귐은 더해지고 초록의 잎들이 무성해진 칠월 스무엿새날

땡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서울이 비오면 남부는 폭염이고 ,남부가 폭염이면 서울이 비오는

국지성 장맛비가 음흉하다.

햇빛 나면 비가 그립고, 비가 오면 햇빛이 그리워 변덕이 죽을 끓여

웃고 떠들며 음풍농월 하다 뒤돌아서 헛기침하고 한탄해 하는

인간들 같다.

무거운 몸 이끌며 그동안 비 사이로 살살 운동 하다 이렇게

쨍 하고 해가 뜨니 눅눅한 집안의 공기가 상쾌하여 기분도

덩달아 해가 뜬거 같아 좋고,

세탁기를 통과해 나온 옷들이 빨래걸이에서

반짝 반짝 웃는다.

 

푸른 하늘 아래 끝없는 모래사장 해변길이 다이아몬드 빛깔로 유혹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으로 잘 익은 과일맛이 달달하게 변한다 해도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 콘크리트 바닥을 밟고 버스타러 가는 동안에는

머리로 짓누르는 햇빛을 지금은 사랑하고 싶지 않다.

강남으로 향하는 470번 버스에 몸을 싣고 의자에 앉아보니

바늘처럼 날카로운 햇빛이 유리 창문 하나 사이를 통과하여

부드러운 햇살로 변해 창가로 스며든다.

 

찻속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신선같아도

차량들이 품어대는 매연과 함께

빌딩숲에 자기 먼저 봐 달라는 어지러운 간판들을

멍하게 구경하고 있으니,약속시간까지 남은 한시간이

성큼성큼 잘도 지나간다.

버스 전용차선 덕택에 도심을 질주하는 버스가

예전보다 많이 빨라진건 사실이나

오늘은 금요일 주말을 보내려는 차량으로 독립문 지나

이름뿐인 서대문 그리고 광화문 세개의 문을 통과 하는데만도

꽤 걸린다.

종로 이가를 지나 겨우 도착한 남산1호터널에서는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황금빛으로 물들다 푸르스름 땅거미가 질무렵,

앤셜리는 빨강머리를 나풀거리며 제비꽃 골짜기와

자작나무 숲을 뛰어, 새소리 물소리 들리는 숲속에서

풀냄새 맡으며 키큰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다이애나가 터널 밖에서 기다린다 상상하면 견딜까

남산터널이 이처럼 길었던가, 숨막히게 생겼다.

불이라도 났다면 큰일날뻔 했던 시커먼 터널을 간신히 빠져 나와

파란 하늘과 진초록 가로수가 쌩쌩 버스와 나란히 지나는걸 보니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부옇게 불어난 한강물은 한남대교 밑으로 넘실거려

무섭기까지 하다.

하나둘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돌에 구멍을 낸다더니

한강물이 금방이라도 잡아 당길것 같이 세차다.

부드럽고 연약한것이 뻣뻣하고 딱딱한 것을 이길수 있으니

세상사 지금 잘 나간다고 나보다 못한 사람을 업신 여겼다간

그대로 되돌려 받을수 있음이 분명하다.

비와 햇빛 그리고 물과 불도 좋았다 싫었다하고

줏대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 맘이란게 살다보면

최고로 간사하고 치사스럽다는걸 깨닫는다.

돌하나쯤 던져도 품어주는 강물처럼 살고 싶은데

유장한 한강물은 언제 보아도 내마음을 위로한다.

 

 

 

 

 

 

 

 

삼십도가 넘는 칠월의 공기를 마시며 후끈거리는 머리속을

조금이라도 진정 시키려 물수건을 깔아 밀집모자를 눌러쓰고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길거리 화단에 앉은 그녀 둘과 만나 일주만에 안부를 묻고

복잡한 강남골목을 뒤져 와타미라는 음식점을 찾아내

또 한여인을 만나 우리는 이랏샤이마세 일본말로 맞이하는 일식집에서

사시미 몇점과 튀김 샐러드 소바로 저녁을 먹으면서 수다 좀 떨다 보니

시간가는줄 모르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인사 받고 나왔다.

젊은이와 호객행위 하는 아줌마들이 득실거리는 강남거리를 빠져나와

우면산 초입에 이르니 시간은 벌써 여덟시를 넘어가고 있다.

 

 

 

 

 

 

 

어둑어둑해진 산길에 들어서니 숲속의 공기는 시원하고

한시간전 시끌벅적한 강남거리는 침묵 속으로 빠진듯 조용하다.

물난리로 인명을 앗아갔던 산이 바로 이산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장마로 불어난 물줄기는 석재료로 만들어진 배수로를 따라 흘러

흡사 산을 여러 토막낸것 처럼 보였다.

 

 

 

 

 

 

우면산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닮았다하여 이름지어진 산으로

293m로 낮은 산이다.

서초구와 과천시 경계에 있어 높지 않고 험하지 않아

누구라도 오를수 있어 사랑 받아온 산이다.

실제 옆 동네 아파트와는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찻길을 건너지 않고

곧 바로 산으로 통하여 정원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가만 나두어도 들락거리는 사람으로 산의 피로가 충분한데

나 편하자고 여기저기 파헤친 난개발은 엄청난 폭우와 함께

대형 산사태를 이르키고 말았다.

토사가 길거리와 주택가로 쏟아져 급기야 16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고는

2011년 7월27일 딱 이년전 오늘이다.

일반적인 산사태는 산허리부터 나는게 보통인데 우면산 산사태는

정상부터 토사가 흘러 내려 인간의 오만이 자연을 거스려 일어난 사고를

인재인지 천재인지 전문가도 헷갈린다며 아직까지 법정 공방을

따지고 있다하니 애꿎은 피해 입은 주민들만 안됐다.

 

 

 

 

등산객 몇사람과 이따금 팔랑거리는 나뭇잎 그림자와

산모기만 왔다갔다 할뿐 우면산은

정상에 서울을 지키는 군부대와 둘레길을 알리는 조명등도

조용한 금요일밤이다.

우면산에는 아직 남아있는 지뢰가 있어

특히, 비온뒤 산행엔 신경써야 된다.

정상에는 공군 부대가 있어 우회로 올라서 소망탑까지 밟아야

변화무쌍한 서울 시내 한강 남산 그리고 북한산까지

한눈에 바라 볼수가 있단다.

서울 구경시켜 준다고 귀잡아 목빠지게 들어올릴 필요 없이

우면산 소망탑 가면 서울 구경 실컨 할수있다.

맛보기만 하여 서운한 우면산에 아카시아 향기나고 

선선한 바람 부는날,다시 와보고 싶은 산을 뒤로 하고

내려왔다.

서울 둘레길(157km)의 8개 코스중 하나인 대모,우면산 코스는

18,1km로 목책을 둘러 멋지게 꾸며진것만 보았다.

 

내가 곧 부처요 부처가 나라고 가르침을 주는 대성사를 지나

예술의 전당으로 내려왔다.

대성사는 백제때 세워진 오래된 절로 15대 침류왕 원년(384)

백제에 불교를 전해준 동진의 마란난타가

백제를 오는동안 음식과 물이 맞지 않아 걸린 수토병을

이곳에서 나온물로 마시고 고쳤다고 이곳에 대성초당을 세우고

후에 대성사로 되었다고 전해진다.

신라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원효와 무학등 고승이 이곳에 머물렀고

삼일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중 백용성스님이 이곳에서 민족운동을

전개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 유형 문화재 92호인 목불화상이 후대 금칠되어

대웅전에 모셔져 있다.

옛부터 물이 좋고 많았던 산인가 보다.

물난리로 대성사가 떠내려가 부처가 둥둥 떠다닐뻔 했다니

자나께나 불조심도 좋지만 물조심도 해야겠다.

 

 

 

 

 

 

예당이라해서 처음에는 빵집인가 예배당인가 헷갈렸더니

예술의 전당을 줄여서 부른단다.

빠르게 변하고 품격있는 서울 사람 될라면

그런 짧게 변하는 신세대 말쯤은 알아주고

사용해야하는 센스를 키워줘야 되는데

서울입성 삼십년을 훌쩍 뛰어 넘어 사십년이 가까워져 가도

아직이니 칠정오욕 다스리기 보다 어려운일이다.

예당의 마당으로 나와 저녁후 꽃분홍 고무신을 신고

세련된 발걸음으로 외출한 그녀와 합류 했다.

 

 

 

 

 

 

 

 

 

못다한 수다는 밤새도록 하고 싶지만 음악에 맞추어

물을 뿜어대는 물춤을 구경하다가

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 하루는 이렇게 지나가는데

내일 또 해가 뜨는걸 보려고

짧은 여름밤에 긴잠을 자러 귀가를 서둘렀다.

 

 

 

 

 

 

 

 

 

 

 

 

 

분수 쇼

 

별빛이 사위어 가는 밤

한줄기 달빛이 희미하게 흘러내려

숨가쁘게 재촉한 삶의 포말이여,

 

위로 아래로 헤엄치고

둥글게 뾰족하게 파도를 넘는

무지개 꿈이여,

  

사랑샘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물결따라 눈과 귀를 여는

찬란한 보석이여,

 

그대는 외로운 벗 이여라.

 

2013년 7월27일 토요일 씀

글-이정

사진-손진

참고-다음 우면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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