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6. 21:46ㆍ둘레길
재경 130회 웰빙걷기 후기(월드컵 공원)
일시-2013년10월16일 수요일 오후
장소-월드컵 공원
일정-마포 농수산시장(15:00)-하늘 공원-노을 공원-한강 난지 캠핑장
-평화의공원-마포 농수산 시장(19:30)에서 귀가
참가자-손진,이윤정,제성숙,한인숙
가을이 미쳤다.
단풍 구경 아직 한번도 안했는데 추워 겨울옷을 만지작 거려야 하다니,
자연은 절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는 말마따나
삼천리가 울굿 불굿 물들일 가을이
눈앞에 펼쳐질 장관을 볼수 있을거라 애써 위로한다.
짭짤한 바닷 바람과 바다 내음 맡으며 나풀거리는 억새 구경 못해도
한강 바람 받으며 쓰레기 더미위에서 피어나는 은빛 억새 구경하러 나선
발걸음은 가벼웠다
억새도 보고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서리 내려 얼어 죽기전 더 화사한 국화꽃도 보고
아름다운 가을이 왜 이리도 짧은지 가는 가을 아쉽다고 투덜댄다고
시월이 두달로 늘어날것이 아니어서
매일 매일 몸으로 맘으로 시월을 살고 있다.
오늘 나선 월드컵 공원은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 하늘공원, 노을 공원, 난지 한강공원
다섯개의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난지도에는 원래 난초와 지치와 잔디가 가득한 아름다운 섬이었다 한다.
1978년 난지도는 서울시민이 버린 쓰레기를 묻는 장소로
1993년까지 15년간 사용하다가 거대한 쓰레기산 두개를 만들어 내고
매립지 역활을 다했다.
김포 공황에 입국한 외국인들이 쓰레기 냄새를 맡으며 서울로 들어와
서울에는 쓰레기,악취, 파리가 많다며 삼다도라 불리워졌다.
온갖 쓰레기로 더럽고 냄새나던 동네가 지금은 월드컵 경기장이 생기고
열병합 발전소에서 메탄가스를 태워 만든 원료로 냉난방 애너지를 사용해
다른 지역보다 냉난방비가 저렴한 편이다.
무엇보다 하늘과 노을 공원 언덕위에서 바라보는 한강물이 장관이다.
너울거리는 한강물위에 춤추는 햇빛과 석양은 전문 찍사들의
솜씨 자랑 장소이기도 한다.
강남에서 버스타고 오는 친구들 시간에 맞추어 불광천변을 걸어
일행과 만나 오늘 일정을 시작했다.
다리심이 시원찮은 늙은이나 아이들은 맹꽁이 열차를 이용하면
공원위까지 데려다 주나 우리의 자가용 두다리를 이용하면
맹꽁이 전기열차보다 빨리 도착할수 있다.
봄이 되면 실제 시끄럽게 우는 개구리보다 큰 맹꽁이가
월드컵 공원안에서 산단다.
갈대
야휴~억새 구경 실컨 했다.
그중 갈대도 몇몇 구루 무더기로 있었다.
이름만 들으면 억새는 웬지 억세고 뻣뻣할거 같고
갈대가 살랑거리며 이쁠거 같지만 그건 착각이다.
갈대는 진한 갈색으로 습지나 강가에 많이 자라고 줄기에서 어굿나기로
피어난다.
언뜻 보기에 수수같이 보이는게 갈대이다.
억새는 산과 들에서 흔히 만나는 연한 황갈빛과 은빛으로
꽃 처럼 활짝 피어나 더 이쁘다.
그러고 보니 여자는 갈대라는 말보다 여자란 억새가 정답이다.
하늘공원은 월드컵 경기장 서쪽편에 위치하고 5만8000평의 넓은 곳에
억새를 심어 가을을 물씬 느낄수 있다
하늘공원의 억새 축제는 10월18일부터 10월27일 까지이다.
축제 기간동안에 개장은 오후 10시까지 한다.
억새밭과 코스모스밭을 지나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바구니를 벗어나 노을 공원에 오르니 한적한 산책길이 오히려
운동하기에는 적합하다.
무슨무슨 축제네 하고 이름 알리면 금방 명소되어 여기저기서 모여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게 우리의 모습이다.
마포 자원회수시설을 지나 언덕길로 올라서면 노을 공원이 나온다.
이글거리는 여름 태양을 피해 부드러운 가을 태양을 찾아 쓸쓸함을
즐기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하늘공원보다 노을 공원이
자연의 신비함을 체험할수 있다.
노을 공원은 원래 퍼블릭 골프장으로 운영하려고 잔디밭을 조성했는데
전직 서울시장과 고위 공무원들이 이곳에서 골프를 치는 바람에
시민들 여론이 좋지 않아 잔디공원 조각공원 체험 공간과 산책로 캠핑장을
만들어 2008년부터 시민들의 휴식처로 개방하고 있다.
산책로가 바로옆인 파크 골프장에서는 어른 4000원에
장비 대여료 1000원만 내면 골프를 재미로 즐길수도 있다.
팥배나무 열매가 드글드글 열리고
솜사탕처럼 부풀어 오른 이름모를 꽃나무와
계란같은 화초 가지며 가을인지 봄인지 저도 헷갈리는 개나리꽃
그리고 강아지풀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크고 꽃대가 빳빳한
수크렁꽃도 있다.
강아지풀은 강아지 꼬리처럼 구부러지고 일년생 잡초인데 비해
수크렁꽃은 주로 관상용으로 다년생이고 작고 보드라운 강아지풀처럼
정감은 없다
인생여정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올해의 가을날
머리위로 맴맴 도는 고추잠자리까지
보는 눈 호사가 장난 아니다.
잔디밭에 만들어 놓은 원두막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나니
갑자기 추워진다.
서울의 석양이 아름다운 노을공원 이층 카페에 앉아
커피와 과자로 군것질 까지 하니 배가 불러 만사가 귀찮다.
이대로 날라가 집에 가서 자고 싶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운동하는
체력 강한 여인네들 속에서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
가을 낮은 짧기만 하여 가양대교와 올림픽 대교를 지나는
차량들의 불빛이 점점 환해진다.
노을 공원은 밤 8시면 폐장한다.
너무 한가하면 화가 미치고 많이 움직이면 복이 온다 했으니
또 부지런을 떨어 난지 한강변으로 내려가서
이미 어둠이 깔리고 둥글게 차오르는 달빛을 받으며 한참을 걸었다.
다시 구름다리로 강변북로를 건너 평화의 공원으로 들어서
마포 농수산으로 원점 회귀했다.
다섯개의 공원에서 난지천 한개만을 뺀 네개의 공원을
밟은 셈이다.
어제 내린 비로 바람불어 추울세라
온몸으로 흔들어 축제의 춤을 추워댄 갸날픈 억새
그대는 진정 가을의 꽃이다.
2013년10월17일 목요일 씀
글-이 정
사진-손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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