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공원
2013. 11. 16. 22:58ㆍ나의시
칠월의 공원
1
어제 내린 장마비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불볕 더위로 기승인데
공원을 수놓은 온갖 꽃들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푸른 녹음으로 변해가고 있다.
쓰레기 더미위에 피어난 꽃과 푸른 억새풀이 수줍음과
설렘으로 한줄기 바람에도 흔들려 살갗에 부딪칠때
오늘도 나는 마음속 찌꺼기를 부서 뜨리며 길을 걸어간다.
2
자연을 모르는 것이 세상물정 모르는것보다 더 무섭다는걸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계절이 바뀔때 마다 느끼며
안도와 두려움이 있다.
아옹다옹 하나더 가지고자 한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인걸
무덤에 가는날까지 흐느껴 다치지 않게 잔인한 말 삼가며
오늘도 나는 작은 수고와 지혜가 있는 길을 걸어간다.
3
무엇이 무섭고 무엇이 두려우냐,
가본길은 편안하고 안 가본길은 기대로 걸으면 될걸
꽃무더기를 만나기도 파랑새도 만난다.
강물처럼 흘러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인생길을 풍찬노숙하여
반생치 될지언정 처연하게 떨어져 버리는 석양처럼 헛된꿈 버리고
오늘도 나는 신록예찬 하며 길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