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6. 08:57ㆍ백두대간
일시-2017년 8월15일 화요일 비
장소-백두대간 백학산 구간 북진
코스-큰재(320m)-회룡재-개터재-윗왕실-백학산(615m)-개머리재-지기재(260m)
19km를 6시간20분 걸림
인천공항에서 핀란드를 경유하여 헝가리 스위스 프랑스 다시
스위스 헝가리 핀란드를 거쳐 우리땅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남한땅은 건재했다
새로운 리더로 바뀐 정부는 벌써 백일을 맞이한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갈등중이고
사드배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 핵도발과
북한 김정은과 미국 트럼프의 막말 파문으로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일본등 세계가 긴장의 연속이다
주변국 모두 놓칠수 없는 외교전략이 필요한 현실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 한반도 전쟁을 걱정하고 우리는 천하태평이다
입추가 가고 말복이 지나자 폭염경보도 조용히 사라졌다
대간 출정날이 돌아오는데 또 비가 내린다
지난달 18일에 이어 거의 한달만에 대간길을 걸으려니
다시 걱정병과 초조병이 도져 깊은잠을 못잤다
상주시 공성면과 모동면을 잇는 고갯마루인 큰재에 도착하여
대간일정이 시작된다
상주시 산림조합에서 설치한 표시판이 아주 크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가랑비가 내리어 주변은 어둑하고 축축한 공기가 시원하게
스며든다
생태 숲 콘도옆길을 지나 대간길 숲으로 들어서면
완만한 오르막으로 꾸준히 오르게 된다
대간중에서도 특별나게 어려운 길은 아니여서 쉬지않고
걷기에만 집중하면 좋은 구간이다
뜨겁고 무더운 작년 칠월에 지기재에서 큰재로 넘어오면서
목적지에 다달아서는 더위에 지치고 탈진하여
어질병 나고 머리가 빙빙돌아 식사도 못한채로 누워 있었던 기억이 난다
대간길에서는 쉽다고 우습게 보았다가는 큰코 다치는게 수가 있다
빗속의 잡초더미 사이 옛고개인 회룡재에 도착하고
차량통행이 가능한 개터재를 지나 윗왕실을 지난다
동물 이동통로 다리 난간에 선답자들의 띠지가 나풀거리고
무궁화 꽃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다시 무성한 숲으로 들어간다
비가 다소 잠잠해졌다
여름 한가운데에 있는 숲은 꾸룩꾸룩 꾸루룩 물먹은 소리로
새가 새를 부르고 나뭇가지와 풀잎들은 한소끔씩 기지개를 켜는지
수런스런 소리들이 들린다
작년에도 기울어진 마루금을 걸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우측으로 깊은 절벽을 이루는 대간 마루금이다
477봉을 지나고 삼십여분을 더 오르면 드디어 최고봉인 백학산이다
작달만한 정상석이 이뻤다
산야가 구름안개에 묻히고 비가 내려 조망을 감상 할수가 없다
다시 한시간여를 선답자들의 띠지를 따라 걷는다
을씨년스런 산에 비가 점점 거세졌다
대간길 바닥은 골이 패이고 빗물이 계곡물 처럼 흘러내린다
어느새 비에 젖은 나무처럼 나도 머리와 온몸이 빗물로 적셔지고 만다
여름날 비는 땀을 씻게 해줘 오히려 고마운 일이다
빗속에 숲 냄새가 진하게 전해왔다
숲에서 내려서면 대포리 400m 지기재 2.8km 한시간이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잘못된 표지판은 차라리 떼어버리는게 나을성 싶다
지기재까지는 두배가 더 걸리니 다 왔다고 좋아 했다가는
기운만 빠진다
임도를 건너고 좌측 숲으로 들어선 대간길은 농로길과 잡풀더미를 헤치고 걸어
개머리재에 다달았다
개머리재에는 고사리와 인삼밭도 있고 포도와 복숭아밭이 많았다
개머리재에서 90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지기개까지도 갈림길을 조심하지 않으면
알바하기 싶상이다
희뿌연 안개와 비때문에 시야가 흐려진다
유난히 흰색 버섯이 눈에 띄었다
하얀색 물감으로 칠한듯 티끌하나 없는 흰색이다
비오는 숲에 노랗고 빨갛고 때론 검은 온갖 버섯들이 쑥쑥 올라온다
어느지역은 작은 버섯꽃들이 군락으로 피어 있는듯하다
내 눈에는 모두 독버섯으로 보이는데 산우는 영지버섯이라고
여러개를 따서 배낭에 넣는다
걷기만을 집중해도 버거운 나는 애초에 버섯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몸에 좋다고 잘못 먹었다간 도리여 큰해를 당할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혹시 산삼이라면 나도 한번 뽑아볼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산에서 맑은 공기 마시고 걸어 건강 얻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더 이상 욕심은 금물이다
비가와서 그런지 유난히 굽이치게 돌아온 느낌이 드는
십구킬로의 비오는 대간길을 걸어 날머리인 지기재에 도착했다
달큼하게 익어가는 포도와 복숭아 향기가 나는 지기재에는
일부러 그러진 않했겠지만 표지석은 공중 화장실 바로앞에 서 있었다
조금이라도 시원할까 반바지를 입었더니 벌레한테 서너 군데 물리고
종아리가 흙탕물로 범벅되어 닦아 내려니 일만 커졌다
귀경 버스 출발 시각까지 한시간 넘게 기다렸다
산행후 늦은 몇십분의 시간으로 산객들을 태우고 귀경해야할 버스가 저 혼자 달려가다
돌아와 태웠다는 산악회의 웃지 못할 웃기는 일로 서로 티격태격 한탓이라 그런지
선두 후미 모두 정신없이 달렸나 나도 작년보다 삼십분 단축이다
집보다 시원한 극장에서
조선인들이 끌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하기까지의 역경을 담은 영화 '군함도'와
오월 광주 민주화을 소재로 위르겐 힌츠페터의 회고록인 영화'택시 운전사'를 봤다
광복후 72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늘길로 돌아오는 핀에어 모니터 지도에 동해가 시 오프 제팬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독도도 자기네 땅 동해도 자기네 바다라고 우기는 일본은
과거 지옥섬이었던 군함도를 강제 징용된 역사적 사실을 지운채 근대화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켜 관광지로만 홍보하고 있다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이제 반핵의 상징도시로 탈바꿈했다
올해도 아베는 피폭국임을 내세우면서도 역사를 지우려는 이중적인 전범국으로서
과거사 반성은 없었다
전범국가 일본인들에게 영화 '군함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광주 민주화 운동후 37년의 세월이 흘렀다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를 취재하여 5.18을 세계 최초로 보도했다
'택시 운전사'를 촬영하면서 세번 울었다는 장훈 감독의
"어떻게 위험한 현장을 취재할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위르겐 힌츠 페터는"기자니까 가야지"라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소시민인 택시 운전사 송강호의 감정연기에 감동 받는것은
내가 소시민이기 때문이다
계엄군과 군부세력이 저질렀던 당시 광주의 만행을 잊어서는 아니되며
일본놈도 아니고 우리끼리 이제는 종북몰이는 없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인 시대에 나라 다운 나라가 되려면
능력에 맞는 자리에서 성실한 자기역활이 답이다
산객
요즘도 떠나시나요
산객이 어이하여
비를 탓하나요
흐르고 흐르는 계곡이 있고
높고 높은 산이 있는데
산객이 어이하여
바람을 탓하나요
꽃을 심고 꽃을 피워
꿈을 꾸는 청산이 있는데
산객이 어이하여
가난을 탓하나요
꽃 지는 그늘에서 풍찬노숙 한들
청풍명월이 반기는데
까닭없이 외롭고 쓸쓸하면
산과 물이 있는 그곳에서
하나 둘 사라진
옛 시인 생각하며
눈물 가득 채운 눈동자로
마음 적시고 오세요
태양을 등지고
요즘도 떠나시나요
언젠가는
태양을 안고 오시겠네요
2017년 8월19일
글,사진-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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