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0. 11:16ㆍ백두대간
일시-2017년 9월19일 화요일 흐림
장소-백두대간 속리산 문장대구간 북진
코스-피앗재 산장-피앗재-639봉-667봉-703봉-천왕봉-신선대(1026m)-문장대(1054m)-화북오송탐방지원센터
백두대간길 9.3km+접속구간길 5km=14.3km를 6시간50분 걸림
아침저녁은 가을이고 한낮은 여름이다
들녘은 가을이 익어가는 중이라 부산스럽고
산은 짙은 초록으로 억센 산줄기를 토해내고 있다
산새처럼 빠르게 날아가는 가을 문턱에서 다시 백두대간 길위에 섰다
비소식이 있었는지 하늘은 흐리고 공기는 끕끕하다
가끔씩 바람이 불어 끈적이게 달라붙던 머리카락이 허공으로 날린다
풀도 나무도 자라다 지친 하루쯤은 이런 시원한 바람을 원할것이다
피앗재 산장가는길이 보름전에 귀가중에 나왔던 길이건만
고불고불 길은 좁고 밭두렁으로 빠질세라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안전벨트를 피앗재 산장인 들머리에 도착할때까지
풀지 않았다
졸졸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감나무에 푸른 감이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벌써 산중은 계절이 변했다
대간길이 이어지는 피앗재까지는 계속 완만하게 오른다
흐린 하늘은 뭐라도 뿌려질 기세다
피앗재에 올라서 이제 대간길 걷기가 시작이건만 등짝에는 땀이 고여
벌써부터 몸이 뜨끈뜨끈 데워지고 있다
땀을 식히고 숨한번 고르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금 내렸다 많이 오르는 639봉 667봉 703봉의 봉우리를 찍으며
올라가는 오킬로 넘는길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낙여송아래 산죽길이 싱그럽고 무성한 풀냄새가 가득찬길을
네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오른 천왕봉에 세시간밖에 안 걸렸다
너무 이른 시각에 산행이 끝이날거 같다
천왕봉 정상은 해발고도 1058m이다
한남금북정맥의 분기점인 천왕봉 정상석은 바위위에 작고 앙증스럽다
정상을 내려서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으며 잠깐의 휴식으로
얼굴과 등짝에 고인 땀을 식히고 다시 걷는다
냉장고 바지에서 등산바지로 갈아입고 나왔더니 더 덥나
몸에서 더운 열기를 뿜어댄다
속리산 구간으로 들어서면서 하나둘 나오는 바위때문에
체력소모가 더하다
갈수록 바위가 더 나올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등과 머리에 얼음 수건을 끼고 두르고
천왕석문과 고릴라 바위를 지났다
두번째 만나는 곳이라고 반가웠다
비오고 하늘이 컴컴한날 석문을 통과 했었는데 지나간것은
모두 그리운 추억이 되었다
그때도 비에 젖어 청승을 떨면서 온힘을 다해 걸었었다
비로봉은 대간길에서 비껴있어 지나치고 신선대 휴계소에 다달았다
화요일에는 휴계소의 영업은 안하는지
전번에 이어 휴계소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신선대에서 가파른 계단으로 내렸다가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임경업 장군이 들어서 세웠다는 입석대가 보이고 멀리 지나온
천왕봉이 연무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이어 해발고도 1054m의 문장대다
문장대는
큰 암봉이 하늘높이 치솟아 구름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운장대라 하였으나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할때 꿈속에서 들은대로 영봉에 올라서니
오륜삼강이 명시한 책 한권이 있어 세조는 그자리에서 하루종일 책을 읽었다 하여
문장대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문장대에는 사방이 뿌연 안개와 구름으로 막혀 있었다
바위틈에 가을이 만개했다
작년에도 구름바다만 보고 내려왔었는데 문장대는 또 다시 바람만 쏴하게 불어댄다
화북오송탐방 지원센터로 내려오는 도중 오송폭포에 들렀다
부서지는 물살이 푸르게 가라앉은 계곡에 발만 담구어도 고였던 땀은 금세 식었다
시원한 물줄기가 오늘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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