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8. 11:07ㆍ백두대간
일시-2017년 10월17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청화산 조항산 구간
코스-늘재(380m)-정국기원단비-청화산(984m)-시루봉 삼거리-갓바위재-조항산(951.2m)-737봉-고모치
-889봉 마귀할멈통시바위,둔덕산 갈림길-854봉-849봉-집채바위-밀재(680m)-월영대-용추폭포
-대야산 용추계곡주차장
백두대간11.1km+접속구간 5.1km=16.2km를 7시간 30분 걸림
우리땅 우리 백두대간길 걷는일이 정기적으로 다가오니
그것 또한 기쁨이다
아직까지는 건강하다는 증거이고 나의 몸상태를 체크하는 계기도 된다
어디 한군데라도 고장 나서 병치례를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들머리까지 이동하는것과 날머리에서 귀경하는 시간이 많이 걸려
피로를 보태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차멀리로 고생하던것은
이제는 없어졌다
버스도 이것저것 여러번 타서 이골이 나야 하나보다
삼십년 세월을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 살았으니 이만하면 그래도 감사하다
낮의 길이가 많이 짧아져 이제는 졸고 있는 달과 별을 바라보고
집을 나서야 한다
여명이 트기전 아파트 현관문을 나오자 어제의 공기와 오늘의 공기가
다르다
여태 여름인줄 알고 단풍다운 단풍구경도 못해보고 겨울이 돌아온건지
어깨가 저절로 움추려든다
양재역에서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는 산우들 옷차림도 벌써
겨울 차비로 변했다
버스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햇살이 눈이 부셔도 뜨겁지가 않다
들판은 일주일전 들판이 아니었다
하루가 다르게 황금빛으로 변해가고 들꽃과 들풀은 물기가 말라가고 있었다
어젯밤 일곱시간이나 푹 잔탓에 버스속에서도 내머리는 벌써
숲에 들어 산길을 걷고 있었다
중간에 휴계소에 한번도 들르지 않아 들머리에 이십여분이나 이른시각인
아홉시 삼십분에 도착했다
한강과 낙동강 분수령 안내판이 있는 해발고도 380m 늘재에서 내렸다
늘재는 당당한 백두대간 표석이 서 있다
아침 이슬 맞아 아직 눅눅한 풀들사이에 길손들의 안녕을 비는 성황당이 있다
대간길은 성황당 유래비 좌측으로 이어져 있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시작하여 이십여분 지나 정국기원단비가 나온다
이어 청화산까지는 계속 고도를 높여야 한다
웅장한 바위가 압도하는 속리산이 남성미를 나타낸다면 청화산은
흙으로 된 봉우리에 간간히 밝고 깨끗한 돌이 박혀 여성미를 간직한 산이다
청화산 정상석을 만나려면 고도를 한시간이상 육백미터를 올린다
오전 기온이 선선하여 오르막에서도 땀은 덜났다
매번 산행날씨가 이정도만 되어준다면 살맛날거 같다
몇번의 쉼이 있었지만 청화산 정상석은 쉽게 밟았다
오늘의 최고봉인 해발고도 984m의 정상석 주변은 좁은 바위로 되어있다
작년에는 비속에 청화산에서 인증사진 한장 남기기도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이 가을하늘 맞다
솔향기를 싣고 부는 바람은 백두여정길에 흘린 땀을 식힌다
이맛에 죽을똥을 싸며 헐떡거리고도 정상을 밟는가보다
정상석을 내려와 시루봉 삼거리에서 특별히 알바를 조심하여
좌측으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암릉구간과 흙길을 번가라 오르내려 갓바위재에 도달한다
다시 암릉구간을 지난다
의상골의 의상저수지 푸른물이 파란 하늘과 물들어 가는 산능선과
아름다운 풍경이다
다음주에 가야할 대야산과 지나온 산마루금이 넘실거린다
산위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사진에 담아도 더 멋지고
가슴도 뻥 뚫렸다
아름다운 우리의 산세는 겉으로만 봐서는 부드러운 여성의 가슴과 엉덩이를 닮았으나
안으로 들어서면 곧곧이 기암괴석으로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이어 조항산이다
해발고도 951m의 조항산 정상석도 앙증맞기 짝이 없다
이렇게 이쁜 돌멩이로 정상석을 만들면 더 정감이 간다
천재지변이 일어 홍수때 물이 떠 있는 정상부가 새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조항산이라고 불린다지만 워낙 높은 지역이라
여기까지 물이 차오르기는 어렵게 보인다
고모치로 내려섰다
고모령의 10m 아래지점에는 석간수인 고모샘이 있어 식수를 채워가도 된다
단풍색이 곱게 물든 길을 지났다
889봉의 둔덕산 갈림길인 마귀할멈 통시바위를 지나고 845봉과 849봉을 지나고
집채바위를 지나 밀재에 도달하여 백두대간은 끝이나고
이제는 5.1km의 접속길로 월영대에서 용추폭포로 내려가면 된다
산객들이 쉬어가는 월영대에 물이 맑았다
흔히들 우리 인생을 여행과 길에 비유한다
순례길을 떠나듯 하나의 인생이 마무리 될때까지의 여정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사는동안 서로 만나 사랑하고 미워하고 화해하고 이별하고
세월은 짧지만 스물네시간 하루는 긴시간이다
짧은 가을날씨를 탁할게 아니라 오늘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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