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21차 대야산 구간

2017. 10. 25. 17:36백두대간

 

일시-2017년 10월24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대야산 구간 남진

코스-버리미기재(482m)-곰넘이봉-미륵바위-불란치재-촛대봉-촛대재-암릉지대-대야산(930.7m)

      -중대봉 갈림길-로프-송이바위-대문바위-암릉-밀재-월영대-용추폭포-주차장

      백두대간 5.4km+접속거리 4.5km=9.9km를 5시간 걸림

 

버리기미재도 상당히 버스가 오른다

해발고도 482m의 버리미기재에서 931m의 대야산까지는 출입금지구간이다

그만큼 바위와 암벽이 기다리고 있는 위험한 구간이다

지킴터에는 지킴이가 없었다

들머리에서 내린 일행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열쇠가 달린 철문이 굳게 닫힌줄만 알고

철조망으로 담을 쳐 놓은 바닥으로 밀고 나왔다

조금 있다 철문은 스르르 열리고 일행들은 문을 통과한다

알고보니 열쇠통만 걸려있고 잠겨 있지 않은 상태였다

암반길 로프구간이 많이 나오는터라 스틱은 아예 버스에 두고 내렸다

가을이 무르익어 공기는 시원하고 오히려 서늘한 감이 들었다

산골짝에 기대사는 마을주민들이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들었으면

보리나 지어먹던 궁핍한 마을이라는 뜻에서 이름지어졌다니

화전민들의 궁핍한 삶의 애환이 서려오는거 같다

산길은 돌멩이 섞인 마른흙과 암반으로 되어 있어 척박했다

암반 로프를 잡고 오르내리고 입석바위를 지난다

한시간여를 올라 해발고도 733m의 곰넘이봉에 오른다

곰이 넘었다는 곰넘이봉은 이제 대간꾼들이 넘나드는 봉우리가 되었다

바닥은 마른잎들이 쌓이고 나무에는 가을 단풍잎들이 붉게 물들어

완연한 가을정취가 살아났다

이어 대간길은 우마차가 다녔다는 불란치재로 이백여미터의 고도를 낮추어 내려선다

불란치재에서 용추리 방향으로 알바를 하지 않도록 대간길은 우측으로 틀어야 한다

촛대봉과 촛대재를 지나고 마의 직벽이 기다린다

세번의 로프구간으로 경사가 거의 구십도를 육박하는 바위를 올라서야

비로소 대야산을 오를수 있다

작년에 어떻게 올랐는지 생각만해도 끔찍 했었다

앞사람이 올라서기를 바라며 뒷줄에서 바라보는것이 더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뒤에서 앞에서 쫒아오는 사람없이 한가하게 올라가기로 하고

좀 빠르게 행동했던게 오히려 마음의 안정이 되었다

뒤에서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한들 온전히 내가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두팔과 두발로 밧줄에만 온몸을 의지한채 백미터 직벽은 세번의 나뉨으로 이어진다

숨고르기 한번하고 오르고 다시 숨고르기 한번하고 오르고

무사히 올라 숨을 헐떡거렸다

방심했다가는 죽을수도 있는 곳이라 온몸이 간장한 상태로 아찔한 바위를 빠져나와

대야산 정상에 섰다

두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는 어질거렸다

정상석을 비껴 처음으로 엉덩이를 바위에 붙이고 앉아 점심과 휴식을 취했다

용추계곡쪽에서 올라온 산객들 한무더기가 벌써 자리를 잡고

정상주와 함께 시끌법적 야단이다

내려갈일도 험한산길이 있는데 하산주면 모를까 정상주는 위험하다

대야산 정상은 해발고도 930.7m의 높은산이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죽을만치 힘들었던걸 보상이라도 하듯

대야산 정상을 빙둘러 아름다운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에 결쳐있는 대야산은

경북쪽에는 선유동계곡과 용추계곡 충북쪽에는 화양구곡이 있다

코끼리 바위와 거북바위 전망대에서 바위절경을 감상하고 사진찍고

오랜만에 여유를 부려봤다

이어 날머리인 밀재로 내려와 눈으로 보이는 천지사방이 가을 단풍으로 숨이 막히게

아름다운길을 걸었다

길은 지난주와 같은길이면서 전혀 다른길이었다

한주만에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뛴 느낌이다

월영대를 지나고 화강암반을 뚫고 하트형으로 패인 용추폭포의 소까지

5킬로를 단숨에 내려오기는 아까운 길이었다

십킬로의 산행길이여서 다른날보다 짧기도 짧았지만

자신의 색깔로 이별을 준비하는 가을의 나무들 속에 있다보니

오전에 바위벽에 달라붙어 시름하고 다리가 후들거렸던것은 사라지고

찬란한 햇빛 한줌과 벌써 떨어져 버린 이파리 하나도

찬란하기만 하다

돌산에서 자란 풀과 나무는 왠만한 바람 불어도 떨지 않는다는데

나는 언제쯤이나 흔들리지 않고 가을처럼 가득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