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24차 저수령구간 북진

2017. 11. 22. 10:12백두대간

 

일시-2017년 11월21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저수령 구간 북진

코스-저수령(850m)-촛대봉(1080m)-투구봉-시루봉(1110m)-배재-유두봉-싸리재-흙목-송전탑(뱀재)

      -솔(1013m)봉-모시골재-1011봉-1027봉-묘적령(1015m)-고향치

     백두대간 12.5km+2.5km=14.9km를 5시간 10분 걸림

 

버스에서 눈감고 시들거리는 통에 잠깐 내렸다는 눈구경을 놓치고

충북 단양군 대강면 올산리와 경북 예천군 상리면 용두리의 경계지점인

저수령 휴계소에 다달았다

저수령 고개는 해발 850m의 높은 고개이다

경사가 급하여 지나다니는 길손들의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는 저수령에는

이제 포장도로로 차들이 쌩쌩 달린다

서로 자기네가 잘났다고 경쟁이라도 하는듯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에서 세운

커다랗고 화려한 표지석이 두개나 되고 큼지막한 관광 안내판이 걸려있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하늘이 청명했다

공기는 서늘해도 바람도 잠잠하여 산행하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소백산 비로봉 구간 밑으로 내려와서 오늘은 저수령에서 부터 묘적령까지 이어간다

서너달을 이어나갈 분량의 거리를 빼놓아서 대간지도 거리상으로는 반이 넘는 구간을 걷는것이다

저수령에서 0.9km 떨어진 촛대봉까지는 200m의 고도를 올려야한다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써늘하던 공기가 뜨듯해질때까지 숨이 차도록 올라와 촛대봉에 섰다

이정목에는 저수령까지 0.8km라고 적혀 있었다

실거리와 지도상 거리 표시가 다르듯 산악회 안내지와 표지목에 새겨진 거리는

항상 조금씩 차이가 난다

옷벗은 나무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더욱 파랗게 올라간다

부드러운 마루금은 단양과 예천을 가르고 산세는 꿈을 꾸듯 실금으로 이어졌다

투구봉을 지나 시루봉에 다달았다

해발고도 1110m의 높은 고지라 잠깐의 쉼에도 서늘한감이 금세 몸으로 들어온다

시루봉에서 에코인증을 하고 발길을 제촉했다

이어 잣나무숲을 지난다

발아래 떨어진 잣 솔방울이 일반 소나무 솔방울보다는 몇배가 컸다

잣은 재배농가도 많지 않을뿐더러 조그마한 잣알을 얻기 위해 엄청난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시중에서 파는 잣은 대부분 수입품이지만 어디서나 수확하는 어려움에 비하면

비싸다는 말은 하지말아야한다

시원하게 쭉쭉 뻗은 잣나무는 하늘을 가렸다

1084봉을 지나고 배재다

봉으로 올라갔다 재로 내려왔다 오르고 내림이 많은 것이 오늘 대간길의 특징이다

유두봉을 지나 다시 싸리재로 이어 흙목에서 송전탑이 있는 뱀재에 왔다

이제는 잠시만 쉬어도 춥기 때문에 점심도 양지바른 장소를 찾아서 앉아야 한다

 

 

하나둘 떨어진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발자국이 없어졌다

낙엽이 발목을 덮었다

낙엽들 사이로 전날밤 내린 흰눈이 히끗거린다

여름이 가고 가을인가 싶었더니 한달도 못되어 갑자기 겨울이 닥쳤다

산에서는 겨울이 빠르다

어떤날에는 아침은 가을이고 한낮은 여름 저녁 무렵에는 겨울을 경험할때도 있다

아니 철모르는 진달래와 개나리 한송이를 피워내는 봄도 있다

지난주에는 얼음물을 마셨는데 이번주는 따뜻한 물을 마시고 싶어진다

눈이나 비오고 칼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여름에도 저체온증되어  

산이 되는 수가 있으니 산속의 계절은 알다가도 모를때가 많다

세상과 소통하는 네트워크에 나를 연결 않고도 심박동 울리는날은

나뭇잎을 몽땅 떨구고 오히려 부드러운 마루금이 근육질로 드러나는

오늘같이 서늘한 날이다 

겨울빛이 내려앉는 산에서 오늘도 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솔봉과 모시골재 1011봉 1027봉을 거쳐 오늘 대간길을 마치는 묘적령에 도달했다

자구지맥의 분기점인 묘적령에서 오늘의 날머리인 고향치까지는 가파르게 내려선다

내려가다 보면 이 높은 곳에 무덤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후손들의 산행실력과 부지런함이 있어야 관리되는 무덤은 깨끗하게 잔디 손질이 되어 있었다

낙엽이 쌓인 길을 내려가는것이 만만치 않았다

고향치에는 옥녀봉 터널이 뚫려있고 이킬로 떨어진곳에 예전 곤충전시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