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31. 11:16ㆍ백두대간
일시-201년 1월30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대미산 구간 북진
코스-박마을-부리기재(879m)-대미산(1115m)-눈물샘 갈림길-문수봉 갈림길-981봉
-차갓재-작은차갓재-안생달 마을
백두대간 7.75km+접속구간 3.8km=11.55km를 5시간 걸림
박마을 이차선 도로에 일행들을 풀어놓은 버스는 쌩 날라갔다
산아래 작은 마을에도 겨울 추위가 닥쳐 사람하나 보이지 않고
쥐죽은듯이 고요하기만 하다
시작부터 장갑을 언덕아래 밭두렁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장갑 줍는다고 남들보다 몇분 간격으로 꼴찌가 되어서 일행들을 따라갔다
아침 햇살이 살포시 내리쬐는 마을길을 굽이굽이 돌아 산길로 따라 올라가자
본격젹인 산사면을 치고 오르는 길이 나온다
백두대간길이 이어지는 부리기재에까지는 2.5km를 계속 올라야 한다
지난주에 내려왔던 길이다
접속구간이 없이 백두대간만 쭉 이어나갈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오면 어쩔수없이 접속거리는 싫지만
보태서 걸어줘야 한다
지난주에 우측이 가파른 경사면이었다면 오늘은 좌측이 가파르다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몸을 스틱을 의지하여 오른다
일킬로이상 오르자 바닥이 낙엽과 얼음이 반반이라
아이젠을 찼다
기온이 많이 떨어진탓에 숨이 더 찼다
숨을 몰아쉬고 한참만에 해발고도 879m의 부리기재에 다달았다
예전부터 짐을 부리고 가던 짐꾼들이 쉬었다는 부리기재에는 눈이 많이 쌓여 발등을 덮어
쉴만한 곳은 없었다
앞서간 일행들의 발자국만 뒤쫓아 가야 하는 형국이다
다시 완만한 오르막이다
고도를 높이자 옷 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히끗거리는 산세가 드러나고
서쪽에서 제법 바람이 불어온다
북으로 전진하고 있으니 좌측이 서쪽이고 우측이 동쪽 맞다
산 능성이도 내가 서있는 곳에서도 좌측은 무릎까지 눈이 쌓여있고
햇볕드는 우측의 눈은 점점이 녹아 들다 다시 찬바람에 얼었다 하며
푸르스름한 하얀색을 띈다
이어 대미산이다
해발고도 1115m의 대미산은 먹으로 그린 아름다운 눈섭같은 산이라고 했다
또 다른 명명은 크게 아름답다하여 대미산이라고 한다
산속에서는 눈썹산인지 입술산이지 알수가 없지만
서쪽의 포암산으로 이어지는 1062봉가지의 능선이 눈썹같은 형세로 보인단다
충북 제천시와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며 문경지역의
모든산의 주맥이 되는 산이 대미산이다
높은 산의 아름다운 대미산에는 작은 화강암 정상석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튀어난 색감의 큰 대리석 정상석보다는 훨씬 정감이 간다
대미산 정상석을 벗어나 눈물샘 갈림길을 지나 1051봉 문수봉 갈림길에 섰다
문수봉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틀면 문수봉 방향이고 우측이 대간길이다
문수봉으로 가는 능선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를 가르며 걷는 길이다
선답자들의 띠지가 많은걸보니 이곳에서 알바 한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새목재까지는 한참동안 내리막이다
내려간다고 좋아할일이 아니란걸 대간길에서는 잘안다
내려간만큼 다시 오르막에서 죽을 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981봉을 지나고 923봉을 지난다
잠시잠깐 지체하여도 손이 시러운 겨울산행이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워 차분히 앉아 점심 먹는것이 어렵다
오분여간의 휴식에도 방풍옷을 껴입고 밥을 먹으면서
얼어죽게 생긴 날씨다
먹으면서 죽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장면이다
이런게 빨치산 훈련이지 빨치산 훈련이 따로 없다
빨치산인 남편을 찾아 지리산에 들어갔다가 빨치산이 된 정순덕
그녀는 지리산의 마지막 빨치산이었다
그녀와 동료 여자 두명은 일주일을 바위틈에서 굶주리며 엄동설한을 보냈다 한다
갑자기 그녀들이 생각났다
눈길이 된 산길을 걷고 걸으면 백두대간의 중간지점에 도달한다
백두대간의 총거리 734.65km중에 천왕봉까지 367.325km와 진부령 367.325km라고 적혀있다
이어 송전탑이 나오고 차갓재이다
또 다른 중간지점석이 나오고 진짜 백두대간은 절반을 지났다
이어 작은차갓재까지는0.5km 거리가 남았다
작은차갓재에는 철조망이 쳐있다
여태 걸어온길이 비탐방 구간을 걸어온셈이다
오늘 대간걷기의 끝인 작은 차갓재에서 대간은 마무리하고
1.3km 떨어진 안생달 마을로 내려왔다
오지인 안생달 마을에는 오미자 와인 동굴과 와인판매공장이 있다
동굴카페나 한번 구경하고 싶었지만 동굴문은 닫혀있고
한번씩 시음하고 살수 있는 콘테이너 와인 공장안의 인심이 팍팍하다
카드는 두병에 만이천원이고 현금은 만원이란다
아무리 싸다고 선전해도 소주맛이 나는 와인은 코와 혀끝이 먼저 안다
문경 시장에 들러 또 순대국이다
돼지냄새나는 순대국들을 왜이렇게들 좋아하는지 알수가 없다
올갱이 된장국을 먹었지만 산객들의 소주와 순대국 사랑을 가까이에서
지켜볼수밖에 없는 내가 이그룹에서는 이상한 종자로 여겨진다
다음주도 또 순대국집에서 뒤풀이를 한다고 한다
식당이 순대국만 있는거 같은 날이 연거푸 세번이다
그냥 날라서 혼자 귀경하고 싶은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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