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30차 황장산 구간

2018. 2. 7. 10:32백두대간

 

일시-2018년 1월6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황장산 구간 남진

코스-저수령(850m)-문복대-벌재-폐백이재-1004봉-985봉-황장재-감투봉-황장산(1077m)

      -묏동바위-작은차갓재-안생달 마을

    백두대간 12.8km+접속구간 1.3km=14.2km를 7시간10분걸림

 

 

영하 14도

입춘이 엊그제 지나 갔어도 기온은 올라갈줄 모른다

주말에 조금 올라갔던 기온은 다시 뚝 떨어졌다

여명이 트이기전 집을 나서는데 너무 껴입었나 추운줄도 모르고

새벽잠이 모자라 졸리기만 하다

황장산 오르면서 벌벌 기다 둥근 묏동바위 끌어안고 한발한발 내딪었던

무서운 기억이 나는 구간이다

버스가 저수령에 오르는길도 만만치 않다

무려 해발고도 850m를 올라 저수령 고개에 닿았다

573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고개는 예천군 상리면과 단양군 대강면을 가른다

험난한 산속 고개에서 외적들이 넘나들다 목이 잘리는통에 무서워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다는

고개는 지방 도로가 없다면 실제 높은 오솔길이었을것이다

하도 추워서 지나는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고 대간타는 사람만이 보일뿐이다

저수령에 서 있는 어마어마한 바위 표지석에서 인증을 하고

도로 건너편 숲으로 들어서 문복대로 향한다

체감온도 영하 20도

어찌나 추위가 매서운지 코끝에 찬바람이 들어가자 코안이 금방 얼어붙는 느낌이다

머리속이 얼얼하여 모자를 두개 겹쳐 쓰고 산사면을 오르기 시작했다

입과 코를 가린채 오르다보니 입김이 서려 금세 목도리가 하얗게 얼어붙는다

춥다춥다 해도 올겨울 날씨만큼 추운날이 지속되는 해도 없었던거 같다

안부 지나고 계속 오르다보니 어느새 몸에 열기로 추위는 사라졌다

저수령에서 2.2km떨어진 문복대에 다달았다

해발고도 1074m의 높은곳이다

이제 백두대간은 서서히 천미터 고지를 오르락 거리며 우리땅 허리를 밟아갈것이다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

미세먼지란놈도 추워서 모두 달아났다

문복대는 문경시 관내로 들어오면서 솟구친 봉우리이다

1020봉을 지난다

빽빽한 나뭇가지로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지 않던 산아래 마을과 너울너울 춤추는 산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이 트이고 내리막길로 들목재 이어 823봉이다

걷기 시작한지 벌써 세시간이 다 되어가고 점심때가 지나서 벌재에 다달았다

59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벌재에는 정자와 커다란 표지석이 있다

황장목을 벌목하여 나르던 고개라서 벌재라고 부른단다

정자아래 양지바른곳에서 일행들이 모여있다

주먹밥으로 요기를 하는동안 두터운 방한복을 껴입어도

역시 춥긴 춥다

이런날에 삼십여분만 서 있다가는 동상걸리기 십상이다

움직여야 산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런 추위에 쌩고생인가 모르겠다

먹는둥 마는둥 부리나케 주먹밥을 쑤셔넣고

뜨거운 물 한잔과 오렌지 주스 몇모금을 삼켰다

밥을 먹는다기보다 쑤셔넣고 삼켰다는 표현이 적절하리만큼

백두대간 걸어 다닐때는 사람이기보다는 자연에 순응하는 짐승에 가깝다

지 아무리 계급장 높은 사람도 럭셔리하게 먹고 호사스럽게 싸는일은 땅에서나 가능한일이고

산에서는 배고프면 먹고 배아프면 싸야된다 

벌재를 벗어났다

벌재에서부터 황장산 아래 0.3km까지는 출입금지 구간이다

출입금지 철조망을 넘어서자 어느새 카메라에 부착된 마이크에서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를 한다

백두대간을 걷다보면 거의 삼분의 일은 출입금지와 산불감시로 막는통에

그런걸 피하다 보면 대간길의 반도 연결이 안된다

가지 말라는 길까지 가면서 사고로 죽으면 하소연할 염치도 없게 생겼다

그러거나 말거나 혼자라면 무서워서 엄두도 못낼일을 여러명의 공범자들이 있어

어느새 두발은 금지구간을 걷고 있다

928봉을 지나고 벌재를 벗어난지 한시간이 못되어 폐백이재다

치마바위를 지나고 1004봉 985봉 봉우리의 연속이다

아찔한 산마루금이 계속이다

황장재로 내려섰다

황장산까지 0.9km는 본격적인 암릉구간이다

발하나 삐끗했다가는 떨어져 죽는것은 순간이다

무섭긴 무서워도 경치 하나는 끝내주게 아름답다

무시무시하여 긴장하다보니 너무 쫄았나 아이젠 찬 발바닥이 자꾸 쥐가 난다

감투봉 오르는길에는 직벽의 가파른 오르막이 나오는데 금지구역이라

가느다란 밧줄 한개만 있을뿐이다

숨가프게 몇번을 올라 드디어 감투봉을 지나고 암릉으로만 되어진 높은 산능선을 어렵게 내려섰다

출입금지가 끝나는 지점이다

여기서부터 황장산 정상까지는 나무계단이 놓여있다

드디어 오늘 최고봉인 황장산이다

해발고도 1077m높이다

재작년 남진할때는 공사중으로 바닥에 누워있던 정상석이 오늘은 멋지게 서서 기다린다

넓은 공간의 정상에는 정상석뿐아니라 나무의자 여러개도 놓여있다

궁궐을 지을만큼 유명한 황장목이 많았다는 황장산은 험악한 지형이다

삼국시대에도 서로 차지하려고 전투가 심했던 이곳은 빨치산들이 숨어도 찾기 힘든곳이였다

위험했던 묏동바위는 데크로 감싸져 있고 내리막길도 모두 나무 계단과 철 난간이 만들어졌다

암릉과 암봉위를 걷는지도 모르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작은 차갓재까지 와서 안생달 마을로 내려서 대간길중 몇 안되는 무서운 구간을 끝냈다 

무려 일곱시간을 넘게 걸어서 산아래로 내려오니

꿈속에서 고생 하다온것 마냥 산너울이 무섭게 회색빛을 띠고 아득하다

발바닥을 아프게 했던 아이젠을 풀어 내동댕이쳤다

산 그림자가 산아래로 내려오고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무섬증이 도지는 산이다

위험한 구간이여서 한시간이나 늦게 하산한 산우도 있었다

또 순대국집이다

남들 다 먹는 콜라겐 덩어리라는 순대국에 도전이다

돼지냄새가 훅 올라오는 머리고기 몇점과 국물을 억지로 들이켰다

귀경시간이 늦어져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왔다

발바닥은 다음날까지 욱씬거리고 아팠다

죽고 싶다고 죽어지는것도 아니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일이지만

이런 위험한 순간을 경험해보니 유언장이라도 써 놓고 집을 나서야 할랑가보다

다음주에도 빼먹은 구간인 희양산은 만만치 않은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