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7. 10:07ㆍ백대명산
일시-2019년 2월26일 화요일 미세먼지
코스-점재나루-강변길-병매기고개-전망대-수리봉능선-삼거리-백운산(883m)-남서릉-돌탑-하늘벽유리다리 왕복
-칠족령-제장나루
10.7km를 5시간 오십분 걸림
연일 미세먼지가 가실날이 없다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날 오늘도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덮었다
답답하다
동강 백운산 가는 산길은 구불구불 산을 돌고 입에서는 정선아리랑이 맴돌았다
머리도 빙글빙글 뱃속도 울렁울렁
기사님 운전이 미숙한것도 있지만 도로가 워낙 구불거린다
안전벨트가 꽉 매어있나 다시 한번 확인하고 눈을 감고 빨리 내리기만 기다리는데
급기야 도로 가장자리 난간을 크게 툭 치고 버스는 들머리인 잠수교에 다달았다
어느덧 봄이 와서 동강에는 맑은물이 제법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잘잘한 하얀돌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다리를 건너 강변길을 걷다 마을길로 올라섰다
강을 바라보고 언덕위에는 조망이 멋진 집들이 하나둘 있고
이제 마지막 공사를 하는 집이 있었다
별장인지 살림집인지
이런 경치좋은곳에 별장을 가진사람들은 주말이나 와서 놀고 먹고 갈것이고
토종사람들은 높은 산골에선 뭘해서 먹고 사는지
밭고랑에는 벌써 냉이와 풀들이 새싹을 들이민다
마을을 벗어나 산언덕 경사면을 오르기 시작한다
얼었던 땅이 녹아 질척거리고 양지바른땅의 흙은 벌써부터 먼지를 날린다
삼일전만 해도 눈속에서 해매다 왔는데 겨울가고 봄인가보다
그래도 아이젠을 배낭에 매달고 오늘은 또 어떤 길이 앞을 가로막고 있을지
걱정은 크다
백명산은 한번도 와보지 않았던 곳을 가기때문에 선답자들의 사진과 후기로만 접해
매번 새롭다
아무리 산이 많기로서니 우리나라처럼 별별산들이 많은나라가 또 있을까싶다
내가 산만 찾아다니다보니 눈에 들어오는것이 온통 산뿐이라 그런지
좁은 땅덩이에 아주 가는곳곳이 산이다
그러니 살기편한 수도권과 도시로만 사람들이 몰려 아웅다웅 살고 있나보다
병매기 고개에 다달아 이제부터 백운산 정상을 향해 1.1km를 가파르게 고도를 높인다
숨차고 종아리 땡기지만 오르막은 조심만 하면 내리막보다는 무섭진 않다
해발고도 882.4m의 백운산 정상이다
동강의 백운산은 남한의 오십여개의 백운산중에서도 전남 광양의 백운산과
경기 포천의 백운산과 함께 명산으로 꼽히는 산이다
산꾼들이 오며가며 쌓아올린 두개의 돌탑과 작은 정상석이 있었다
선두 그룹은 어느새 사라져 버렸고 앞서간 중간그룹이 그곳에서 줄을 서서 인증하고 있었다
한시간 삼십분만에 정상에 올라서고 그때까지만 하여도 여유가 있어
이제는 하산할길만 남아 너무 빠르다고 했었다
정상석을 뒤로 하고 내려서 평창으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났다
고도를 내려 684봉을 지나고 계속 암릉 바위길을 지난다
좌측 동강쪽으로 낭떠러지가 계속 이어지고 추락위험 푯말이 몇미터 구간마다
계속 세워져 있을정도로 위험하고 무섭운 능선길이다
동강이 있는쪽은 가까이 가기에도 무섭고 먼지로 한거풀 씌어져 시야도 흐리고
나뭇가지가 막혀 동강 조망도 별로라서 힘만 드는 산행이다
동강은 강원도 정선과 평창 일대의 깊은 산골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들이
오대천 골지천 임계천 송천들이 모여 정선 읍내에 이르면 조양강이라 부르고
이 조양각에 동남천 물줄기가 합해지는 정선읍 남쪽 가수리 수미 마을에서부터
영월에이르기까지 51km구간을 말한다
동강이 영월읍에 이르러 서강과 합해지며 이 강물은 남한강이란 이름으로
여주 서울거쳐 서해 바다로 흘러가는 강이다
동강을 따라 서강쪽에는 수양대군에 의해 왕에서 물러난 단종의 유배지인 청렴포가 있다
청렴포는 삼면이 강으로 둘러쌓여 있어 섬과 같이 형성된곳이다
암릉길 바위가 전부 왼쪽 동강을 바라보고 박혀있어 좌고우저로 비스듬히 세워져 있어
까딱하면 미끄러지고 한발한발 내딛기가 보통 힘이 들지 않는다
동강쪽으로는 칼로 자른듯란 급경사의 단애로 이루어져있는 산이 백운산이다
이 백운산은 2003년 동강의 가운데에 있고
경관이 아름다워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한국의 백대명산으로 지정되었다
뱀이 또아리를 틀은거 같은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는 동강의 강줄기 따라 산능선도 이어져
걷기에는 무섭지만 경치는 아름답다
조금더 따뜻해지면 동강할미꽃이 필까 아직이다
반듯한 돌을 밟고 반듯한 길을 걷고 싶다
설마 이곳에서 떨어져 죽을것은 아닐테고 어디서 죽었는지는 안밝힌 추모비도 하나 보았다
일부러 몸을 던지든지 발을 허딛어 떨어지든지 동강쪽으로 떨어지면
살아날 가망을 없어 보인다
설전날 사망사고 들은뒤 몸은 더 경직되어 밧줄과 스틱잡는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갔나
손목이 시큰거린다
오후가 되어 기온은 더 오르고 땀도 난다
아직 춘삼월도 안지났건만 올 여름은 또 어찌 지낼지
더운건 질색이다
모자도 벗어버리고 바지도 걷어 올리고 주스로 목을 축여도
덥고 진이 빠지고 있다
고도를 많이 내려 칠족령에 다달았다
해발고도 527m다
주어진 시간까지는 두시간여나 남았다
하늘벽 유리다리를 보지않고 그냥가기에는 좀 이른시각이라고 생각하고
하늘벽 유리다리방향으로 이동했더니 그길이 만만치 않다
중간쯤 왔을때 칠족령에서 그냥 하산할걸 엄청 후회 했다
여태 암릉능선에서 위태하게 내딛었던 발이 다시 긴장되는 순간순간의 연속길이다
막상 하늘벽다리에 다달았을때는 보잘것없는 작은 다리앞에 출입금지라는 줄이 쳐져 있고
유리바닥이 금이 갔다고 적혀있었다
이름만으로 뭔가 대단한 호기심을 자아냈었는데 실망한채 뒤돌아섰다
칠족령까지 암릉길 대신 산사면으로 올라섰다
갈때보단 산사면이 오르기가 나았다
하늘벽다리 본다고 3,2km를 더 걸어 칠족령에 도달하니 금희마을로 내려가려다 말고
올라온 두명과 우리뿐이다
하산길에 둘은 먼저 내려가버리고 내가 또 꼴찌다
아주 산악회 산꾼들과 함께 가는 산에서는 항상 꼴찌로 내려오는통에
신간 편하게 홀로 산행가고픈는데 혼자갔다 죽을까봐 겁나서 그것도 못가고
우리둘이라도 들머리까지 이동하는 교통편이 복잡해서 산악회 버스가
편하긴 편하다
덕천리 마을 보일때까지 내리막길은 계속 밧줄로 연결되어 있었다
내려오면서 어찌나 놀라고 힘들었는지 손발이 후덜덜 떨리고 죽을맛이다
다 내려서 동강이 바로인데 푸르고 맑은 동강물이 보기도 싫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먹고 노는 장소인지 민박집이 줄지어 있고 지금은 모두 문을 닫고
썰렁했다
깍아지른 절벽아래 동강은 참 많이 구불거린다
산위에서 바라볼때도 푸르던 물은 가까이 가니 검푸르고 하얀 포말이 맑았다
남은 시각은 이제 십여분 빠르게 걷고 싶어도 다리가 무겁다
일행들 모두를 태운 버스가 다리건너에서 기다리고 있고 대장은 다리위에 서서
우릴 찍고 있었다
고개 들어 뾰족한 백운산 능선을 바라보니 삼각형을 여러개 겹쳐놓은듯한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까마득한 산에 갔다 내려온것이 실감났다
간신히 주어진 시간안에 산행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는
오후 햇살이 따뜻하게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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