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차 우두령에서 괘방령까지

2019. 3. 20. 09:01백두대간


일시-2019년 3월19일 화요일 맑음

코스-우두령(720m)-삼성산-여정봉-바람재-형제봉-황악산(1111m)-백운봉-갈림길-운수봉-여시골산-괘방령(311m)

      백두대간길 12.7km를 4시간 사십분 걸림


사람을 고상하게 만든다는 기품있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남녘을 지나 중부로 올라오고

바야흐로 봄의 한가운데이다

극성스런 미세먼지로 겨울다운 찬 하늘을 보지 못한채 올겨울을 마친거 같다

삼월초 이사회와 임원 회의 참가 핑계로 한구간을 빠트렸더니 일행들과 합류가 한달만이다

지리산에서 시작한 대간길은 우두령까지 올라왔다

오늘의 거리는 비교적 짧은 괘방령까지만 걷는다

소등에 짐을 싣거나 수레를 끌때 안장처럼 얹는 길마 같아 붙여진 이름으로 질매재라고도 불리는

우두령에는 여전히 하얀소가 있었다

우두령은 소의 머리와 같다는 표현이다

경상도 김천과 충청도 영동의 갈림길인 우두령 고개도 해발고도 720m로 상당히 높은 지역이다

들머리에서 내리면 도로가에서 바로 산경사면으로 올라서는 계단길이 나온다

2.3km거리를 이백여미터의 고도를 높이면 바로 삼성산이다

길이 육산이라 대간길중에서도 난이도가 하에 속해 폭신폭신하다

삼성산에서 여정봉까지도 꾸준히 오른다

능선길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고도를 높이기에 운동도 체력도 일반 명산보다 힘들지만

들숨과 날숨 밀물과 썰물로 이어질듯 끊어질듯 나름대로 즐기면서 걸어야 한다

어렵다면 한없이 어렵고 쉽다면 한없이 쉬운길이다

하지만 백두대간길 걸으면서 할때마다 한번도 쉽다고 느낀적은 없었다

해발고도 1030m의 여정봉에 다달았다

그닥 맑지 않았던 하늘은 점점 벗어지고 햇볕이 내려쬐어 기온이 오르고 있다

가끔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오늘은 바람이 제법 있어 다행이다

바람재까지 다시 고도를 내린다

이름도 바람재더니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식힌다

양지 바른곳에 앉아 점심을 때우는 사이 등에 밴 땀이 서늘해지고

추위를 느낄 무렵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봄 추위에 선늙은이 얼어죽는다는 옛말대로 움직이면 더워도 멈추면 아직은 오싹 추워진다

바람재에서 형제봉으로 다시 고도를 올리고 이어 황악산이다

황악산은 해발고도 111m로 일명 빼빼로산이라고도 불린다

정상에는 정상석과 삼각점 돌무더기 백두대간 해설판이 설치되어 있다

바로 그아래에는 헬기장과 이정표가 있다

추풍령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중간에 위치하는 황악산은 비로봉과 신선봉 백운봉 운수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줄기중 가장 높은 봉우리로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다하여

다섯방위를 상징하는 오방색의 중심에 해당하여 황악산이라 한다

정상에 오르면 길상지지의 산이여서 하는일이 모두 성공한다고 믿는 산이다

정상에는 산객들이 꽤나 많았다

우리 일행들뿐아니라 다른지역에서도 올라와 정상석 주변은 인증하기 위해 줄서서 기다린다

어느산을 가나 이제는 사람구경도 한몫을 하는 봄이 되었다

정상석을 벗어나니 너른 헬기장이 나온다

겨울을 난 억새가 꽃 떨어진채 황망하게 남은 가지를 흔들어대고

누워버린 그자리에는 자리를 펴고 앉아 먹고 휴식하는 산꾼들이 군데 군데

무리를 지어 있다

마른 풀사이로 갈길이 눈앞에 보이고 멀리 갈 능선도 보인다

뭉게뭉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나른한 한낮이다

흙길은 녹아 질척거렸다

녹은 흙은 하산길에서 무척 미끌미끌하다

이제는 하산길이 대세라 고도를 많이 내려야 한다

백운봉까지는 사백여미터를 내린다

770m의 높이의 백운봉이다

이어 직지사로 하산할수있는 삼거리를 지나고 운수봉이다

오후되어 기온도 점점 오르고 나뭇가지에 맺힌 꽃망울과 새 잎 트는 대단한일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고 있을게다

운수봉에서 여시골산까지 상수리나무와 여린자작나무 그리고 잡목들이 우거진 숲을 지난다

바닥은 작년에 떨어진 낙엽들이 아직도 썩지 못한채 쌓여 있고

길은 쉬웠다

여시골에 파인 굴은 사람들이 금강석을 파내기 위해 만든 인공굴이라고 하던데

그곳에서 아마도 여시들이 살았던 흔적이 있어 여시굴이라고 하는가 보다

이어 해발고도 620m의 여시골산 정상이다

여시골산에서 괘방령까지 1.5km 어렵지 않게 하산했다

암릉 바위가 없는 오늘같은 구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걸을수 있겠다

충청도 영동의 괘방령 고개로 내려오니 장원급제길이라는 표지판과 돌탑이 눈에 들어온다

대간꾼들이 찾는 식당도 여전히 건재하고 햇볕은 따뜻하다

너무 빠른 시각에 하산했나 점심 먹은것도 소화가 덜된 상태라 식당에서 밥은 생략하고

이제 막 땅을 뚫고 나온 어린 쑥을 한주먹 뜯었다

다음주면 제법 자랄텐에 아직 너무 작다

쑥냄새를 맡으니 진짜 봄이다

주어진 여섯시간보다 한시간이십분이나 빠르게 내려온걸 보니 발걸음이 조금 빨라지긴 했나보다

매번 오늘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