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내연산

2019. 4. 6. 08:41백대명산

 

일시-2019년 4월5일 금요일 맑음

장소-포항 내연산

코스-보경사 주차장-문수암-문수봉-거무나리골 갈림길-삼지봉-거무나리골 갈림길-은폭포-연산폭포-상생폭포-보현암-보경사

      -보경사 주차장

      약 14km를 5시간 걸림


내연산은 포항에 있다

먼거리를 버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오며가며 길거리에 버리는 왕복 시간이

오히려 산행하는 시간보다 길어 차안에서 멀쩡한 정신으로 앉아있다가는

몸살이 날 지경이다

이럴땐 포기하는 마음으로 힘을 빼고 조는것이 상책이다

졸고 가고 싶은데도 어젯밤 푹 잔탓에 잠이 오질 않는다

강원도 고성과 강릉은 산불이 나서 아직도 산불 진화중인데 산행 한답시고

강원도로 가고 있으니 바람이 걱정이다

지루하리만큼 긴 시간을 차안에서 있다가 오전 열한시가 되어 버스에서 하차하니

만연한 봄날이고 걱정했던 바람은 땀을 식힐정도로 살살 불어 시원했다

남쪽 지방이라서 벌써 벚꽃은 거의 다 떨어져 버리고 남은 꽃잎들은

공기중에 돌다 날리며 바닥에 흩어지고 있다

금요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보경사로 가는 상가는 닫힌곳이 많고

도로는 한가했다

산행거리 대략 십오킬로로 주어진 시각은 여섯시간이다

보경사 절내를 통과하여 산행하는것이 조금 쉽지만 절 입장료 삼천오백원을 지불해야 한다길래

대장이 일러준대로 보경사 옆길로 빠졌다

어차피 오늘 산행 일정이 원점회귀라 보경사는 하산하면서 들렀다 나오게 되어 있다

내연산이 흙산이여서 산행하기에는 쉽다는 정보를 듣고 왔는데도

항상 초반에는 숨차고 앞선 일행 따라가기가 버겁다

화장실 다녀오고 신발끈을 묶는사이에 모두 앞서간다

포항에 온 기념 사진 한장 제대로 찍기가 허락되지 않는 분주함 때문에

사실 산행하면서 찍는 사진은 구도와 빛 조절에서 엉터리가 많다

오늘따라 남편도 더욱 발걸음이 빨라 대장보다 앞장섰다

허기사 대장은 후미를 모두 보내고 뒤늦게 올라와도 하산할때 보면 우리앞을 지나는경우가 많으니

실력을 비교하는것은 적절치 않다

어찌되었든 초반부터 뒤쫒아 가느라고 삼지봉 인증하기도 전에 기력이 딸렸다

보경사 절 뒤쪽 고운사 방향 표시가 된 마을길로 들어섰다

탱자나무 담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어릴적 우리집도 가시달린 탱자나무 담이 있었는데 실로 오랜만에 탱자나무를 보니 신기하고

푸릇푸릇 돋은 잎과 가시들이 정답기만 하다

가을이면 샛노랑 탱자열매를 따서 입에 넣으면 시큼 떨떨 머리까지 전달되어

잠이 싹 달아나는 열매를 맺는 나무다

이어 곧바로 보경사 뒷산이 나와 능선에 도달하려면 산 사면으로 올라서야 하거늘

철조망이 쳐져 있어 오르기가 쉽지 않다

출입금지 구역을 대간길 타면서도 연습이 되어서 그런지 쏜살같이 철조망을 뚫고

산으로 기어오른다

모두 특공대로 보내도 되겠다

산으로 올라가기도 전에 팔다리 힘을 몽땅 쏟아 딛고 오르니 이내 평평한 길이 나오고

넓기도 하다

길은 자동차도 갈만치 넓었다

작은 자갈들과 침엽수와 활엽수 잎들이 쌓여 폭신폭신 걷기에는 그만이다

산꾼들의 표시인 포장비닐 띠지가 몇 미터 거리마다 붙어 있었다

뛰는자 위에 나는자가 있다더니 절에서는 띠지를 가위로 잘라내고 산꾼들은 묶어 놓는다

이어 대장이 말한대로 노랑색 수통이 나오고 다시 철조망을 넘어 본격젹인 오르막 시작이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고도를 높였다

강원도 고성과 강릉은 바람때문에 지금 산불 진화중인데 예보와는 다르게 바람은 그리 세지 않다

꽃망울을 터트린 진달래가 봄이 왔음을 알리고 더워진 몸은 어느새 여름이 코앞임을 알린다

더운것은 쥐약이나 다름없는데 닥쳐오는 여름이 큰일났다

문수암 갈림길을 지나고 문수봉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문수봉까지 거리는 백여미터 갈까말까 고민하다 문수봉으로 올라갔다

문수봉은 그리 높지 않은 해발고도 628m이다

이어 거무나리골 갈림길이다

다시 은폭포 갈림길을 지나고 675봉을 찍고 오늘 인증할 낸연사 수리봉에 다달았다

수리봉은 해발고도 711m이다

내연사에서 가장 높은곳은 해발고도 932m의 향로봉인데

인증은 수리봉에서 한다

문수봉에서 2.6km 떨어진 삼지봉 봉우리에서 향로봉정상까지는 2.6km 거리의 능선으로 이어져 있으나

우린 여기서 게곡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삼지봉에 올라와보니 아까 보경사에서 올라오던 검정개가 먼저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아직 어린 강아지같은데 그놈 체력이 대단하고 잘도 따른다

잔잔하던 바람이 정상에는 제법 불었다

일행들이 곳곳에서 바람막이옷을 입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앉아 빵과 주스로 요기를 하고 금세 일어섰다

내가 먹는 점심은 먹는다는 수준이 아니라 입안에 쳐넣고 삼킨다는 표현이 맞다

산에와서 좋은 경치보며 좋은거 먹고 놀러온게 아니고 걷기위한 필요 영양공급 수준이라

거지나 다름없다

하산길은 계곡길이 나온다더니 정말이었다

점점 내려갈수록 절벽이 나오고 암릉도 보인다

청하골 계곡길은 십리가 넘는길이라서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관음폭포 연산폭포 쌍생폭포 은폭포 크고 작은 열두개의 폭포수를 볼수 있고 작은 소와

기암절벽위의 비하대 학소대등 경관이 수려한 계곡길이다

우리도 계곡길로 내려오면서 기가 막힌 경치 구경을 하느라고

아까 기력 딸리면서 올랐던 나쁜 기분은 어느새 사라졌다

표지석에 소금강이라고 적혀있는걸 보니 이곳이 경치 좋은 소금강 절벽이 맞나보다

겨울에 눈도 많이 안오고 봄에도 비가 별로 안와서 계곡물은 많지 않았지만

짙푸르게 보이는 계곡물과 푹포수가 맑았다

자연석도 햇빛을 받아 더욱 희게 보이고 맑은 공기 파란 하늘 적당한 봄바람

햇살은 눈이 부시다

엘리엇이 말한대로 사월은 잔인한달이 맞다

얼어붙었던 땅에서 어린 생명이 싹트고 푸른잎을 틔워냈느니 말이다

고통없는 환희는 없기에 겨울없는 봄도 없다

날씨가 화창하고 적당한 바람 불어 산행하기에는 안성마춤인데

이런날씨가 강원도에서는 양간지풍으로 화재나기가 싶상인 날씨란다

보경사로 하산하여 절내를 구경하려는데 이제 밥먹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서두른다

귀경시간이 너무 길어 굶고 가기에는 병나겠고 하여

식당에서 나는 산채 비빔밥 남편은 손 칼국수를 먹었다

텅 빈 식당에서 단 우리뿐이라서 그런지 반찬가지수가 너무 많게 준다

산행다닌다고 살림은 뒷전이라 집에서도 이런저런 반찬 없이 대충 먹다가

죽 늘어놓은 반찬 한두번씩 집어 먹고 비빔밥을 먹었더니 배가 터지기 직전이다

난 맛있게 실컨 먹었는데 남편은 오랜만에 외식해서 그런지 짜게 먹었다고

서울로 오는내내 차속에서 물을 계속 들이켰다

내연산은 산과 계곡이 있고 가까이에는 바다가 있는 포항이라 여름 등산객들이 많고

가을 단풍시절에도 많이 찾는곳이다

서울에서 너무 멀어 당일 산행으로는 산타는 것보다 차 타는것이 힘들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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