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차 백복령에서 이기령까지

2020. 4. 22. 10:34백두대간


일시-2020년 4월21일 화요일 맑고 바람셈

장소-백두대간 상월산 구간 남진

코스-백복령(780m)-헬기장(1220m)-원방재(730m)-상월산(970.3m)-이기령(810m)-잎새바람-이기마을

     

댓재에서 백복령까지 웬만하면 이어가야 하는데 무박을 하면서도

이기령에서 끊었기 때문에 다시 백복령에서 이기령까지 남진으로 금을 긋기 위해

백복령으로 갔다

누가 잔인한 사월이 아니라고 할까봐 완연했던 봄날씨는 어제부터 쌀쌀한 바람과 함께

기온도 떨어졌다

버스가 바람부는 고속도로를 타고 쌩쌩 가다보니 흔들리는거 같고

가끔씩 차창 너머로 눈발도 휘날렸다

구불구불 고도를 올려 백복령이다

42번 국도가 지나는 해발고도 780m의 백복령에도 햇살은 내리쬐어도 바람은 불었다

백복령은 행정구역상으로 정선군 임계면에 속해 있어도 동해시 신흥동과 강릉시 옥계면과

세개의 지역이 서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고개이다

백두대간 백복령을 알리는 거대한 표지석에서 인증을 하고 원방재 고개를 향해 출발이다

전나무 숲길로 들어선 대간길은 완만하게 점점 오르는데 선답자들의 띠지와

너른 대간길로 길 잃을 염려가 없다

취미나 특기로 산 타는 사람들이 천만여명이나 되어 워낙 많은 사람들이 대간길을 뻔질나게

길을 내놓은탓에 이제 백두대간길도 방향트는 삼거리에서만 조심하면

엉뚱한길로 가지는 않을것이다

그렇다고 알바를 하지 않는다는것은 아니다

바로 코앞에 있는 띠지를 못보고 귀신이 오라는데로 다른길로 들어서 계속 가다가는

대간길 대신 저승길로 가는수가 있다

멀쩡했던 산돌대장이 대간길에서 죽은것을 보니

백두대간을 만만하게 여기면 안된다

검단산 극기훈련을 열다섯번을 한탓에 두려움은 조금 없어졌지만

동네산처럼 쉽게 생각했다가는 큰일을 겪을수가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능선너머로 허여벌건 자병산이 꼴불견이다

시멘트 재료인 석회석을 채광하기 위해 사람이 만들어낸 산이다

어찌보면 나름대로 바위산처럼 보였다

아직 피지 않은 진달래길과 푸릇한 싱싱함이 여전한 산죽길을 걸어

들머리에서부터 삼백여미터 고도가 높아진 해발고도 1220봉 헬기장이다

표지석에 표지판은 부서져있고 헬기장 바닥에 따뜻한 햇볕이 내려앉았다

다시 원방재까지는 올라온 만큼 내려서야 한다

쌩 올랐다 쌩 내려가면 좋으련만

오른만큼 내려가고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하는 약올리는 길이 대간길이라

그냥 그러러니 하고 즐겨야 지루하지 않다

다리가 풀리면 꿀물 한잔하고 다리심 내고 다시 풀리면 다시 마시기를 반복하다 보니

벌써 육킬로가 지났나보다

원방재로 가는 능선에는 작은 암릉길을 지나며 소나무와 진달래길이 나온다

천미터 고지에는 피지 않던 진달래가 활짝 피어 꽃길이다

이어 원방재 고갯길이다

옛난 보부상들이 동해의 소금을 지고 이고개를 지나 다녔었다

원방재에서는 동해시 삼흥동으로 탈출할수있다

오후 한시가 넘어 점심때가 지났다

점심은 밥과 반찬 챙길일 없이 빵으로 대신하니 번거롭지 않다

남들보다 쉬지 않고 열심히 걸어도 발이 늦으니 먹고 싸는것이라도 빨리 해야한다길래

먹는것도 거의 목구멍으로 집어넣다시피 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체해서 소화제를 먹어줘야 하겠지만 두세시간 걸으면 소화는 잘된다 

원방재 고개에서 상월산까지는 작은 봉우리 두개정도만 넘으면 되어 쉽게 여겨지지만

그렇지도 않다

그나마 땀이 나지않을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전망좋은 조망터가 곳곳에 있지만 좌측이 낭떠러지라 그냥 길을 재촉한다

이어 상월산이다

달 떠오르는 경치가 아름다워 선녀들이 하늘에서 밤 나들이로 자주 여기와서 놀다 갔다는

전설이 서려있다는 상월산 정상은 넓으나 정상석도 없이 초라한 표지석만 있다

상월산 정상을 벗어나 이기령으로 3km 하산길은 걷기 편하다

드디어 보름전에 왔던 이기령이다

이기령에서 하산할일만 남았는데 식당에서 보내준 차가 있다는 잎새바람 찻집까지

3km 하산길이 너덜길에 가팔라 여태 걸어온 만큼은 긴장도가 필요하다

돌부리에 부딪쳐 삐끗하면 미끌어지는 길이라서 온신경은 발바닥에 집중되어

등에 땀이 고인다

초반에 숨차도록 걸었더니 꼴찌는 면했다

일행중에 한명은 지난구간에 이어 낙오되어 귀갓길은 홀로 한단다

이른 저녁을 먹고 귀경버스로 올라오는 도중 그제사 그녀는 이기령이라는데

무사히 집에는 돌아갔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