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4. 10:33ㆍ백대명산
일시-2021년 2월23일 화요일 맑음
가야산이라면 합천이 먼저 떠오르는데 오늘 인증한 가야산은 충남 서산에 위치한다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워 두시간 삼십분만에 산 아래 주차장에 도착했다
새벽 네시반에 기상하고 다섯시 사십분에 집을 나서 오전 일곱시에 산악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아홉시 삼십분이다
산행 한번 하려고 다섯시간이나 소요된 셈이다
예상 산행시간은 세시간
결과 보다 준비과정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수 있지만
이 또한 재미삼아 즐겨야 진정한 취미가 될것이다
버스고 택시고 자주 타고 다녀야 멀미가 없으려나
보름전보다는 낫지만 속이 편치 않고 울렁거리는것은 마찬가지다
버스에서 내리니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쌀쌀하게 불어온다
덕산 도립공원 주차장에 빠져나오며 바람막이를 겹쳐 입고 출발했다
남연군묘를 지나 상가리 저수지를 끼고 임도를 돌아 산 입구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햇볕이 좋아도 바람이 있어 상의 내의를 입고 오길 잘했다
영하의 기온이라도 바람만 없다면 산행시 추웠던적은 없는데 오늘처럼 햇볕 좋은날도
바람이 불면 몸은 오싹오싹 한기가 든다
파란 하늘에 저수지의 파란물이 눈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봄은 이미 와 도로가에는 벌써 쑥이 수풀더미를 뚫고 나오고 있었다
초입은 완만한 오르막으로 오른다
입었던 바람막이를 다시 벗고 배낭에 집어 넣었다
산행시 입고 벗고를 잘해야 저체온증을 예방할수 있다
바닥에서 송신탑이 있는 정상까지는 3.6km 육백여미터의 고도를 올리면 된다
대간길처럼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진을 빼는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고도가 점점 올라갈수록 경사도도 점점 가파르게 오른다
마지막 안부를 지나 오백미터는 급경사의 돌계단으로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백미터의 깔딱고개가 있는 검단산보다 긴 깔딱고개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나무계단을 끝으로 마침내 정상이다
해발고도 678m의 송신탑이 있는 가야산 정상석은 커다란 화강암 정상석과
바위돌 사이에 네모난 작은 대리석 정상석 두개가 놓여 있었다
가야산은
금북정맥 능선상에 있는 산으로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과 충남 서산시 운산면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걸쳐있는산으로 1973년 덕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백제때는 상왕산이라 불렀는데 신라통일이후 이 산밑에 가야사를 세운뒤
가야산이라고 하였다 한다
낮은듯 높은듯 정상에 서니 멀리 서해바다가 파란 하늘로 이어지고
가까이에 바다와 산에 기댄 오밀조밀 작은 마을들이 땅바닥으로 기어갈듯
너무 바닥에 붙어있다
발로 밟으면 모두 땅속으로 사라질듯 작고 초라한 집들이다
하늘로만 치솟는 아파트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요즘 산을 타는 산객들이 많이 젊어졌다
정상석 앞에서 늙은 산꾼들이 기다리거나 말거나 인증샷을 여러번 날리며
저들만의 세상에서 웃고 떠드는 처녀총각들이 이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험악한 코로나 시대에 산행이라도 하는 젊은이는 몸과맘은 건강한 편이다
정상석을 뒤로 하고 내려갈일만 남았다
석문동 방향으로 완만한 고도를 내려 599봉전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했다
다시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부친인 남연군 묘쪽으로 내려오다 묘지위로 올라
명당 자리에 잘 다듬어진 묘역을 구경했다
길가에는 남은들 상여가 있다
남연군 묘는 원래 경기도 연천의 남송정에 있었는데 덕산 가야산으로 옮기면서
시신을 운반했던 상여다
진짜는 국립고궁 박물관에 보관중이며 이곳에는 복제품이란다
꽃 상여란 말대로 고관대작이 아니여도 우리네 상여는 울긋불긋 화려한 꽃 장식에 상여소리는
저승가는길이 꼭 축제장 같기도 했었다
햇볕에 바래 색감이 많이 퇴색되어 있었다
상가 저수지를 우측으로 끼고 돌아 주차장까지 왔다
코로나 때문에 버스에서는 먹는것도 불가하여 주차장 정자에 앉아 팥 앙고빵으로 점심을
먹었다
한낮 햇볕이 무색하게 바람이 쌀쌀하게 불어 후다닥 버스속으로 기어 들어왔다
주어진 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빨리 하산하는통에 한참동안 멍하니 기다리다
오후 한시에 팔봉산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