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1. 08:44ㆍ백대명산
일시-2021년 4월20일 화요일 맑음
코스-유가사 입구-수도암 입구-도통바위-천왕봉(1083m)-마령재-월광봉-진달래 군락지-조화봉 갈림길
-대견사-휴양림-소재사-소재사 대형 주차장
금수산에 이어 비슬산
이틀간의 회복이 부족했나 비슬산에서 비실비실 거렸다
진달래산으로 유명하여 딱 요맘때 즈음이면 꽃 구경나온 상춘객들로 분빈다는
대구의 비슬산이다
이나이 먹도록 그동안 뭐했나 안가본곳이 수두룩하여 대구도 난생 처음이다
버스는 친절하게 산행 초입인 해발고도 사백미터의 유가사 가까이에서 정차했다
유가사에서 비슬산 정상 최고봉인 천왕봉까지 3.5km 산악회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루트다
예보상으로 한낮 산악기온이 영상 십삼도라 산행하기에 좋다 했더니
햇볕은 쨍하고 상당히 덥다
대구하면 팔공산 팔공산 하면 동화사가 떠오르는거밖에 없는데
동화사의 말사인 유가사는 겉으로 보기에도 경치 좋은곳에 앉아
일단 풍경이 아름다웠다
시멘트 도로따라 올라와 수도암 기점이다
수도암 벽을 좌측으로 두고 유가사에서 1.0km 거리를 백여미터 고도를 올리면서
시멘트 도로따라 오르다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며 산행 시작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록의 색감이 청량하게 눈부시다
햇볕을 등진 나뭇잎 사이에도 봄기운이 몽글거리며 새어나온다
성포암을 지나 해발고도 칠백이십여미터 즈음의 도성암 갈림길이다
비슬산에도 크고 작은 절들이 많았다
산행초입부터 완만했던 등산로는 고도를 올리면서 점점 가파르게 변한다
어김없이 바위가 빼곡하고 암릉길 오르막이다
간간히 밧줄이 놓여 있으나 줄을 잡지 않고서도 충분히 오를수 있는 난이도다
고도를 올릴수록 기온은 내려 간다는 산악기온이 떨어지는게 맞나 싶게
어찌 오를수록 덥기만 하고 흘린 땀은 눈으로 침투하여 따갑다
도통바위를 지나 오름은 계속이다
해발고도 구백여미터즈음에 안부가 나오고 쉼터 의자가 놓여 있다
백여미터 남겨놓고 쉬었다 가고 싶은맘 굴뚝 같은데 고지가 바로다
초반에 앞서가다 쉬기를 반복하던 일행보다 쉬지않은 내가 빨랐다
토끼와 거북이가 괜히 있는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천미터 고지에 다달으니 그리 많던 바위는 온데간데 없고 평평한 흙길이다
천왕샘 갈림길을 지나고 이어 해발고도 1083.4m의 비슬산 정상에 섰다
곳곳에 바위들이 솟아나 있지만 넓고 평탄한 산정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정상석에는
1084m로 표기되어 있다
산 정상부에서 어딜 바라봐도 시야가 툭 트여 가슴이 뻥 뚫렸다
땀흘리고 낑낑댔던 고통이 한방에 가신다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비슬산은
대구 광역시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 경남 창녕군 사이에 있는 산이다
수목에 덮여 있는 산이란 의미로 포산 또는 소슬산 이라고도 하며
정상의 바위가 신선이 비파 타는 형상이라 비슬산이라 불린다
북쪽의 팔공산은 남자의 산 남쪽의 비슬산은 여성의 산으로 비유되며
북팔공 남비슬로 지칭한다
비슬산은 대구분지 남부산지의 주봉이다
급사면을 이루다 산정에는 평탄면을 형성하는데
청룡산 최정산 삼성산등 주변에 있는 산들도 가보진 않았지만 산정상부는
평탄면이 나타난단다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에 오르느라 뿜어낸 불같은 열기를 식힐겸
햇빛 뜨거운 정상을 벗어나 나무밑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아직 사월인데 벌써 그늘을 찾으면 여름은 어찌 견딜지
참꽃 군락지로 걸어갔다
지난주 냉해로 피다말고 오그라져버린 꽃과 지금 한창인 꽃이
오르락 내리락 대 평원에 보라빛 분홍 진달래가 만발했다
산꾼들과 상춘객이 뒤섞이고 진달래에 취한 벌떼들도 윙윙댄다
거의 사킬로 십리길을 진달래 꽃 구경하느라 지쳤다
아니 천왕봉까지 3.5km를 한시간 삼십분만에 오르느라 꽃 구경전에 이미 지쳐있었다
선선하다는 산 정상도 산 구릉지 언덕도 한여름 더위다
조화봉 갈림길 삼거리다
조화봉은 왕복 0.6km 그냥 패스했다
천왕봉 봉우리만 찍고 조화봉 대견봉 봉우리와 강우레이더 관측소도 패스 시켰으니
노는것도 기운이 딸리면 귀찮고 피로하기만 하다
대견사 가는길에도 꽃 구경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첫음이 높은 대구 말투가 귀에 꼿힌다
경상도는 앞이 올라가고 전라도는 뒤가 올라가고
좁은 땅덩어리 안에 말투가 그리 달라서 그런가 두 지역은 생각도 성격이 많이 다르다
기바위 참선바위 군데군데 바위길을 지나 돌계단을 내려서니 멀리서 보이던 석탑이 이쁜
대견사가 나온다
크게 보고 크게 느끼고 크게 깨우치라는 대견사는 일연 스님이 주지로 있었던 절이다
신라 시대 천년고찰인 대견사의 옛 사찰과 대견사지 삼층석탑은 붕괴되었다 수습하여
복원한것으로 돌축 계단과 스님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칼바위등
바위들이 크고 우람했다
여기도 사람들로 북적북적 이곳은 바이러스는 나 몰라라 꽃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
소재사 주차장에서부터 대견사까지 버스가 운행한다
대견사를 비껴나와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선 길은 급하게 내려서
비슬산 암괴지대를 지난다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의 거석들로 이루어진 암괴류는 사면을 따라 내려오며 크고 많다
풍화 침식 작용으로 쌓인 직경이 일내지 이미터 내외에 이르는 돌 덩이들이
골짜기로 흘러내리는듯 흩뿌려져 있다
비슬산 암괴류는 천연기념물로 국내에 분포하는 암괴류중 가장 크고 원형이 잘보전된
곳이다
대간길 황철봉 너덜에서 바위를 딛어야만 갈수 있고 그렇다고 돌아갈수도 없어
벌벌 떨며 너덜지대를 건넜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비슬산 너덜은 옆으로 비껴 있고 나무계단이 잘 놓여 있어 힘들거 하나 없다
팔딱팔딱 가볍게 2.0km를 내려 비슬산 자연휴양림이다
날머리인 소재사까지 1.3km는 시멘트 자동차 도로다
산에서 더운 날은 시멘트 도로는 더 덥다
산림문화 휴양관을 지나치고 숲속에는 군데군데 콘도가 있으나 숙박객은 없는듯
텅 빈채로 있었다
팬데믹이 종식되어야 외지인들이 찾아올텐데 그런날이 언제나 올지
콘도에서 하룻밤 묵고 새벽녘에 대견사로 올라가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억새보며
천왕봉까지 올라도 좋겠다
주차장으로 가는길에도 데이지와 철쭉꽃이 즐비하다
진달래산에서 실컨 구경하고 사진 놀이까지 하고 내려왔어도 한시간 삼십분이나 여유가 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인근 산에서 캔 머위나물 삼천원어치를 사들고 버스에 탑승했다
산행보다 더위로 머리가 띵해 벌써부터 시원한 에어컨이 좋아지다니
에어컨 바람밑에 머리통을 대니 금세 또 추워진다
이랬다 저랬다 나도 내몸을 건사하기 어려우니
구경도 좋지만 집 나오면 개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