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출산

2021. 4. 29. 14:32백대명산

일시-2021년 4월28일 수요일 맑음

코스-산성대 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 삼거리-통천문-천황봉(809m)-통천문-구름다리-천황사-대형 주차장

 

올해 들어 다녀온 열다섯개의 백대 명산중 가히 최고였다

월출산 가는길이 너무 멀어 한시간 졸았어도 지루하다 못해 몸이 배배 꼬이기를 여러번

점심나절이 되어서야 산행 들머리인 산성대 체육공원이다

월출산 둘레길인 기찬묏길의 들머리와 겹쳐진 길에서 산성대 탐방로 입구로 접어들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바위산이란 정보는 익히 알고 각오는 하고는 왔지만

초입부터 단단한 흙위에 돌계단을 딛고 오르자 휴~시야가 트이면서 영암 들판이 보이고

바위가 나타난다

영암이란 지명도 월출산의 영험한 바위에서 유래된 이름이란다

하늘향해 우뚝우뚝 솟은 바위가 예사롭지 않다

고도가 거의 없는 들머리에서 부터 정상까지는 팔백여미터의 고도를 계속 올려야 하므로

바위를 좋아하진 못해도 싫어하진 말아야 덜 지치며 오를수 있다

차츰 흙길은 사라지고 암릉길이다

 

이제 겨우 초반인데 땀이 비오듯 흘러 모자고 토시고 쓰고 낄수가 없다

월출산을 오르는 첫번재 입구인 문바위를 통과하며 산성대로 진입이다

월출산의 봉수대로 통하는 이곳은 예전에는  군사를 주둔하여 왜적이 침략하거나

급한 변란이 발생하면 봉화를 피워 나주의 금성산에 있는 봉수대에 알리는 역활을 했다 한다

이곳에서 광암터 삼거리까지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다

기존의 개방구간인 1.8km와 출입금지 구간이었던 1.5km를 새롭게 정비하여

2015년에 전면 개방되었으니 암릉을 만끽하며 호남의 제일문인 월출산 천황봉으로 

오를수 있다

그러나 비경이 있는곳은 추락 위험을 동반하는법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바위산성길은 희한하게 생긴 바위들이 서서 때론 앉고 떼었다 붙었다

기묘한 모습으로 오르내리는 암릉길에서 나래비로 있으니 발은 가야는데

눈은 자꾸 한눈이 팔아진다

삼백미터 사백미터 오백미터 죽었다 하면서 오르고 또 오르니

오히려 바람도 바위를 타고 오르는가 시원하게 불어준다

대장도 사진 찍다 위험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며 안전산행을 당부했듯이

산성대 능선길에서 셀카 찍다 뒤로 한발자욱만 밀려나가면 천길 낭떨러지로

떨어지고 말것이다

바위에 안전시설인 철제 난간을 잡고 올라서면 또 다른 암봉이 앞에 떡 버티고 서 있다 

그래도 경치는 어느 산보다도 빼어났다

호남의 소금강이라더니 설악의 어느 일부인듯 착각이 들정도다

설악산 주왕산 월출산을 삼대 바위산이라 칭한다는데

그외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도락산 가야산등 다녀온 바위산들이 수두룩 했다

 

고인돌을 지났다

고인돌은 땅속에 묻혀 있던 단단한 화강함이 오랜시간 침식작용으로 주변 토사가 유실되는 과정에서

암석이 도출되고 이후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바위란다

땅바닥도 아니고 육백미터의 높은 산위에서 돌이 돌을 이고 있으니 신기하기만하다

내 머리와 월출산 바위돌 위로 내려 앉는 한낮 땡볕을 피하고는 달리 갈길이 없다 

바위 바위 바위 끝없이 바위 능선이 이어진다

 

초록으로 갈아입은 산줄기 위로 솟은 바위만 보고 걷노라니 밥때가 지난지도 모른채

벌써 오후 두시가 되어가고 꿀물을 계속 마셨어도 목만 마르다

산성대 주차장에서 3.3km를 두시간이나 걸렸다

한시도 눈을 뗄수 없는 기암괴석의 장관에 먹는것도 잊었다

드디어 산성대의 긴 서막을 마치고 진짜 월출산 속살로 들어서려 한다

해발고도 655m의 광암터 삼거리다

광암터 삼거리에는 쉼터 의자와 구급대함이 있었다

이곳에서 바람폭포와 바람골로 하산할수도 있다

정상까지는 남은 거리는 0.6km 고도로는 백오십여미터를 더 올려야 한다

점심 먹은만큼 기운을 얻어 다시 오른다

개념도엔 정상 주변과 구름다리 하산길은 난이도가 상으로 표기되어 있어

그만틈 오르내림이 가파르단 의미다

 

통천문 삼거리다

정상까지는 삼백미터 아무리 힘들어도 고지까지 이삼백 남은 거리는

힘든지 모르게 올라 갔었다

이어 바위와 바위벽이 자연스레 만들어진 통천문을 빠져 나온다

통천문은 천황사나 산성대쪽에서 천황봉을 오를때 만나는 바위로

월출산 최고봉을 지나 하늘로 통하는 높은 문이라는데서 비롯된 관문바위다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면서도 통천문을 들어갔다 나왔는데

바위 개구멍을 통과해야만 왕봉이나 황봉을 영접할수 있다

장군봉 조망점을 지나 마지막 피치를 올려 오르막 계단을 올라선다

이윽고 해발고도 809m의 정상이다

트랙상으론 810.7m로 표기된다

수치상 천미터도 안되는 정상을 밟는데 먼길을 돌아온 느낌이다

 

월출산은

전남 영암군 영암읍과 전남 강진군 성전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소백산맥계에 속하는 해안 산맥 말단부에 높이 솟아 있다

주봉이 천황봉이고 장군봉 사자봉 구정봉 향로봉등이 연봉을 이룬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1988년 도갑산을 포함하여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고 지리산 천관산 능가산 내장산과 더불어 호남의 오대 명산이다

산세가 크고 기암괴봉과 비폭 벽담 많은 유물 유적과 조화를 이뤄

백제 신라때는 월나산 고려때는 월생산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월출산으로 불린다

천황봉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일킬로 지점에 있는 구정봉(743m)은 월출산의 제이봉으로

금수굴을 지나 올라가면 되고 큰 암벽위에 새겨진 마애불 좌상을 만날수 있지만

너무 많은것을 기대했다가는 오늘 귀가는 어려워지므로 포기해야한다

구정봉 능선을 경계로 북쪽의 날카롭고 가파른 골산은 영암군이고

남쪽의 산세가 약한 육산은 강진군이다

그러니 오늘 만난건 산 전체가 견고한 석영반암과 분암류로 구성된 바위덩어리라

영암쪽 돌산이다

 

수목이 잘 자랄수 없는 급경사의 지형을 이룬 산은 오를수록 나무는 작고 가냘펐다

정상부에 올라서니 암반은 평평하고 몇백명은 놀아도 될만치 넓었다

국립공원이 아니래도 정해진 대피소 아니고선 산불의 원인인 취사와 담배는 금물인걸 모르나

젊은얘들 몇이서 타일바닥처럼 매끈한 정상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다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월출산 정상에서 뻗어나간 능선들을 빠르게 눈에 담고

아쉽지만 정상을 뒤로 하고 돌아섰다

올랐던길로 내려 장군봉 조망점을 지나 통천문을 다시 통과했다

천황봉에서 오백미터 떨어진 경포대능선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구름다리로 향한다

점점 고도를 내려가는 하산길은 웬만하면 쉽다 생각이 들겠지만

가파르게 내리는 길은 오르막보다 넘어질까 두려워 더 힘이 든다

하산길은 가파르게 내렸다 올랐다를 반복하며 점차 고도를 낮추는데

주변의 험란한 바위를 바로 눈앞에 두고 지난다

 

사자봉을 지나 구름다리까지 구름다리에서 천황사까지도

바위길과 계단길 너덜길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단 한시도 긴장의끈을 놓지 못한채 하산해야 해서 이미 많이 지쳤다

데워질대로 데워진 몸에선 열불이 났다

얼음을 머리에 이고 입에 물고 에너지젤을 먹고 포카리스를 마시며 걸어도

주어진 시간은 바짝바짝 다가와 바위를 많이 밟은 발가락은 뻗뻗해지며

쥐가 나려한다

곡소리와 함께 힘들게 올라가 눈호사할땐 좋았다가 언제든 하산하면서

방전된 기 때문에 빌빌거리는걸 보면 아직도 체력이 모자란탓이다

작은 절인 천황사를 거쳐 영암 아리랑 노래비와 윤선도 시비를 지나

천황 탐방로 주차장으로 하산하였다

월출산 천황봉에 달이 뜬다는 노랫말처럼

전라도 남단에 육지와 바다를 구분하며 우뚝 솟아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는 월출산에서

영산강의 강바람과 멀리 서해에 바닷바람이 몰고온 뜨거운 햇빛으로

비타민 디 보충은 원없이 하고 돌아오니 산행 후유증은 빨리 극복되었다

 

조선 세조때 생육신의 한사람인 김시습은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

라고 노래했다

월출산의 속살로 들어가 전신의 근육질을 구경하는것도 좋고

멀리서 달빛에 물든 월출산을 바라보는것도 좋을것이다

크고 높아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월출산 산행은 하루 한나절만에는 부족하다

몇칠이나 지났다고 죽을만치 고통스럽던 암릉길이 새록새록 생각나는걸 보니

천하의 악산이 과연 명산이었나 보다

 

2021년 5월 초순 이 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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