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칠보산

2021. 7. 11. 13:40백대명산

일시-2021년 7월 10일 토요일 맑다 소낙비 오다 맑음

코스-떡바위-청석재-칠보산 정상(779m)-활목고개-쌍곡폭포-쌍곡휴계소

 

칠보산의 들머리는 충북 괴산 517번 지방도로가의 떡바위다

삼일전 장안산에서 비를 쫄딱 맞은 생쥐꼴로 산행한후 이틀을 쉬고

토요 산행에 나섰더니 떡바위 들머리가 시끌시끌 산꾼들로 만원이다

젊은이들 늙은이들 나래비로 줄을 서서 들머리 입구 아치문을 통과하여

데크길로 들어서며 칠보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산악회에서 추천하듯 길 건너에 솟은 군자산과 칠보산을 연계 산행할수도 있으나

더위에 젬병인 나는 하나의 산만 다녀오는것도 감지덕지다

나이들면 더운것도 추운것도 무뎌질줄 알았더니 어째 한해 두해 갈수록

더위를 못견디니 큰일이다

데크다리 아래로 제법 세찬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데

떡바위가 어느것인지 몇개의 바위를 지나치고 계곡길은 편안한 편이다

흙길에 간간히 나무계단과 돌계단으로 완만하게 오르는데

돌과 나무가 지그재그로 놓여있는것도 나온다

산행시작 삼십여분이 지나면 얕은 문수암골 계곡폭포가 나오고

다시 바위와 계단길은 점점 가파르다

햇볕볼일 없는 음지의 바위들은 초록 이끼가 잔뜩 끼어 축축하고

바위 틈새와 나무뿌리 사이길로 올라선다

산행시작 한시간만에 계곡을 벗어나 가파른 산비탈을 치고 오르면 떡바위에서 2.1km 거리의

청석재가 나온다

이곳 청석고갯마루에서 각연사까지는 1.7km 칠보산 정상까지는 0.6km 금방이다

청석재 삼거리를 지나 나무계단을 오르고 정상을 향해 가는 능선길은 시야가 트여

데워진 몸과 머리는 뜨거워도 눈이 시원하다

소나무와 바위길이 이어지고 너럭바위 조망터가 나온다

바위 가운데가 삼각형 모형으로 툭 튀어나와 중절모 바위라고 불린단다

여러명의 산꾼들이 앉거나 서서 먹고 쉬니 넓은 바위가 좁게만 느껴지고

코로나가 걱정 되어 오래 머물수가 없다

하늘이라도 맑게 개이면 좋으련만 얇은 암막을 뒤집어쓴듯 푸르딩딩한 하늘에

초록 능선만 너울 거린다

습도 높아 더운 열기로 가득찬 조망터를 벗어나 소나무 숲길로 들어섰다

노송과 어우러진 암릉 능선은 어렵지 않아 해발고도 779m의 정상에 다달았다

산행시작 한시간 삼십분만이다

칠보산은

일곱개의 봉우리가 보석처럼 아름답다는 칠보산이다

충북 괴산의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하고 있는 산이다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괴산의 삼대 구곡은 화양동구곡 쌍곡구곡 선유동구곡이다

그 중 쌍곡구곡은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마당바위(장암)의

아홉개를 일컫는다 

쌍곡 3곡인 떡바위 들머리에서 그리 많았던 산꾼들은 오며가며 부딪쳤는데

정상에도 바글거린다

안내표지판 너머 조망 바위에서 가까이에 덕가산과 멀리 악휘봉과 산너울들이

초록 물결로 넘실댄다

정상석 인증을 빠르게 마치고 정상을 벗어나려 하자 한두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어느새 그치고 구름을 뚫고 해가 쨍하다

비온뒤 솜사탕 같은 흰구름이 빠르게 움직이고 파란 하늘은 높이만 올라간다

하산길 초반은 철계단이다

가파르게 계단을 내리면서 바라보는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암릉바위 틈새의 작은 소나무 큰 소나무 죽은 소나무

찰나에 생명의 순환을 바라보려니 눈을 찌르는 햇빛이 따갑기만하다

암릉지대의 빼어난 경관을 이리저리 찍어봐도 스마트폰으론 성에 차지 않은 사진뿐이다

보여지는 풍광보다 못한 사진을 담느라고 겨우 칠백미터 하산을 삼십여분만에 하고

갈림길 안부가 나온다

이곳에서 시루봉 너머 악휘봉 가는길은 출입금지로 막혀 있고

절말방향으로 틀어 산사면으로 내려오다 살구나무 계곡길로 들어서

시원한 계곡물을 만나게 된다

점심때가 지나 바위로 미끌어지며 흘러내리는 물을 바라보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살구나무 계곡 합수점이다

물줄기가 세차게 흘러 더운김을 밀어내던 등짝은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구불거리는 계곡물을 끼고 등산로를 걷느라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장마철 비로 인해 종아리까지 물이 차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건넜다

산에 와서 맨발로 물 건너기도 처음이다

합수점에서  쌍곡휴계소까지 2.5km거리의 계곡길은 평이한데

네번이나 징검다리를 건너는 수고를 했다

폭우가 쏟아지기라도 한다면 살구나무골로 하산은 위험할수도 있겠다

신선폭포를 지나 탐방 지원센터를 빠져 나오기전에 있는 쌍곡폭포까지 구경했다

날머리인 쌍곡 휴계소 주차장으로 오는동안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하늘에 구멍이 뚫리기라도 한듯 소낙비가 내리 퍼붓는다

버스가 기다리는 날머리에 다달으니 언제 비가 왔었나

비구름 걷힌 하늘에서 뜨거운 태양이 얼굴을 드러내며 이글거린다

여름 장마라지만 종잡을수 없는 날씨는 후덕지근 돌아버릴 지경이다

군자산까지 연계산행하는 일행을 기다리는동안

계곡으로 되돌아가 물속에 들어갈수도 없고

기다리자니 몸은 끈적거리고 머리는 띵하다

변덕스런 날씨라 고생스러웠지

산 넘고 물 건너 산행하는 칠보산은 여름 산행지로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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