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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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다시
봄은 다시 산은 살아 있다 낮보다 밤이 긴 산은 살아 있다 바람불면 바람 부는대로 눈오면 눈 오는대로 옴짝 달싹 않는 나무도 살아서 한낮에 환희와 한밤의 고독에 요동친다. 천지간에 계절이 어떻게 너에게로 다가 왔는지 백설의 능선에서 격한 봄의 숨결이 들린다 2015년 3월10일
2015.08.04 -
강원도 왕산골에서
강원도 왕산골에서 차가운 백설의 잔가지 끝에 달린 겨울과 질퍽한 땅에 몸부림 치는 봄이 이별하는 소리가 들린다 심심산골 적막한 왕산골 골짜기 산 짐승도 얼어붙은 왕산골 골짜기 겨울 떠날 채비하느라 분주하다 2015년2월24일 씀
2015.08.04 -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 겨울 백두대간길을 걷고 걷다 바람 불어 흰 눈발 휘날리던 대관령을 지나니 하늘과 땅이 바람앞에 춤을 춘다. 무방비로 칼 바람에 스러지고 스러지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 있는 나무는 안개와 구름에 갇혀 죽으나 살으나 외롭고 춥다. 강원도 심심 산골에 손 시린 ..
2015.08.04 -
눈밭에서
눈밭에서 푸르디 푸른 소나무 한그루 소황병산 허허벌판 눈밭에 서 있네 함박눈 쏟아지는 대간길 길목에서 눈에 젖은 솔잎 오돌오돌 떨고 있네. 굽이굽이 돌아가는 대간길 능선에서 새하얀 그리움으로 오던길 잊으라 하네. 2015년1월30일씀
2015.08.04 -
오대산 능선에서
오대산 능선에서 먹물 번진 산 자락에 햇살 한줌 내리쬐면 자작나무 흰옷으로 갈아 입고 곱게 써내려간 연서 바람속에 날리 운다 눈물 번진 산 그늘에 투명한 하늘만 반짝일뿐 서릿발 찬 겨울 텅빈 나무가지에는 홀로 남은 외로운 겨울새가 울고 간다
2015.08.04 -
가을은 떠나고
가을은 떠나고 온몸 다 바쳐 피어낸 억새꽃 초 겨울 바람이 떨어 뜨렸다. 뽑히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가슴으로 등으로 기대서서 고단했던 축제의 향연이 끝났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 꽃잎 떨궈내고 남은 쓸쓸한 가지 가을은 하얗게 멀어져 간다 잔물결에 희미한 햇살 하나 띄운 겨울..
201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