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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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가을
북한산의 가을 그대여, 비 보내고 바람 맞으며 단풍길 걸어본 적 있나요? 가을 향기 흐르던 날, 빗물 자욱 남긴 뒤틀린 산길을 빗물 무늬 부서질까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쏟아지는 태양이 그리운 날, 당단풍 노란단풍 불타는 산길을 단풍 울음 쏟아질까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
2015.02.16 -
남산
단풍길에서 춤 추고 노래 부르며 걸어도 좋은길을 오랜만에 걸었습니다 시월이 다 간다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휙휙 지나가는 세월속에 오후 태양은 머리에서 어깨로 내려 앉습니다 차와 이야기가 있는 다담에뜰 마당에 여행작가 사진전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기다림과 절제로 피워낸..
2015.02.16 -
불암산 소나무
소나무 뒤틀린 삶이 모질더라도 너는 울울창창 하늘을 찌른다 짓밟고간 자리에도 붉은 줄기 닳아 끈질긴 무한한 생명이 흐른다 하늘 향해솟은 나무 그늘아래 그대 그리움 솔향기 같구나. 2014년3월23일 씀
2015.02.15 -
청계산
산이 거기 있어 봄을 부르는 바람이 살랑 거리는 오후, 개나리 진달래 없는 청계산에 올랐다. 아름다운 그녀들과 셋이서, 눈송이 날리던 청계산과 꽃송이 날리던 청계산에는 양지는 희뿌연 먼지와 흙탕길이고 음지는 허옇게 남은 분칠과 얼음길이다. 너나 나나 삶처럼 돌고 돌아, 겨울산..
2015.02.15 -
소백산
은빛 물결 겨울산아 백두대간 기상이 흘러 흘러 아늑한 품으로 빨려드는 산줄기야 안개인 세상에 안개 아닌 존재 없다 솟구치는 생명이 넘쳐 넘쳐 알몸으로 영롱한 인고의 산가지야 구름인 세상에 구름 아닌 존재 없다 성스러운 기운이 굽이 굽이 잠에서 깨어 만물을 적시고야 바람인 세..
2015.02.15 -
눈길에서
눈길에서 파란 햇빛이 쏟아진다 풍경을 찍어내듯 찰칵 찰칵, 내 눈을 찌른다 잔설가지 흔들려 눈발이 와 닿는다 아이젠을 찼다 뗐다, 차가운 눈길 위를 걷는다 등짝과 목덜미에 땀난다 심장은 뜨거워 헐떡 헐떡, 숨이 가쁘다 계절은 입춘이고 몸은 여름이다 숨 고르기 휴유 휴유, 눈이 덮..
2015.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