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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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분수 쇼 별빛이 사위어 가는 밤 한줄기 달빛이 희미하게 흘러내려 숨가쁘게 재촉한 삶의 포말이여, 위로 아래로 헤엄치고 둥글게 뾰족하게 파도를 넘는 무지개 꿈이여, 사랑샘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물결따라 눈과 귀를 여는 찬란한 보석이여, 그대는 외로운 벗 이여라.
2013.11.16 -
우중의 남산
우중에 남산 비 내리는 여름밤, 렌즈의 유리는 흐려진다 물먹은 접시꽃잎이 붉어진다 푸른 나무가지가 파르르 떨린다 산새가 젖은 날개를 파닥인다 빗소리 우산위로 배어난다. 비 내리는 여름밤, 바람과 먹구름 이고 내려오니 불나방 나부끼는 가로등이 반짝인다. 예전에는 몰랐다. 축축..
2013.11.16 -
칠월의 공원
칠월의 공원 1 어제 내린 장마비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불볕 더위로 기승인데 공원을 수놓은 온갖 꽃들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푸른 녹음으로 변해가고 있다. 쓰레기 더미위에 피어난 꽃과 푸른 억새풀이 수줍음과 설렘으로 한줄기 바람에도 흔들려 살갗에 부딪칠때 오늘도 나는 마음..
2013.11.16 -
남산의 꽃
남산의 꽃 1, 하지도 지내 쁘린 유월 스무나흐레 어스름 어슬렁 시나브로 하나둘 셋넷 모여 걸응게, 바람이 살랑살랑 바지가랭이 사이로 들어 더우도 잊어 뿌리고 참좋다. 올때마동 틀리다는 이곳에 올라봉게 어따매 이쁘고 순박한 고향 촌년꽃 때깔나는 서울물 먹은 요염한년꽃 고향을,..
2013.11.16 -
설악산
설악의 계곡에서 스물스물 피어오른 구름바다 한가운데 산모퉁이 돌아보니 연기처럼 자욱하게 몰려오는 그리움이 산자락에 걸려 있고 전설처럼 눈멀고 귀멀은 산신령 얼굴이 산자락에 걸려 있노라. 올라갈때 숨차고 내려올때 무릎아파 바람골에 앉아보니 만나고 헤어져 아득한 깊은 산..
2013.11.16 -
산목련
산목련 목련꽃 봉오리는 떨구지 못한 무슨 번민과 증오 있길래 이제야 하나 둘, 툭 툭 터지고 있나, 허무하게 무너지고 마는 봄날의 인연 실바람만 불어도 하얀 영혼 흔들려 자주빛으로 적셔진다.
201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