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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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가을 바람 서늘한 바람, 강물따라 흐르네. 풀 냄새 상큼하고 비릿하다 등어리에 새끼 업고 뛰던 메뚜기 간데 없고, 콩가루 잔디 되었네. 운좋은 메뚜기 가족 길건너 푸른 풀밭에 놀고 있네.
2009.09.17 -
결혼식
어젯밤 치뤄진 한쌍의 결혼식은 선상의 예식처럼 아름다웠고 하객은 성스런 여신의 들러리라.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 한쌍을 전하는 숙명의 인연은 영원하리라. 둘이 하나됨을 만천하에 알리고 긴여로를 같이 가는 길동무니라. 행복했던 기억을 길게 늘려 고통의 순간이 와도 결코 낙..
2009.09.03 -
이별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그럼 이별은 사랑의 열매란 말인가, 아님,또다른 사랑을 갈망 하란말인가, 장례식장이 산자들의 사교장이고,잔치라더니 나도 속물되어 국에 밥말아 꾸역꾸역 먹고, 과일먹고 떡도 먹었다. 어쩜,살아있는걸 확인이라도 하듯 ..
2009.08.21 -
떨어진 인동초
가녀린 줄기로 엄동설한 모진풍파, 맞고도 피운꽃은 팔월의 한낮 뙤얕볕에 시들어 버렸다. 남녘의끝 바다 작은섬에 후에 길이 빛날 후광이 태어났네. 일제 식민지 시대 자라난 애국심은 한반도 사랑 시작이었네. 군사독재 시대 연금 투옥 망명 사형선고, 숱한 시련에도 꺽이지 않았네. 집..
2009.08.20 -
달맞이꽃
바람같이 왔다 구름같이 사라지는 님, 그리워 오늘밤도 기다리네. 달빛 그늘에 가려 칠흙같은 어둠속에 님, 그리워 가는길 밝혀주네. 기다리다 지쳐 노란꽃잎만 남은채 님, 그리워 오는가,목을 빼고 서있네.
2009.08.18 -
새벽강
잠들어 있는 새벽강을 본적이 있는가? 회색빛 뿌연 안개속에 아직 잠들어 있다. 누가 깰세라, 벗겨진 이불자락을 끄집어 대는 소리에도 숨죽여 엎드린다. 어둠속에 갇혀버린 저강물은 기다리고 있다. 밝아오는 아침을.... 전날 검푸르게 성났던 새벽강에 잔잔한 숨소리만 들린다.
2009.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