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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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여름이 길다. 담쟁이도 길게 길게 줄지어 늘어졌다. 강변으로 나가는통로 계단까지 푸르고 통통하게 살찐 덩쿨이 뻗어 오른다. 몇십년을 버티고 서있는 굵은 소나무도 칭칭감고 목을 죄고 오른다. 가냘픈 전기줄까지 가만 나두질 않는다. 그놈은 뻔뻔스럽다 못해 익살스럽기까지 한다. ..
2009.08.16 -
노란붓꽃
연두빛이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더니 넌, 드디어 노란 희망을 피웠다. 검푸른 질곡에 승리하듯 넌,단단히 뿌리 내렸다. 달콤한 유혹이 다가오더라도 넌,그토록 당당 하리라.
2009.08.16 -
인연
그대들과 인연은 이미 예견되었거늘, 배부르고 잘나갈때만 인연이라 여기지말고 슬프고 외로워 숨고 싶을 때도 그놈의 인연이란 단어로 어루 만져줄수만 있다면, 이 세상 살아가는 발걸음이 조금은 쉬어지지 않을까? 어디선가 지금도 어려운 인연 만나거든 그대들 손으로 어루만져 주게..
2009.08.16 -
풍납토성
흔들리는 한강물에 궁궐 드리우면 용궁되던 옛 성은 어디가고, 닭장 처럼 들어선 아파트에서 내뿜는 열기만 가득하네. 두둥둥 두둥실, 백제의 영화가 아지랑이로 토성길을 휘감아 돌면, 산책하는 발걸음도 가볍네. 악악 대던 매미도 잠들어버린 고요한 풍납토성에 우르르 쾅 쾅,쾅, 한맺..
2009.08.16 -
한강 3
이강을 건너면 이제 간다. 꽃배를 띄울수없다면 풍덩 빠져서라도 간다. 그리워 그리워,불러도 들리지 않을때까지 간다. 몸과 마음이 갈라져 보이지 않을때까지 간다. 뿌리 내려 피는꽃이 되도록 기운 주고 간다. 2009년 7월
2009.08.02 -
세미원 가는길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 미워도 만나고 좋아도 만나는 두물속에 풍덩 빠진 양수리에 가면, 은은한 향기로 바람을 일으키는 연꽃밭이 있다. 연인들의 속삭임에 놀란 수련은 물위로 납작 엎드리고, 위풍당당한 키 큰 연꽃은 마지막 꽃잎을 붙들고 애닮아 한..
2009.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