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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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진 길
휘어진길 물줄기 산줄기 줄기 따라 걸어간다 바람도 줄기 따라 내게왔다 네게로 간다. 이리저리 소용돌이치며 부딪쳐도 휘어진 허리 이길밖에 없어 이길로 간다.
2015.12.18 -
구름속에 핀 꽃
구름속에 핀 꽃 물들었던 가을이 지나가는 요란한 소리 구름곁에 서서 바람앞에 나왔던 햇살 한줌 차디찬 구름이 빼았았다. 산마루 구름 언덕으로 넘치는 바람 날라와 얼얼한 뺨에 붙어 찬바람 불때 마다 파르르 떨며 죽어가는 풀잎이 겨울옷을 입었다. 잠시 들렀다 가는 오색 단풍 정거..
2015.11.30 -
소백산에 올라
소백산에 올라 소백산맥 고갯길에 단풍 떨어졌다 꽃 피는 시절 다가고 꽃 떨어져 슬픈 십일월 가을 안개가 첩첩 산중 마루금을 휘어감아 구름속에 갇힌 상월봉 국망봉 비로봉 봉우리에 올라보니 휘돌아치는 바람소리 가을들풀 울음소리 가을보내고 겨울이 스며드는 소리 들린다 때론 두..
2015.11.17 -
단풍 나무 아래에서
단풍 나무 아래에서 텅비어 바스락 거리는 가을길에 단풍잎도 물들고 너와 나도 물들었다 바람 한점에도 바르르 떨다 나뒹구는 단풍잎아 청춘가고 황혼길에 어짜자고 더 불타 오른단 말이냐, 니 몸 전부를 불태우고 파란 하늘아래 가을을 쏟아부으면 황홀한 기쁨과 차디찬 슬픔을 어찌 ..
2015.11.13 -
부석사의 가을
부석사의 가을 안개비에 젖은 낙엽들이 우수수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어 가면 일주문을 넘어 당간지주 버팀돌과 마주치고 천왕문을 통과한다 사천왕과 대면하고 미륵정토 도솔천을 향해간다 아홉단의 석축 돌계단을 밟고 요사체와 범종루 안양루 무량수전 위에 올라 극락세계에 도달..
2015.11.04 -
가을
가을 녹색 풀이 무성했던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푸른 산마루에도 붉게 물들었다. 하늘과 대지와 우주에 가을이 가득 차 올라 풍성한 영혼으로 맺은 열매 하늘에 걸린 구름마저 가을 속에 풍덩 빠졌다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는 길 위에 서서 나도 물든다
201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