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녹음이 진해져가는 유월 초여름 청계산에는
때아닌 이른 더위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 쬐었다.
청계산은
서울 서초구,경기도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에 결쳐있는산으로
청룡이 승천했던 곳이라고 해서 청룡산이라고도 불리기도 하고
풍수지리학적으로 관악산을 백호 청계산을 청룡이라하여
'좌청룡 우백호'의 개념으로 해석하기도 한단다.
청계산은 이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맑아 청계라는
이름이 붙은것이라는 짐작일뿐 확실한 기록은 없고
푸른물줄기와는 다른 청계(靑鷄)푸른닭이라는 뜻이다.
높이 618m인 주봉인 망경대를 가우데 두고
북쪽 줄기에는 옥녀봉(375m)매봉(582,6m)
남쪽 줄기에는 이수봉(545m)국사봉(540m)
서쪽줄기에 또다른 매봉(368m) 동쪽으로는 천림산(봉수대323m)등
많은 봉우리를 거느린 큰산이다.
맑고 깨끗한 곳은 선비들이 즐겨찾아 고려말 삼은의 한분인
목은 이색이 이산에서 숨어살았고
조선조 연산군때 일두 정여창도 이산자락에 숭어
그의 스승인 점필재 김종직과 벗인 한훤당 김광필등이
연루된 무오사화를 애견하고 이산에 은거하여 목숨을 건졌다한다.
추사 김정희도 제주 귀양살이를 마치고 옥녀봉 아래에서 만년을 지냈다.
풍수지리적으로 좋다는곳은 사람들로 들끓어
청계산 자락에는 마을이 형성되어있고 음식점도 많다.
산딸기
이건 뱀딸기
지천에 먹을것이 널려있어도
산에서 나는 나물이나 과일은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그날 나도 산딸기를 두개나 따서 먹었더니
덜 익은것은 시큼털털 익은것은 달콤새콤 맛있었다.
청계산 중턱 성남시 서북방 7km에는
충혼탑이 서 있다.
선국선열의 영혼을 기리는 유월에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살다간 영령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안되면 되게하라는 특전사 공수 250기는 3주간 지상 훈련을 마치고
1982년 6월1일 자격강화를 실시하기 위해 공군 수송기(C-123)에 탑승하였다.
강하장으로 이동중 짙은 안개로 방향을 잃은 공군 수송기는
청계산 상공을 비행하던중에 추락하고 만다.
53인 유해는 동작동 현충원에 안치되고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충혼비는 청계산에 건립 되었다.
정상처럼 보이는 이 높은 곳은
오히려 매봉에서는 안보이는 전망이 훤히 트여
잘보인다.
582,5m의 매봉에 도착해 기진맥진 하였으나
예전에 한번오고 힘들어 다시는 오지 않겠다던 곳을 밟아
나도 모르게 뿌듯해 웃음꽃을 피웠다.
술한잔 안마신 나는 오이를 안주삼아 동동주 한잔하는
늙수구레한 남정네들보다 오히려 술에 취한 사람처럼 벌겋다.
"내 아무것도 가진것 없다마는
머리위에 항시 푸른 하늘 우러렀으며
이렇듯 마음 행복되노라."
유치환의 싯구처럼
청계산에 올랐다 가는 이에게는
지금 내마음이 흔들려도 붙잡을수 있고
청계산의 청(靑)처럼 영혼을 푸르게 할 수 있을것이다.
글,사진,-李 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