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전
감독-장훈
출연-신하균,고수,이제훈,류승수등
외세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우했던 시대가 있었다.
한국전은
미국과 소련의 강대국이 주도 했던 냉전체제 아래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패권을 다툰 이념전쟁은
남과 북을 금을 그어 아직 정전으로 남아있다.
1950년 6,25일 시작되어
1951년 1,4 후퇴와 51년 휴전협상시작으로 끝날줄 알았던 전쟁은,
전쟁중 총 400여만의 사상자중 협상 2년동안에 300만의 사상자를 내고도
엄청난 전쟁고아를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전쟁영화가 아니라 전장영화가 될것이며
전쟁보다는 사람이야기로 남고 싶다는 감독의
영화는,
실제 철의삼각지 동부전선 395고지에서 벌어진 하루에도
서너번 고지의 주인이 바뀌면서 민둥산이 되어갔던
백마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백마고지라 부르는 전투를 배경삼아
2009년 산불이 크게 났던 해발 650m 백암산을
전쟁터로 세팅한 자연세트장에서 전쟁은
실제 상황과 흡사해 충격적이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의 난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되고
아군의 편지봉투에 발견된 북한군의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강은표(신하균)은
전쟁이 일어나자 학사장교로 참전한다
그후 국군 방첩대소속으로 임관하여 근무하던중
악어중대에 북한과 내통하는 첩보자를 색출하러
53년1,15일 동부전선10사단 3연대 1대대 1중대
일명 악어중대 3소대로장으로 부임한다.
그곳에서 이년전 실종되어 죽을줄로만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를 만난다.
이년전 유약한 학생이었던 이등병 수혁은 중위로 승진되어 있고
악어중대의 명성과는 다르게 군인들은 춥다고 북한군복을 켜입는 모습과
몰핀을 맞아가며 사는 청년 신일영(이제훈)을 대위로 부르고
넋이 나간 상태로 부대를 돌아다니는 병사와
북한에서 태어나 독립군출신인 양효삼상사(고창석)
전선야곡을 불러 남한군과 북한군에게 인기있는 막내이등병 남성식(이다윗)
그리고,
내부의 비밀 초소안에 숨겨진 보물상자에서 꺼낸 화랑담배와 술,초코렛,편지등
모든것이 혼란스럽고 의심쩍하지만 알아낼것은 없고
은표와 수혁도 고지 탈환 작전에 투입되어진다.
뺏고 빼앗기는 고지에서 신임 중대장의 무리한 고지 탈환으로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사사건건 자신의 의견에 반기를 드는
악어중대의 중사 오기영(류승수)에 못마땅한 중대장이
중사에게 사살위협을 가하는 순간 수혁은
중대장을 쏴버린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관의 죽음에도 표정없는 중대에게 은표는
전임 중대장의 죽음도 수혁을 의심하지만 찾을길이 없다.
중대원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능력자는 즉결사살 되어도 정당한지
살기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해야하는 이곳 악어부대에서
살아 남으려는 자들을 은표는 비난할수도 없다.
과연 그들 악어부대는 어떤일이 있었던가,
1950년 8,17일 포항에서
인민군이 추격하는 앞에서 후퇴하는 악어중대 1소대원이
상륙함에 먼저 올랐다.
배에 탈수있는 인원은 한정 되어있고
뱃전을 잡고 오르려는 2소대원을 어느 한소년이 따발총으로
아군이 아군을 전멸 시킨다.
소년은 자살하려 했으나 수혁이 막았고
악어중대로 오게되어 대위로 진급하지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잊을수없어 몰핀중독자가 되어버려
감정을 드러내놓고 웃고 울지도 못하는자가 되었다.
사람을 괴물로 만드는게 전쟁이다.
고지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도 계절은 바뀌어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번갈아가며 남한이 점령했던 고지는 북한도 점령하고 있었다.
고지동굴안에 다시 올때를 대비해 신발이나 음식을 넣어두었던 어느날
열어보니 똥만 가득했던 때도 있고
남한군은 화랑담배와 전선야곡 가사를 넣어두면
북한군은 고향에 보낼편지와 술,성냥등을 넣어두고
차태경이라는 북한의 여인도 알게되는
그들만을 소통이 있었다.
"내가 수많은 사람을 죽여서 지옥에 가야되는데
여기보다 더 지옥이 없어서 그냥 여기서 산다"는수혁의 말대로
전쟁터는 지옥이다.
지옥같은 전쟁터에서 모두들 떠나고 싶지만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남 북한 군인들은 빨리 휴전이 되길만 바랄뿐이다.
1953년 7,27,오전 10시
유엔군측 수석대표와 공산측 수석대표가 국어,영어,중국어로
전문 5조 63항의 휴전협상 조인식에 참석한다.
53년 1월 서울에서는 북진통일을 하자는 현수막을 들고 시가 행렬을 하지만
한미 상호방위조약카드와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정치적거래로
삼팔선을 그어 분단되고 만다.
이로써 휴전협정 개시 2년 전쟁발발 3년 1개월 2일만인
37개월간의 싸움은 끝났다
그러나,휴전효력이 발생하려면 남은시간은 12시간후란다.
영화는,지루하지만 엔딩을 앞두고 하이라이트는 뜨겁다.
몇십만마리의 알을 낳고도 한두마리만 살아남아 늪을 지배한다는 악어답게
끝까지 살아남자는 악어중대와
칠월 무더위를 뚫고 북으로 돌아가며 전쟁은 이제 끝이라고
다정하게 인사까지 나누던 인민군부대는
앞을 볼수없는 짙은 안개가 걷히자 전쟁은
다시 죽여야 사는 살육전이 된다.
안개속 인민군부대에서 들려오는 전선야곡은
남한군인들 모두 합창으로 애록고지가 울려 뭉끌하였다.
가랑잎에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소리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
단잠을 못이루고 돌아눕는 귓가에
장부의 길 일러주신 어머님의 목소리
아 그목소리 그리워
들려오는 총소리를 자장가삼아
꿈길속에 달려간 내고향 내집에는
정안수 또놓고서 이 아들의공 비는
어머님의 흰머리가 눈부시어 울었던
아 쓸어안고 싶소
왜 전쟁을 하는지 이유도 모르는 애꿎은 젊은이들만 총알받이로 숨져
애록고지는 피비린내로 진동하는 날이되고 말았다.
총을 맞고 나서 2초뒤에 소리가 나서 2초라는 별명을 가진
북한군 저격수 차태경은 중대원의 막내 성식을 한번에 숨통을 끊지않고
고통스럽게 어깨 팔다리 서서히 죽이고
내심 여인으로 가슴에 품었던 수혁마저 죽인다.
북한군 2초를 대검으로 찔러죽이는 남한군 은표역시
잔인하긴 마찬가지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려 많은 사람을 죽여야했던
남북의 두장교는
"전쟁에서 이기는것은 살아 남는것이다
우리는 빨갱이와 싸우는것이 아니라 전쟁과 싸우는거야."
"내래 처음에는 싸우는 이유를 확실이 알고 있었다.
근대 이제는 잊어버렸다."
고지전에서는 모두가 죽어야 끝난다는 영화의 선전문구답게
주인공인 은표만이 살아남아 시체로 산을 덮은 고지를 걸어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난 매일 기도해 누구든 모두 죽게 해달라고."김수혁의 말마따나
산사람이나 죽은사람이나 죽은거나 마찬가지인 전쟁 없는세상이
되길 바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