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4월18일 금요일
유럽의 맑은 공기위로 좌외선이 직통으로 쏟아지는 오후
샤보야 파크 트램역에 있는 Auchan 매장에 장보기 하러 나섰다.
집에서나 나와서나 먹고 사는게 가장 큰 문제이다.
내 키 반토막만한 냉장고가 텅 비어가고 있다.
닭고기,돼지 갈비 빵 쌀 고구마 고추가루 무우 피클,
서양 상치와 로마 여행시 먹을 말린 자두와 살구를
사들고 집에 돌아왔다.
매장이 너무 커서 한바뀌 돌아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줄 모르는데
모든 제품이 도통 못알아먹는 헝가리말로 적어 있어
또 어디다 어떻게 쓰는지 알수가 없어 아는 것만 사고 나오는데도
두시간이 훌쩍 넘어 버렸다.
저번에 샀던 통닭은 찔겨 닭다리만 샀더니 값도 오히려 씨고
고기맛도 훨씬 낫았다.
그리고,쌀은 금방 밥을 해서 봐도 아주 날라 다니게 생겨
찰지고 오동통통한 철원쌀맛이 그리워진다.
물을 아주 많이 넣고 밥을 해도 길쭉길쭉한 안남미는 뻐스르한게
밥알 한개 한개 입안에서 맴돌다 삼켜야 한다.
일킬로에 이백포린트가 채 안되는데 여기 사람들은 오히려 값싸고
길쭉한 안남미를 선호하여 그게 더 잘 팔린다.
안남미는 도저히 못먹겠다는 남편땜에 우리는 안남미의 두배가 넘는
일키로그램에 사백오십사 포린트를 주고 사 먹는다.
헝가리돈 일포린트가 우리돈 오원이란다.
유로는 일유로가 우리돈 천사백원이고 또 프라하는 얼마라고 하고
전 유럽이 통합되었다더만 아직 돈 계산은 따로따로 하는 모양이다.
기차타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선을 넘어가니 개찰하는 모습도 달랐다.
헝가리는 펜으로 쓰고 오스트리아는 기계로 찍고
한때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중제국으로 한나라여서 그런지
사람들 여유있는 행동과 선한 눈빛 모습은 비슷했다.
정치 경제 상생만 할뿐 각각 지나라들 자존심 때문인지 말도 돈도 각각이다.
우리돈도 동그라미 네개만 넘어가면 나는 셈이 안되니 곱하기 까지 하려다
뇌졸증 오게 생겨 일찌감치 포기하고
돈계산은 물건값으로 돈을 주고 받기만 하지
내옆에는 남편이 계산기처럼 서서 검열하고 통과를 시킨다.
고추가루가 있다니 헝가리에서 김치 담기에는 젓갈만 공수하면
누워서 떡먹기만큼 쉬운일이다.
한인마트에 우리의 멸치 액젓도 있었다
무우 두개를 사서 나박 깍두기를 담궜는데 무우가 큰 오이만하게 생겼다.
작아도 단단한 마늘과 양파는 향이 강했다.
물러터지는 우리 마늘보다 윤기가 반지르하게 흐르는 헝가리 마늘을
사가고 싶은데 그런걸 사간다고 미쳤다고 할까봐 생각만 했다.
암튼 헝가리에서 밥해먹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헝가리 살림살이를 하는중이다.
내일 오후에 로마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간다니
또 짐을 꾸려야 한다.
행여 비행기 안으로 먹을것을 들고 타면 잡아가는줄 알고는
사탕 몇알하고 껌한통만 가지고 들어가 몇시간을 기다리는 중간 경유지에서
사탕만 빨고 다니던 프라하 공항이 생각났다.
비행기 갈아타려고 기다리다 배는 고픈데 돈은 없고 할수없이 카드로
비싼 샌드위치와 워터면 다 워턴인줄 알았다가 집어든게 톡 쏘아대는
탄산가스물을 마셨다.
이번에는 빵 한개씩을 베낭에 넣고 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