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4월30일 수요일
지원이가 삼년전 엘데대학에 헝가리 정부의 장학생으로
유학 왔을당시 처음 기숙사 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인 에네트가
집에 오는 날이다.
한식의 대표인 불고기와 잡채를 하기로 하고
샤보이 파크에서 장보기를 하여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트램안에서 해맑은 초등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메일로 전송해주기로 한 사진은 메일 주소가 틀리다는 문자만 뜨고
보내지지 않아 기대하고 있을 어린아이들이 맘에 상처를 입게 되었을까
속상했다.
judit@.com play라고 적어주던 꼬마가 눈에 선한데 아쉽다.
다시 judit@com play.net로 보내보니 전송되어졌다.
어딜가나 어린 새싹들을 싱그럽고 이뻤다.
우리가 하찮다고 여기는 미물일지라도 뭉클뭉클 피어나는
생명이 느껴진다
우리처럼 불고기요리를 하지 않으니 얇게 저며진 고기가 없어
일일히 고기 다지는 일이 힘들었다.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간장으로 양념하고
잡채는 당면을 삶고 당근 표고버섯 돼지고기 시금치 양파를 볶아
간장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하였다.
이국땅에서 한국음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고
서울에서보다 맛은 떨어졌고 고기는 질겨 불고기감이 아니었나 보다.
더욱 신기한것은 여기도 우리의 치마상치가 있었는데 한송이에 천원정도로
조금 비쌌다.
냉동 대구포를 포떠 밀가루 묻히고 계란으로 옷을 입혀 대구전을 준비하고
삼십분 운동하고 오니
에네트는 정확히 약속시간 일곱시 십오분에 지원이랑 만나서
꽃다발과 헝가리 와인인 토카이 한병을 들고 들어왔다.
여기에서는 남의집에 방문할시에는 꽃과 음식 또는
와인을 들고 오는것을 예의로 여긴다.
눈코입 윤곽이 확실하게 이쁘고 날씬한 에네트는 한눈에 봐도 정직하고
착한 사람으로 보였다.
젓가락질은 처음 해본다는 에네트는 처음 맛본 된장찌게 잡채와 질긴 불고기에
밥한그릇을 다 먹고 아홉시 넘어 돌아갔다.
내일은 체코 프라하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