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22차

초록별에 부는 바람 2015. 9. 16. 14:58

 

일시-2015년 9월22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구룡산 구간 북진

코스-도래기재-구룡산(1345.7m)-신선봉-차돌배기-석문동 애당리

백두대간길 12.6km+접속구간 4km=16.6km  6간 40분 걸림

 

 

 

 

태백 준령을 잇기 위한 백두의 차량은 구불구불 오르막을 돌고돌아

오늘의 들머리인 도래기재에 도착했다

차멀리로 입덧할때처럼 속이 울렁거려 차 밖으로 정신없이 튀어 나와서도

어질어질 개운치가 않다

휴계소에서 아침으로 먹은 인절미가 잘못된건 아니고 한참만에 시원한 트림과 함께

개운해졌다

땅보다 하늘이 더 가까워 보이는 태백으로 들어오는길이 이렇게 힘겨운데

조상들은 험한 고갯길을 걸어서 어찌 다녔는지 파란 하늘위에 흰구름은 말없이

둥실둥실 떠가고 오전 햇살은 눈부시게 찬란했다

도래기재는 서벽리 북서쪽 2km의 거리에 있는 마을 이름을 따와서

도래기재라고 한다

도래기 마을에는 조선시대 역이 있었기에 역촌 마을이라하여 도역리라 부르다가

이것이 변음되어 도래기재로 통용되었다 

경북 동해안과 내륙을 거쳐 경기도와 서울 등지를 잇는 보부상의 길이었으며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와 우구치리의 경계이다.

재 넘어 우구치리는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 모양과 닮아 우구치라 불린다

도래기재 능선 좌측 영월 삼동산지역에 일제 강점기때부터 금광이 생기면서 외지인들이 살게 되었고

능선 우측 춘양면에는 금강송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영동과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벌목하여 영동선인 춘양역에서 실어나르는 소나무를

양목이라 하여 최고로 여겨졌다

춘양목은 동해안 울진까지 올라와 있는 해송과 내륙의 육송이 자연 교잡된

종으로 보고 있다

대나무처럼 쭉쭉 자라면서 몸통속 부분인 심재율이 높고 나무가 터지거나 갈라지는

수축률이 낮다고 한다

나이테의 너비가 좁고 비틀어짐이 거의 없으며 결이 곱고 윤이나 궁궐이나

대궐집을 짓는데 쓰였다

 

해발 구백여미터의 도래기재에서 오르자 마자 임도 고갯길을 지나치고 나면

꾸준히 오르막을 오르게 된다

구룡산을 향해 한시간여 오르다 보면 두번째 임도가 나오고 쉼터를 지난다

선두 그룹에 따라 붙었더니 시작부터 입이 마르고 땀은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얼음물로 목을 축이고 나서 내 능력대로 걸음걸이를 늦춰 걸으니 이제사

숨 쉬는게 편안해졌다 

1265봉을 지나 구룡산 까지 계속 올라 마침내 오늘의 최고봉인 1344m의 구룡산이 나온다

도래기재에서 구룡산까지는 5.5km로 구룡산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다

구룡산은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다

태백산과 옥석산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으로

태백산 청옥산 각화산 옥석산과 함께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갈라져 나가는곳에 있다

이산에서 발원하는 하천들은 남북으로 흘러서 가각 낙동강과 남한강으로 이어진다

아홉마리 용이 승천하여 구룡산이라 하는데 용이 승천할때 어느 아낙이 물동이를 이고 오다

용이 승천하는것을 보고 "뱀봐라"하면서 꼬리를 잡아당겨 용이 떨어져 뱀이 되어 버렸다는

전설이 있는곳이다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고 점심을 먹었다

초가을 임에도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하는 뙤얕볕이 머리꼭대기로 뜨겁게 내리꼿혔다

가끔씩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없다면 고생길이 더 힘들어 질것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더만 나는 늙어가는 마당에 고생길인 백두대간길 걷기를

돈 들여가며 사서 고생하고 있다

 

구룡산 정상에서 좌측으로는 민백산으로 이어지고

백두대간길은 동남쪽으로 휘어져 이어진다

구룡산에서 내려서면 산불 방지로는 다소 좁은 이미터 내외의 방화선으로 연결된 대간길로

들어서게 된다

방화선은 태백산 폭격장 때문에 설치했다 한다

1231봉인 경석봉을 지나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여 곰넘이재에 도착했다

곰넘이재는 참새골 갈림길이라고도 하고 실두재라고도 한다

여기서부터 차돌배기까지는 6km 체력소모가 많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진 초록 소나무 사이로 낙엽송의 옷 갈아 입는 가을소리가 들리고

물기 없는 노르스름한 이파리가 가벼운 실바람에도 파르르 떨린다

 

방화선이 끝이나고 서서히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묘지가 나오고

넓은 산죽길로 들어선다

허리까지 닿은 산죽 이파리들은 싱싱하여 옆구리를 마구 찔러댔다

신선봉 오름길은 급격하여 숨을 몰아쉬고 올랐다

신선봉 정상에 또 묘지가 나온다

하늘과 가까운 태백산 능선따라 곳곳에 있는 묘지가 예사롭지 않아

후손들이 성묘라도 할라치면 큰맘 먹고 태백을 오르내려야 하는 산꾼들이나 가능할게다

신선봉 정상에서 대간길은 급격하게 동남쪽으로 꺽인다

오른쪽으로 꺽어서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수십번 용이 꿈틀대는 형상으로 이어진 대간길로

마침내 오늘의 대간길 마침표인 차돌배기에 도착했다

 

차돌배기 삼거리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 베낭 벗어 던지고

나무 의자에 벌떡 누워 버렸다

일행들 모두 내려가고 남은 인원은 달랑 네명뿐이라 편히 쉴틈도 없이

남은 떡 조가리를 입에 넣고 이온음료로 목을 축인다음  다시 발길을 재촉해야 한다

여태 걸은 백두대간길 12.6km를 빼고서도 남은거리인 애당리에 대기하고 있는 차까지는

4km 하산길이 만만치 않다 

차돌배기에서 전번에 남진해서 걸었던 대간길은 북으로 이어지고

남으로 뻗은 능선길은 각화산으로 이어진다

하산길인 석문동은 전설적인 이상향인 자개동 석문의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애당리 골짜기에 있는 자개동은 가상적인 이상촌으로 난리가 없고 평화롭게

살아갈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상촌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석문을 걸쳐야 들어가는데 석문은 양쪽의 큰 바위로 되어 있어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인 자시에 열리고 밤1시에서 2시인 축시에는 닫힌다는 유래로

자개동 석문을 따서 석문동이라 한단다

태고적부터 험한 이길로 천제단에 올랐다 하고 조선시대에는 단종 비각 참배를 다녔던길이었으나

해방 이후 끊겼던 길을 군과 주민들이 두절된 옛길을 복원하여 등반길로 만들었다

태백시 당골을 통해서만 오를수 있는것으로 알았던 태백산 등반은 석문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까만색 큰차를 운전하는 기사 아저씨가 무서워 내리막길을 쉼없이 내려왔더니

앞서거니 뒷서거니 예정시간보다 십여분 초과 되었다

이 길은 가파르고 위험하여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은 길이다

 

하늘길 바람길

 

산 바람 산들거리는 태백의 준령에 들어서

해뜨는 하늘 바라보고 올라

푸르름이 온몸을 적시도록

하늘길을 걸어 가네

 

산새와 풀벌레도 조용한 인적 드문 산속에서

해 저문 하늘 바라보고 내려와

노르스름한 고통을 녹이도록

바람길을 걸어 가네

 

봄 여름 가고 가을이 오면

하늘길 바람길은 단풍길 되어

황홀한 절정을 살다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