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주도

초록별에 부는 바람 2016. 10. 1. 10:05

 

 

일시-2016년 9월28일 수요일~9월 30일 금요일 비와 바람 그리고 안개

장소-제주도

코스-김포 공항-제주 공항-하얏트 호텔 석식후 일박

      호텔에서 조식-올레길 7코스-해안도로 드라이브-전복 해물탕 점심-해안도로 드라이브-풍차다리 산책후 갈치조림 석식-하얏트 이박

      호텔에서 조식-올레길 8코스 산책도중 폐쇄된 도로로 우회길을 못 찾아 홍가시나무길로 이동했으나 폐쇄되어-상판악거쳐 비자림 구경후

      돈사돈에서 돼지구이 먹고 제주공항-김포공항에서 귀가

누구랑-여고 동창들 

 

 

'먼 바다 푸른 섬하나'

"먼 바다 푸른섬 하나 아름다운것은

그대 두고 간 하늘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중략-

먼 바다 푸른섬 하나 아름다운것은

내가 견딜수 없는 수평선

끝끝내 닿지 못한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한기팔 시인 작품이다

 

소라껍질 소리와 파도 소리가 들리는 제주 바닷가에 가는날이다

전날 대간길 다녀 오느라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와 서너시간 누웠다 아침에

거울을 보니 눈두덩이가 탱탱 붓고 졸린눈은 깨어날줄 몰라

억지로 찬물 세수와 간단식사를 하고 집을 나오며

졸면서도 마음은 이미 들떠 여행은 시작 되었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다시 김포공항에서 붕 떠서 드디어 검은땅 제주섬에 도착했다

렌터카를 빌려타고 숙소로 가는길에 먼 바다가 바로 코 앞으로 닥쳐오고

비릿한 바다내음이 폐속 깊이 파고 든다

하나둘 내리는 빗방울이 넓고 깊은 바다속으로 쏙쏙 빨려 들어가고

물결은 잔잔했다

먹구름 베인 제주 하늘이 금세 사라질것 같지 않은 예감으로

계획없는 무작정 삼일간의 여행이 비와구름속 제주사랑을 경험할것 같다

짐을 풀고 숙소앞 바다로 나가서 팔 벌려 오랜만에 길게 숨을 내 뱉었다

하늘만큼 검푸른 파도가 밀려왔다 허연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독일시인인 네안다의'생명을 가르치는 사람'중에

"인생은 꿈과 같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 보고 있듯이 순식간에 지나는것이며 머무르는 장소가 없다"했다

비록 꺼지는 물거품에 지나지 않고 파도가 멈추는 그곳에 사라지는 그림자로 남는 인생일지언정

숙소의 노란 불빛과 빗줄기의 영롱함이 아름다운 이 순간

행복하여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싶다

귓전을 때리는 파도 소리를 밤 늦도록 들었다

 

이튿날 올레길 7코스 일부를 걸으면서 파도치는 모래 사장 낮은 곳에 서서

가장 높이 솟아오르는 파도를 피하리라는 맘뿐이고 바닷물에 발이 젖는다

바이칼 호수에 손을 담그면 오년을 젊어지고 발을 담그면 십년은 젊어지고

몸을 담그면 삼십년이 젊어진다는 소문도 있더만

젊음과는 상관 없는 한쪽발만 휩쓸린 파도에 젖었다

해녀가 직접 잡은 전복과 멍게 문어를 먹고 전날 서먹했던 제주 바다가

오래도록 함께한듯 철썩 철썩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친근해진다

태풍 소식에 달리는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도 달리고 바닷바람 제대로 맞으며

점심으로 제주 토속음식인 전복탕과 저녁은 갈치조림으로 푸짐하게 먹었다

삼일째 되는날 이틀 자고 나니 벌써 제주를 떠날 날이다

천년의 세월동안 끄덕없이 잘 자란 비자 나무의 독특한 향기가 코를 찌르는

비자림 원시림에서 한나절을 보낸후 연탄불에서 구운 흙돼지를 맛보고

이박 삼일은 너무 짧은 여정을 끝으로 비바람과 안개에 쌓인 제주 바다만 원없이

바라보다 떠나려니 아쉽기만 하다

제주 여행여행에서 돌아온후 제주는 태풍소식이 들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