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차 도래기재에서 늦은목이까지
일시-2019년 12월3일 화요일 맑은뒤 흐리다 눈
장소-백두대간 선달산 남진
코스-도래기재(770m)-550년 철쭉나무 보호수-옥돌봉-문수지맥 갈림길-박달령-선달산(1236m)-늦은목이(800m)
-소백산 태백산 분기점-용운사-오전2리 생달마을
백두대간 12.6km+접속거리 3.5km=16.1km를 6시간 30분걸림
한달반만에 대간길에 합류했다
작년에 시작된 삼차 백두대간은 소백산을 지나 태백산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해복구완에 이어 대상포진에 걸린 남편과 내 몸살 근육통은 오래도록
산으로 가는길을 막았다
경북 봉화의 도래기재가 오늘의 들머리이다
도래기재는 봉화군 우구치리에 속하며 강원도 영월 김삿갓면으로 이어지는 고갯마루다
조선시대 도래기마을에 역이 있었기에 역촌마을이라 하여 도역리라고 부르다가
변음작용으로 도래기재로 불리게 되었다
또는 재 넘어 우구치는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모양이라 하여 우구치라 불린다
고갯마루 도로위에는 동물 이동통로가 있고 대간길은 나무계단을 올라 옥돌봉 방향
산길로 들어선다
삼사십분 계속 오르다 보면 대간길 우측으로 550년 수령 보호수인 철쭉을 만난다
오미터 크기에 둘레가 무려 백오센티나 된다
작달만한 정원수로나 알고 있는 철쭉이 큰 나무가 되어 서 있다
백년도 못사는 우리보다 다섯배도 더 살고 있는 철쭉 나무의 앙상한 가지가
을씨년스런 날씨에도 끄덕없다
진눈깨비가 날린다
고도를 점점 올려 들머리에서 2.7km 떨어진 옥돌봉에 올랐다
해발고도 1242m의 옥돌봉은 옥석산이라고도 불린다
전설에 의하면 단군인 환인께서 천지순회를 하다가 이른곳은 옥이 안난곳이 없고
선경이 아닌곳이 없었다 하는데 환인이 순회한곳이라 하여
옥돌봉이라고 하였단다
옥돌봉 정상에 흰바위가 있어 이 빛이 예천까지 빛났다 하여 예천봉 또는 예천바위로 전해오고
있다는데 정상은 어느사이 내린 흰눈으로 하얗다
정상을 뒤로 하고 문수지맥 갈림길인 삼거리를 지나 박달령으로 가는길은 3km로
대간길중에서도 걷기 좋은 길이나 얇게 깔린 눈으로 미끌어져 아이젠을 찼다
이어 해발고도 1015m의 박달령 고개에 다달았다
박달령 고개에는 백두대간 이정표와 지도 안내판 산령각이 설치되어 있다
태백산을 등지고 있는 산령각에서는 매년 초파일에 산 아래 마을 오전리 주민들이
산신제를 지낸다
박달령 고개아래에는 탄산과 철분이 많은 오전약수가 유명하다
조선성종이 전국약수의 우열을 검사케한 결과 직접 맛을본후 가장 좋은 약수로 인정했다고
전해진다
초정약수로도 불리웠던 이 약수는 원래 보부상들이 발견했다
지붕이 있는 쉼터 의자에서 점심을 먹는 일행들을 다시 만났다
많이 뒤쳐지는줄 알았더니 후미그룹과도 별차이는 없었다
발에는 아이젠을 차고 있어 무거워도 쌀쌀한 날씨 덕분이다
빵 한개를 먹는데도 춥고 급한마음에 빨리 삼키려니 딸꾹질이 나온다
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어 목을 축이고 갈길을 제촉했다
단단하여 예전에는 홍두께를 만들었다는 박달나무가 많아서그런지
박달령 부근에는 박달나무 표시가 꽤 있다
오늘의 최고봉인 선달산까지 남은 거리 오킬로 부지런을 떨면 한시간 반이면 갈수있다
신선이 놀았다던 선달산이라더니 선달산 가는길이 뿌연 안개속으로 들어간다
연무와 버무려진 공기는 차고 흐릿한 풍경은 수묵화를 방불한다
대부분의 흙길이고 작은 암릉길은 서너번 지난다
왕바위골로 하산하여 생달마을로 내려서는 1246m봉을 지나
껍질이 하얗게 벗어지는 자작나무가 보이고 이어 선달산 정상이다
커다란 정상석이 우뚝 서 있고 바닥에는 제법 눈이 쌓였다
이곳에서 하동면으로 내려서는 길과 대간길로 나뉜다
조망 좋은날에는 파노라마로 함백산 태백산이 보일텐데
침침한 조망탓에 인증샷만 날리고 오렌지 주스대신 메실주스로 기를 보충 하고
곧 바로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얼마나 서 있었다고 손끝이 떨어질듯 시럽다
아직 겨울맛을 보지도 않았는데 손가락부터 시러오다니 두꺼운 벙어리 장갑으로 갈아꼈다
이제 늦은목이 까지 남은거리 1.9km동안 사백여미터의 고도를 계속 내려야만
오늘 대간길의 끝에 다달을수 있다
북진 원칙대로라면 늦은목이에서 올라가야할길을 거꾸로 걸은셈이다
미세한 눈발이 세차게 부는 바람에 날린다
귓볼도 차가워 모자를 눌러썼다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고 오른쪽 무릎 뒷쪽이 슬슬 아파올 기미가 온다
늦은목이 고개에 내려섰다
무릎 뒷쪽이 아픈것은 장경인대가 고장나려는 신호로 그동안 운동 부족이란 증거란다
여름에 사다리재에서 왼쪽으로 넘어지는판에 왼쪽 무릎이 시원찮다 나았나 싶었더니
이제는 오른쪽이 말썽이다
김삿갓 문학관으로 하산하는 외씨버선길 갈림길을 지나
남대리 주막거리 마을과 생달마을을 잇는 늦은목이에 다달았다
조금만 더가면 봉황산 갈림길에서 부석사로 하산할수도 있다
외씨 버선길은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의 4개군에 걸쳐 있는
개발된 길로 조성이 잘되어 있다
늦은목이는 느슨한 고개,낮은 고개라고도 불린다
그래서그런지 고갯마루가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늦은목이에서 생달마을로 가는길은 접속구간으로 3.5km로 소백산 자락길중 하나이며
완만하고 옆으로 계곡물이 흘러 아름다웠다
어느새 진눈깨비도 그치고 산 아래에는 포근한 날씨였다
이제 대간길은 점점 태백으로 향할것이다
하룻밤 자고나니 온몸은 두들겨 맞은듯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