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35
일시-2021년 2월1일 월요일 흐림
밤새 비가 왔나 바닥은 촉촉하고 하늘은 찌푸둥 흐리고
대기는 미세먼지가 떠 다니고 기분좋지 않은 날씨다
딱히 할일도 없는 마당에 맘 먹은 산행을 미루기도 뭐해 그냥 진행한다
한낮기온이 훌쩍 영상 십도 안팎으로 올라 초반부터 이마와 얼굴에
후덕지근한 땀이 흘러 내리고 머리도 더워
모자고 장갑이고 다 벗어 버리고 오르는데도 더워진다
이제 겨우 이월 초하룬데 벌써부터 덥다는 말을 하다니
간사스런 영혼이 숨어든 몸뚱아리를 이끌고
겨우겨우 발걸음을 재촉한다
올들어 다섯번째 익숙한 산길이다
지난주보다는 다소 걸음이 빨라진듯 일찍 부터 마스크는 턱 아래로 내렸다
얼었던 땅은 거의 다 녹았다
유난히 응달져 얼음이 꽁꽁 얼었던 길은 진창길이 되어
기름이라도 뿌려 놓은양 발바닥은 질척질척 미끌미끌 폭신거리며 묘하다
머지않아 풀어진 흙 사이로 푸릇푸릇 푸른 풀들이 싹을 틔울것이다
이런날은 따사한 햇볕이 머리꼭대기에서 이마로 이마에서 턱으로 턱에서 어깨로 허리고
흘러내려도 좋으련만 구름인지 안개인지 먼지인지
도통 습기많은 공기만이 사람몸을 칭칭 감는거 같다
땀이라도 흘려 보내야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약수터를 지나 핼기장에 올라서니 바람이 분다
물 한모금 들이 마시고 정상을 향해 전진
산 중턱 공기는 산 아래 공기와 다르게 차다
지난주부터 탈 내의하고 나서니 바람은 곧장 셔츠 속으로 밀려 들어와
등으로 들어온 찬공기는 금세 배로 전달되어 뱃속이 서늘하다
가파른 깔딱고개를 오를때는 추운게 오히려 나아
그냥 그대로 정상까지 올랐다
산행 초입 화장실에서부터 정상석까지 한시간 십오분 걸려
지난주보다 오분 빠르고 올초 보다는 십오분이나 시간을 단축시켰다
그러길래 하면 할수록 시간은 빠르고 체력은 는다
아직 다리심 모자라 후덜덜거리는거만 빼면 많이 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