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서울 둘레길 15

초록별에 부는 바람 2024. 4. 11. 10:39

일시-2024년 4월10일 수요일 낮 맑음 9/19

코스-구파발역-앵봉산 가족 캠핑장-앵봉산 정상 매봉-서오능로,동물이동통로-구산역 5km 2시간30분

하루 걸음수 14000보

 

꽃 피고 꽃 지는 봄날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다

오늘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날,정권 심판이 앞서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한표를 행사하고 둘레길에 나섰다

서오능 고개에서 이어져야 하지만 구파발역에서 하차하여 거꾸로 연결하려한다

바삐 준비하고 나와도 집 나서면 빠트리고 나오는게 하나둘

스틱을 가지러 다시 집으로,주민등록증을 찾으러 선거장소에 왔다갔다 하느라 남편은 분주하였다

등산화 잃어버린 꿈은 내가 꾸었는데 커피분말과 컵 마저 잊고 나왔단다

편의점에서 커피와 비스켓으로 요기를 하고 은평환경플렌트를 지나 앵봉산 가족캠핑장옆

계단으로 올라서며 둘레길 걷기 시작이다

봄볕이 마구 쏟아지는 한낮 햇볕아래 벚꽃길이 화사했다

며칠이면 떨어질게 뻔한데,시인이 아니여도 이 봄날 환장하는 사람들로 꽃이 있는곳엔 사람도 많다

가는곳마다 지자체에서 만들어놓은 둘레길이 서울둘레길과 합치되는데

이번 구간은 은평둘레길이다

능선에 올라 너른 정자에서 점심을 먹었다

허기진 상태론 한 발짝도 떼지 못하겠으니 왜그런지 

귀를 생각하면 자꾸 먹어야하고 배을 생각하면 굶어야하고 중도를 맞추기가 어렵다

극단적인 보수와 진보는 서로 지 잘난맛에 살며 타협을 모르더만 나도 내가 다스리기가 만만치 않다

남편 말마따나 까딸스런 여자다

한강을 넘어 강북으로 오면서 서울둘레길은 점점 등산개념으로 바뀐다

앵봉산 정상인 해발 235,1m인 매봉까지도 계속 오르막이다

자주가는 산책길 산성 약수터까지도 거의 250인걸 훨씬 힘이 드는건 멀리 이동시간 때문이다

송신탑이 설치된 매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서오능은 어느새 연두빛 잎파리가 돋아나온 나무들로 빼곡하고

멀리 작은 마을들이 다소곳하다

서오능은 덕종의 아우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의 창릉과 숙종의 비인경왕후 김씨의 익릉

숙종과 계비인 인현왕후 민씨의 쌍릉 인원왕후 김씨의 단릉의 합칭인 명릉과

영조의 비인 정성왕후 서씨의 단릉인 홍릉이 무리를 이루어 서오능이라 불린다

숙종의 후궁으로 역사적 일화를 남겨 드라마에도 나왔던 희빈 장씨 묘도 이곳으로 이장되었다

여고 동창들과 서오능에 직접 들어가본지도 벌써 오래전이다

묘소가 있는곳은 명당자리여서 낮은 산세 아래 따스한 봄빛과 봄바람이 연두색과 분홍색으로 살랑거린다

내가 죽어 묻힐곳은 어디에도 없을터인데 눈이 부시다

역사에 빼어난 인물이라면 고이고이 이름을 남겨야 하겠지만

보통은 죽어 화장하면 뼈가루 한주먹뿐이라 원소로 분해되어 지구상에서 흔적없이 사라지는게 당연하다

정상을 벗어난 둘레길은 거꾸로 오길 잘했다 싶게 길게 놓인 나무계단으로 한참을 내려온다

떨어지는 산벚꽃잎 사이로 봄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새들도 짹짹 

앵봉산 무장애 숲길 안내판이 있는 어린이 숲공원으로 내려오니

지그재그 데크길이 오르막 앵봉산 능선까지 놓여 있다

휠체어도 올라갈수 있다는 데크길은 도심에 있는 산에서 쉽게 만날수 있다

지난주처럼"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새로운길이라는 윤동주 시비가 있는

서오능 동물이동통로로 하산하여 도로로 내려섰다

오르고 내리는것 말고는 거리상으로 얼마 안되어 일킬로 오백여미터쯤 떨어진 구산역까지 걸어가

오늘 걷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