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2011. 6. 28. 17:44영화

감독-강형철

출연-유호정,진희경,고수희,홍진희 등

 

2008년도 800만 관중으로 흥행했던 과속스켄들의

강감독 차기작이다.

 

구십년대의 가시고기나 아버지라는 소설로 남성들을 불러냈던 감성은

이제는 친정엄마나 엄마를 부탁해로 여자들은 부른다.

 

누구의 어머니로 아내로 또는 할머니로 사는 여자들에게도

철없이 놀며 미래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시나리오 출발점은,

우연히 보게된 젊은 시절 어머니 사진 한장이었다고 한다.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학창시절이 공부만이 아니었다는것을 보여준 영화는

남자들의 우정은 경상도의'친구'였다면

여자들의 우정은 '써니'다

경상도 쌍욕을 모르면 알아듣기 어려웠던 '친구'를 보고는 저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라도 쌍욕이 나오는 '써니'는 그나마 여자들 모임이라 이해가 되었다.

교권이 흔들리다 못해 추락하며 인권과 교권을 가리자고

사제지간도 법으로 해결 하려드는것을

종종 9시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교감 선생을 부군으로 둔 친구로부터 영화 한편을 잘못 골라 더럽고

돈이 아까웠다는 견해를 듣고 관객 600만이 육박해오는 동안에도

잘 참아 오다 보러갔다.

마지막 시간임에도 주말이어서 그런지 흥행에 성공해서 그런지

사람들로 부쩍거렸다.

 

영화의 대략 줄거리는

영화의 주인공인자 써니의 마지막 멤버인 오나미(유호정)은

잘난 남편을 만나 사춘기 딸하나를 두고 남부럽지 않게 사는 40대 여자이다.

 

1,남편과 딸을 아침먹여 내보내고

2,설거지 하고

3,청소기 돌리고

일상의 가정주부처럼 1,2,3,을 무사히 마치면 커피 한잔을 들고 거실 창가에 앉는다.

창너머 까르르 웃으며 몰려가는 여고생들을 보고 뿌연 그녀의 눈동자와 함께

아련히 추억을 떠올린다.

1986년 어느날,

나미(심은경)은 전라도 벌교에서 서울로 전학온 첫날부터

긴장하면 더 튀어나오는 사투리와 촌스러움 때문에 속칭 날나리라는 애들한테

놀림감이 된다.

바로 뒷줄에 앉은 진덕여고의 의리짱이라는 춘화로부터 도움을 받고,

쌍꺼풀 만들기에 목숨거는 장미

욕쟁이 대표 진희

괴력의 다구발 문학소녀 금옥

미스코리아를 꿈꾸는 복희

도도한 얼음공주 수지와

7명은 단짝친구를 맺고 언제나 함께 하자고 '써니'를 결성한다.

경쟁그룹인 '소녀시대'와는 눈만 부딪쳐도 으르릉거린다.

나미의 첫번째 활약은 소녀시대와의 맞짱대결에서 빙의를 가장해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사투리 욕사포로 위기를 모면한다.

교복자율화가 한창일때 그녀들의 패션은 화려했다.

학교 축제때 선보일 공연을 준비하지만 축제 당일 사고로

그녀들은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뿔뿔히 헤어지게 된다.

 

그후로 25년이 지나고

나미의 남편은 돈을 잘벌어

장모의 병문안도 돈으로 때우고

딸내미의 뻔한 거짓말 사랑한다는 한마디에 지갑이 열리고

출장으로 빈 남편자리도 수표 다발로 해결한다.

돈으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나미는

샤넬로그가 선명한 가방을  아픈 엄마에게 건넨다.

나미의 친정어머니가 입원중인 병원에서

암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사는 춘화와 재회하여

가족에게 매어있던 그녀는 일상에서 벗어나 추억속 친구들을 찾아 나서며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왔다갔다 하여 다소 어지럽게

아역배우와 성인배우들이 2인1역을 한다.

평범한 주부가 추억속으로의 여행은 화려했다.

 

광주 민주화가 폭동의 반란으로 여겨졌던 그시절에는

청화대쪽으로 눈만 째려봐도 검열에 들어가고

남들보다 긴턱을 가진자와 머리숱이 없어져 반짝거리면

집에서 숨어 있어야 했던 때에

가장 절실한 욕구는 자유였다.

 

잠시 동안 만이라도 교복과 두발 자율화는

그네들의 욕구를 발산하는데 큰힘이 되었음을 말하듯이

알록달록한 색깔로 각기 다른개성을 뿜어내고

그당시 유행한 펑키파마와 깻잎과 사자머리로도 부족해

조다쉬나 나이키 프로스펙스 문향을 들어내

벌교의 촌스러운 아이도 차츰 물들어가는 유행은

그 시대를 살면서 함께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매김 되기도 한다.

 

칠공주가 뭉치는 일은 몸으로 하는 쌈박질과 춤연습

그중에도 싸움은 질수없어 자유를 요구하는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싸우는 전경들과 엉켜있는 칠공주 모습은 꼴불견으로 보인다.

그와중에 조이의 터치바이터치 음악은 흐르고있다.

 

나미의 사춘기딸이 골목길에서 예전의 칠공주같은 무리들에게 당하는것을 보고

다시뭉친 아줌마들이 한판전쟁은 시원하기보다는 어이없는 장면으로

영화이기에 가능하다.

그녀들은 현장에서 체포되나 죄는 있어도 어느새 풀려나 벌은 없다.

지금도 가끔은 법위에 힘이 있어 누구를 위한법인지 헷갈릴때가 있듯이

군사시절 그때에는 뒷거래가 만연에 퍼져 있던 시절이다.

과거로의 여행에서 감성을 두드리는것은 과연 짝사랑일게다.

나미도 대학생 오빠를 따라 음악다방에 들어갔다가

그가 갑자기 헤드폰을 끼워들려준 음악은 리차드샌더슨의 리얼리티,

짝사랑을 들킨 나미의 얼굴이 빨갛에 달아올랐다.

"너 혈압 있냐?"

"아뇨,당뇨 쬬까 있는데요."

그녀의 순수함에 영화를 본지가 한참인데도 웃음이 난다.

칠공주파에서 제일 미모가 뛰어난 수지는 나미를 못마땅 하게 여긴다.

알고보니 그녀의 엄마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새엄마 였다.

포장마차에서 어른흉내를 내면서 간신히 화해하여 친하게된 수지가

그녀가 좋아하는 오빠와 키스하는걸 보고 받은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않다

늦게나마 오빠를 만나 여고때 그렸던 오빠의 초상화를 돌려주며 지난일들을 용서한다.

 

정권이 군사든 혁명이든 학교생활에서 축제준비는 즐거운거라

소녀들이 모여 함께 춤을 추며 노래부르는 신은

의자에 앉아있는 관객의 몸도 즐겁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태우고 있지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

................................"

나미의 빙글빙글은 소녀들 마음을 그대로이다.

그녀들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금도 밤이 되면 '별이 빛나는 밤에' 들으면서

꿈과 사랑을 전하는 전하는 젊은 청춘들이 많듯이

그때는 이종환의 별밤이 유명했다.

미래에는 걸어다니며 전화도 하고 테레비도 보고

물도 사먹는시대가 온다는 꿈도 꾸고

라디오를 이불속에 집어넣고 깔깔거렸다.

불과 이십오년이 지나서 모든게 현실이 되어

이제는 전자기기를 다 따라가다가는 가지랑이가 찢어질판이다.

 

하루도 안보면 못살것같았던 칠공주는 뿔뿔히 헤어져

그녀들은 사십대가 되어서야 만났다.

영원히 함께 하자던 철없는 그녀들의 약속은 무너지고

누가 그랬던가,여자들의 운명은 두렛박 신세라고

나미는 돈잘버는 남편덕에 돈걱정 없이 사는데

나머지는 각기 다른삶을 살아간다.

 

진희는 남편의 바람기에 맞바람을 피지않나,

용감하던 춘화는 바늘천개가 한꺼번에 찌르는 고통속에서 죽어가고

쌍꺼풀 만드느라 온갖 정성을 드리던 장미는 보험아줌마로 변신해 만나는 사람마다 한건으로 보이고

미스코리아가 되겠다던 복희는 딸과 떨어져지내며 허름한 술집에서 술을 따르고 있고

괴력의 힘을 내던 금옥은 시어머니 말한마디에 벌벌떠는 며느리가 되어 있고

월간지에 모델이었던 수지는 얼굴에 상처를 입고 헤어지면서 찾을길이 없다.

 

자기의 처지와 조건에 따라 달라진 친구들은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할뿐 어렵게 다시 만나니

과거로 돌아가 그녀들은 즐겁다.

사십대의 여자들이 박수를 치면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영화의 마지막인 엄숙한 장례식장에서의 춤사건은

슬픈 죽음을 기쁜 사건처럼 만들어버려

찬 반으로 나뉘어진 리뷰가 감독의 상상력을 칭찬 또는 질타할것이다.

개인적으론 과한 엔딩이라 여겨진다.

 

독신으로 일구워 사업에서 큰돈을 벌어들인 춘화가 세상을 하직하며 보이는

친구의 우정은 돈이었다.

"잘산다고 쌩가는년 있으면 응징할꺼고

못산다고 주눅드는년 있으면 잘살때까지 괴롭힐거다."

돈없으면 우정도 힘든세상이 되어버린 시대이다.

미래의 계획까지 보장받은 기쁨의 춤인지,

과거에의 가장 즐거웠던 추억의 춤인지,

초라한 장례식장에서 그녀들의 몸은 실날하게 흔들어댄다.

어디선가 나타난 수지의 우아한 미소와 함께

영화는 끝이났다.

"나도 역사가 있는 내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나미의 한마디가 오래도록 남는다.

 

 

글 -李 貞

사진-다음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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