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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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생일 즈음
이틀 지난 누나 생일 잔치겸 주말이라 한달반만에 집에 온 아들과 며느리함께 모처럼 산성 나들이 나섰는데 가을 단풍객들이 몰리는 탓에걸어가도 한시간 반이면 올라갈 거리를 차로 한시간 반이나 걸려 산성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산성안에도 차도 사람도 만원이라 주차도 간신히 했더니이제는 개는 목줄을 차고 걸어도 안된다고 곳곳에 푯말이 서 있었다걸리면 과태료 오만원에서 이백만원까지 물린다는 방송도 들린다처음 방문하는 며느리에게 수어장대를 구경시켜 주고 싶었는데 개가 못간다는 표지를 보고는아들이나 며느리 둘다 바른 생활인이라 절대 안간단다뾰루퉁해진 아들 얼굴을 보니 심란하다간신히 남문 앞에서 사진 한장 찍는것으로 만족하고 성 밖으로 나와 싸온 간식 한입씩 먹고는아들 내외는 차로 남편과 나는 산성 골짜기로 하산하기로 ..
2024.11.13 -
무주 가족 여행 후기
장마철이여도 계획한 가족여행을 갔다내려가는 동안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막상 무주에 도착해보니 땡볕이 내리쬐고 있었다도심을 벗어나자 진초록 산야를 가로지르며 달려가는 차창 넘어로 여름도 달려가는 중이다하얀 구름도 회색구름도 함께 달려가다 어느새 비를 뿌리다 다시 회색구름에서 흰구름으로하늘도 우리가 달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변화무쌍한 날이다삼십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는 여행은 엄두도 못내지만 모처럼 자식들이 한데 모일 기회가 흔치 않고온가족이 함께 여행하기도 쉽지 않기에 따라 나섰다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과적으로 따라가길 참 잘했다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날을 살고 있을 나에게 이박삼일은 작은 일상탈출이 될것이다의기 투합한 삼남매가 숙소며 먹을거리 교통편 모두 알아서 할테니 엄마 아빠는 그냥 함류만 하면..
2024.07.19 -
무주여행 2
집 떠나 하룻밤이 지났다예보대로 날씨는 비는 안내리고 구름낀 하늘이다내가 자는 방은 식사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 오늘 아침도 아들 며느리가 해준대로 먹어야만 한다조식은 베이컨과 베이글 스크램블 그리고 어제 먹다 남은 닭죽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오전 일정으론 케이블카 탑승해서 해발고도 1525m 설천봉에서600m 떨어진 덕유산 정상인 해발고도 1614m의 향적봉에 오른다덕유산은 눈꽃 피는 설경산으로 으뜸이지만 휴가온 이 계절이 여름이라 할수없다여름인들 사방팔방 펼쳐지는 초록 풍광은 눈이 시원해질것이니 무덥지만 않으면 괜찮다높이로만 따진다면 1947m 한라산 1915m 지리산 1708m 설악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높은 산이다백두대간의 한줄기를 이루는 덕유산 산줄기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는덕유산자락..
2024.07.08 -
가족여행 1
일시-2024년 7월5일 6일 7일장소-무주 구천동 장마철이여도 계획한 가족여행을 갔다내려가는 동안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막상 무주에 도착해보니 땡볕이 내리쬐고 있었다도심을 벗어나자 진초록 산야를 가로지르며 달려가는 차창 넘어로 여름도 달려가는 중이다하얀 구름도 회색구름도 함께 달려가다 어느새 비를 뿌리다 다시 회색구름에서 흰구름으로하늘도 우리가 달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변화무쌍한 날이다삼십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는 여행은 엄두도 못내지만 모처럼 자식들이 한데 모일 기회가 흔치 않고온가족이 함께 여행하기도 쉽지 않기에 따라 나섰다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과적으로 따라가길 참 잘했다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날을 살고 있을 나에게 이박삼일은 작은 일상탈출이 될것이다의기 투합한 삼남매가 숙소며 먹을거리 교..
2024.07.08 -
태오 레오는 갔다
얘들이 저희 둥지로 떠나는 새벽 비는 내리고 바람은 요동을 친다 마치 내맘이 흔들리듯 지난달 십일 지집을 빠져나온 둘째네 가족은 이십오일만에 다시 지집을 찾아 떠나고 집안은 예전으로 돌아왔건만 몸과 맘을 분리 시켜놓았던 정신빠진 나날들이 마치 꿈에서 일어난듯 갑자기 공기도 서늘해졌다 두시간이 못되어 공항에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날라온다 할미 할배만 서운하지 어린것들은 헤어지고 이별의 아픔이 뭔지도 모른채 뽀로로 인형이 나오는 놀이터에서 히히락락 재미지게 노는 사진과 함께 그러길래 손주들에게 정을 주지 말아야지 다짐해도 이렇게 한번씩 파도치듯 뒤집는 속을 진정하기가 어렵다 앞으로 얼마나 이별을 해야할지 아마 내가 사는날까지일테니 그건 알수 없수 없는일이다 나도 찔끔 딸도 눈물이 찔끔 비행기만 타지 않고 갈수..
2023.05.06 -
아들 장가 가는날
드디어 아들이 장가를 가네 좋은냐?(네 대답나오면 나도 좋다) 코로나라는 역병을 견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부부가 된 신랑신부를 꽃들도 피고 지며 축하를 하는구나 봄빛에 눈이 부시고 봄바람에 맘이 설레는날이네 봄꽃이 피어나기까지 긴시간 걸려도 꽃이 떨어지는건 단 하루 한순간뿐이듯 다시 오지 않을 예식의날 너희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이시간도 아깝게 흐르고 있구나 먼저 이 자리를 빌어 며느리가 된 이쁘고 총명한 딸을 낳아 키워 주신 사돈 내외분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또한 새출발을 딛는 아들부부의 축하를 위해 휴일 꽃놀이를 뒤로하고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들에게도 무한 감사드립니다. 벌써 삼십삼년전이다 그땐 둘만 낳아 잘 기르라는 비전없는 정부 정책으로 의료보험도 안된는 시절이 있었단다 그날은 사십년만에..
202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