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143)
-
장마비 2
비바람이 분다 빗물 먹고 무겁게 부는 바람 부러진 나뭇가지,누워 버린 풀잎 숲길이 물길되어 철벅거린다 새도 낮게 날아 앉을자리 찾아 안절부절 내 쉼터 의자도 물 웅덩이 만들었네 오늘은 쉴틈 없이 걷는수밖에 우중에도 팔 다리 어깨를 사정없이 물고 도망가는 죽지도 않고 돌아온 산모기의 계절
2023.07.16 -
장마비 1
비가 내리다 붓다 파랗던 하늘이 검은 바다가 되어 쏟아 붓는다 산아래 계곡이고 들판이고 땅이고 흙이 파이고 잔돌이 파이도록 비 위에 비를 퍼부어 흥건한 오후 한나절 발 아래 세상도 흠뻑 젖었다 아장 아장 이제 막 맨발 걷기 체험하며 맨 발바닥에 닿는 작은 돌멩이도 살아나 나를 찌르는데 나는 어디쯤 깨어 걷고 있는지,
2023.07.12 -
가리왕산 아라리
가리왕산 아라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 가리왕산 계곡 적시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 우렁찬 일곱개의 이끼폭포 초록의 심산 창연하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 산벚꽃과 산철쭉꽃이 떨어져도 노랗고 빨갛고 하얀 천상화원이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삶과 죽음이 하나이네
2021.05.23 -
동백꽃
동백꽃 내가 잠든사이 동백꽃이 피어났습니다. 나뭇가지에서 한번 피고 땅에서 두번 피고 가슴에서 세번 피어나는 동백꽃 꽃말이 당신을 사랑합니다,라지요 봄볕도 붉은 선운사 동백꽃이 떨어졌습니다. 붉디 붉은 청춘은 이별과 소멸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스로 목을 쳐내 피흘립니다 땅에 누운 꽃 한송이가 늙은이의 발끝에서 툭툭 차이고 있습니다 비명도 없이 피 맫힌 젊은 꽃 한송이 가여워 가슴에 품어 줍니다 떨어진 동백위로 동백꽃이 또 떨어집니다. 사랑은 순간이라고,붉은 눈물 흘리며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2021.04.03 -
진달래꽃
진달래꽃 달래야 달래야 진달래야 고향의 뒷산에서만 노는줄 알았더니 덕룡 주작 깍아지른 벼랑으로 흐르는 산줄기 목마른 그리움으로 붉은 가슴 불타는구나 뿌리 깊은곳에 설움 감추고 가냘픈 나뭇가지에서 신열나게 너울너울 춤추며 어딜 그리 바삐 가냐 척박한 우리땅에 맨처음 딛고 오천년 역사로 피어나는 달래야 달래야 진달래야 아프게 피어나 아프게 지고마는 너는 슬픈 진달래꽃
2021.04.03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어제는 떠나오며 목숨 걸고 오늘은 죽으면서 사네요 내일은 꿈 같은 바람 불어오면 얼었다 녹았다 그래도,희망이다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