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9. 21:59ㆍ일반산행
주말 부자간 등산을 이어가는 남편이
전날밤 동아리 엠티로 술마시느라 밤새운 아들녀석과 우이령에서 만나
정릉까지 이어진 둘레길을 걷고 오후 5시에 내려와 왕십리역에서 나와 합류하여
일년에 딱 한번 볼수있다는 응봉산의 개나리 구경에 나섰다.
피곤에 지쳐 핏기없는 아들얼굴은 표정 또한 그냥 집에가서 자고 싶은 기색이다.
버스로 응봉역까지 와서 정상을 올라가는 길은 높지 않은산이 꽤 가파르다.
서울 시내 야경사진찍기에 가장 좋다는 응봉산에서 바라본 중량천과
그너머에는 한강이 약한 황사먼지를 머금고 유유히 흐른다.
노랗게 핀 개나리가 일품인 응봉산에는 다른 나무들은 없는듯 온통 노란색 천지다.
질투의 색이라고 할만큼 화려한 노랗게 물든 산에는 이번주가 지나면 또 한해를 기다려야 하므로
사진기를 든 사람들이 많았다.
지 아무리 춥다고 해도 봄이 찾아와 꽃을 피우는걸 보면
자연의 이치가 대단해 경이할만하다.
개나리꽃이 지고나냐 벚꽃이 피는걸,개나리 일색인 응봉산에
벚꽃 한그루가 개나리와 친구하고자 꽃을 피웠다.
가까이에는 무너텨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성수대교와 동호대교가 보이고
멀리 한강대교도 보이는 정상에서 뭘 가르키고 있는지
남편은 쳐다보지 않는 아들 녀석에게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둘레길에서 3000원에 사서 먹고 남은 깍은 생밤을 깨물어 먹으면서..
몇십년지나 아빠와 같이 했던 시간들을 기억으로 떠올리며
어려울때 힘이 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한시간이면 도는 산을 사진찍고 감상하느라 삼십여분 더 늦게 내려와
아들내미는 곰탕으로 우리부부는 손칼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좋은 응봉산에는
개나리 만발한 봄날 저녁 이맘때부터 밤까지 최고라는데
내나이 쉰네살 되어서 처음 밟아본 응봉산 봄꽃 구경은
한가한 늦은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