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6. 00:07ㆍ여행
우와~
晩秋의 滿山紅葉이라!내장사 가는길이 붉게 물들었다.
내장산과 내장사 단풍 산행은 신사역에서 아침 일곱시 정각이면
떠난다는 산수 산악회 버스를 타러 새벽잠을 떨쳐내고
곰국말이밥을 해먹고 정신없이 아파트 현관을 나섰다.
몇몇 창문에서 비치는 불빛뿐 동트기전인 하늘은 푸르스름하고
찬바람이 쏴악 옷깃에 스며들어 오싹해진다.
집에서 한번만 타면 데려다 주는 큰차를 타고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작은차는 타려해도 내 돈주고 타면서 운전하는 사람 눈치 보이고
가다 막히면 돈 더 달라고 벌떡벌떡 올라가는 기계가 무서워
내 다리로 걸어다니든지 정찰제로 태워주는 큰차를 타야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간 정확한 지하철이 최고인줄 알았더만
시내 곳곳이 구경 시켜주며 뱅뱅 돌아가는 버스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악회 버스에는 이쁘거나 싱싱한 매력적인 여자나 남자가
꼭 있다.
안내하는 사람인데 등산과 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가
말도 잘하고 뺀질뺀질 근육질 몸매이다.
오늘 안내하는 아저씬지 총각인지 말이 많다.
안그래도 귀가 깨어 백이삼십킬로 엔진 소리가 붕붕 거리는데
산수 산악회 선전에 지켜야할 규칙등 산행정보까지 이삽십분을
서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
아마 술한잔 안먹어도 노래방 마이크를 더 붙잡고 싶을
사람일거 같다.
오늘의 산행코스가 세가지 코스여서 더욱 안전한 산행을 하라고
안내자의 역활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이 돗보였다.
a코스는 고급코스로
서래 탐방 지원센터-서래봉(624m)-불출봉(622m)ㅡ-망해봉(679m)
-연지봉(670m)-까치봉(717m)-내장사-주차장
b코스는 보통코스로
서래 탐방 지원센터-서래봉-불출봉-원적암-원적계곡-내장사-주차장
c코스는 왕초보 코스로
주차장-내장사-전망대 또는 케이블카-주차장
c코스 가는 사람 손들어 보라해서 번쩍 손을 들고 두리번 거리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내장산 봉우리들을 오를려고 왔는지 나 혼자다.
허기사 산악회 버스타고 와서 단풍놀이만 하다가면 산꾼들은
섭섭하다고 할것이다.
벼르고 단풍구경 나선 나는 산봉우리 오른다고 고개 들어
산꼭대기만 바라보는 산꾼들이 하나도 안부러운 날이다.
산지기만큼이나 왕산꾼인 남편이 오늘은 왕초보코스로
걸어다녀야 하니,누가누가 잘하는 산행이 아닌 느린느린 산책이
보약보다 나을때가 있는데 애들말로 쪽팔린지
다섯시간에서 여섯시간까지 걸린다는 고급코스도
서너시간이면 끝낸다고 자랑한다.
눈은 자고 귀는 깨어 시들시들 얼마나 지났을까,휴계소에 들렀다가
십분내로 떠난다는 버스가 어느것이지 방황하다
남편에게 떼르릉 전화하니 코앞에 서있는 산악회 버스를
찾지못해 쩔쩔매는 초보도 왕초보코스는
다르긴 다른가보다.
길치에 방향치까지 있는 내가 비몽사몽 오줌 눈다고 나왔다
앉은 자리 찾기가 남들은 흉볼지 모르지만 쉬운일은 아니다.
보통때도 아침이면 기진맥진이어서 차를 붕붕 탔대도 별수없이
눈도 귀도 같이 자고 싶은데 그게 힘들어 또 다시 눈만 자고 있는데
다른날보다 일찍 감치 아침을 먹었다고 부시럭거리는 소리는
딱 한개 가지고 간 에이스과자 먹는 소리이다.
서래 탐방 지원센터에서 산행하는 두코스 집단이 전쟁터에
뛰어 나가듯 우르르 내리고, 버스에 남아 주자창까지 타고갈 사람은
나까지 포함 여섯명이 전부이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단풍구경 나선 차량들로 만원인 거리는
가다서다를 반복하여 걸어가는편이 빠르게 생겼다.
가을이 익어간 호남 들판을 보지 못한채 도착한 내장산 입구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온통 붉은 나무들과 노란 감들이 주렁주렁
가을이 바로 여기에 다 모여 있다.
길거리에는 오십개에 만원이라는 단감과 늙은 호박이
산더미로 앉아 주인을 기다린다.
집에 갈때 감을 사서 베낭에 넣고 손에 들고 가야겠다 맘먹고
창가로 비치는 단풍나무에 저절로 눈이 돌아간다.
빨강색 산악회 버스는 빨강색 단풍나무가 많은 길가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주차장에서 내려 단풍나무에 취해 불타는 거리를 사진 찍는다고
탐방 지원센터까지를 한참만에 도착하였다.
성인 입장료 삼천원씩 받는 줄도 나래비로 서서 기다린다.
어제 오늘 단풍철에는 하루에 십만명이 드나든다는데
한사람당 삼천원이면 얼추 하루에 삼억을 벌어들인다.
예전에 받았던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진줄 알았더만
내장사 가는길목에는 어김없이 돈내고 구경가야 한다.
지원센터에서 탐방 안내소까지 3km정도의 길을 걷든지
아님 돈 천원 주고 셔틀버스를 타든지 맘대로이지만
단풍구경와서 버스타고 구경할라면 집에 앉아 테레비로
구경하는거나 별반 다를게 없을텐데
경치좋고 공기좋은곳 와서 다리운동도 할겸
걷는게 최고이다.
날개가 돋아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어 우화정(羽化亭)이라
불리우는 우화정 호수면에 비치는 붉은 단풍이 절경이라
전국의 찍사들이 가을 단풍철을 기다리다 왔는지
여기저기 단풍담는 전문 찍사들이 많다.
요즘은 스마트폰 화질이 워낙 좋아 너도나도 전문가 빰칠만한
작품 사진이 많이 나와 사진사란 간판 가지고
밥벌어 먹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중국에까지 내장사 단풍이 최고라 소문났는지 중국사람이 북적거려
쪼쫘짜짜 시끌어서 호젓하고 조용한 단풍구경은 물건너 갔다.
서양이 이백년 걸려 해낸 성장을 우리나라는 삼사십년만에
중국은 이삼십년만에 고속성장을 뚝딱 해냈다,
중국이 개혁 개방을 하면서
검은 고양이든 흙고양이든 쥐만 잘잡으면 최고라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먼저 부자가 되라는 선부론(先富論),그리고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라는 성부광영론(成富光榮論)
삼대 구호를 외치면서 고속으로 성장해서인지
십여년전 만해도 일본인이 많았던 거리 어디를 가든
중국인의 큰손을 볼수있다.
그들은 황제나 대통령도 부자를 부러워하며 시셈하고
대통령의 임기는 있지만 부자에게 임기는 없다는
중국속담처럼 갑자기 부자된 졸부들이 세상이 내것인양
서울 명동이나 남대문 시장등 이름난 명소에는
세계 경제를 집어삼키며 중심이 되어가는 중국의 부상이
무섭게 중국 요우커들은 제발 담배만 삼가면 좋으련만
매케한 연기를 품어대며 시끄럽게 헤집고 다닌다
온통 단풍나무만 있어 빨갛고 노랗고 탄성이 절로 나오는 거리를
힘들지 않고 걸어가니 탐방 안내소가 나오고
내장사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이 서있다.
일주문에서 내장사 까지0,37km는 수령이 꽤 오래된 나무로
단풍나무 기둥이 상당하다.
오래전 내장사 주지가 108개의 단풍나무를 심었는데
오고가는 사람들이 가을철 빨갛게 물드는 단풍나무 경치를 보고
감탄하자 그뒤로 내장사 주변에는 단풍나무 위주로 많이 심어
오늘에 이르렀다 한다.
가을 하면 내장사 단풍이란 말이 눈으로 직접 보니
참말이다.
내장산은
남원의 지리산,영암의 월출산,장흥의 천관산,부안의 능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중 하나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할만큼 사계절 경치가 아름다우나
특히 가을의 단풍이 유명하다.
본래 이름은 영은산이었으나 산안에 숨겨진것이 많다 하여
내장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금선폭포 금선계곡 도덕폭포,원적계곡등 시원한 물줄기를 비롯해
신선봉 서래봉 불출봉 연지봉 망해봉 까치봉 연자봉 장군봉 월영봉등
아홉개의 봉우리의 산세 또한 수려하다.
내장사는
내장산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싼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백제 무왕37년(636) 영은조사가 약 50여 전각을 세우고
영은사로 창건하였다.
그후로 전각과 당우를 중창하고 일주문 명부전 정혜루 사천왕등이
신축되었다.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전각을 다시 세우고
국립공원 내장사 복원계획에 따라 다듬어진 내장사 경내는
아담하였다.
작년에 화재로 대웅전이 불타 비닐속 탱화만 봉안된 모습에
각색의 휘장이 드리워져 불교행사가 치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빨강색 천지에 홀로이 은행나무 한그루가 전각 뒤에서서
은행잎이 노란색이란걸 잊지말란듯 가을 햇빛에 눈부시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복궁 (0) | 2013.11.10 |
---|---|
내장사 2 (0) | 2013.11.06 |
동대문 역사 박물관 (0) | 2013.11.04 |
재기동 약령,청과시장 (0) | 2013.11.04 |
하늘공원 (0) | 2013.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