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3. 09:07ㆍ일반산행
일시-2020년 5월1일 금요일 흐림
후덕지근한 날이다
지난해 낙엽이 아직도 거름이 되지 못하고 바스러져 먼지가 날리는 판인데
후루룩 비라도 내렸음 좋겠다
엊그제 오후에 더워 죽는줄 알아 오늘은 시원한 오전에 나왔더니
노동자의날이라서 그런지 이른 아침부터 산행나선 사람들이 많다
피로 회복이 금세 되지 않는걸 보니 일주일에 세번 극기훈련으로 검단산 산행이
버거운가 보다
안내방송이 나오는 산행 들머리까지 오는데 벌써부터 덥다
모자와 장갑을 벗은채 바지를 접어올리고 시작했다
햇빛이 나오지 않았어도 습기가 많은지 약수터에 오를때까지
얼굴에서 땀이 흐르고 등에 땀이 고여 등짝도 후끈거렸다
컨디션 난조로 그동안 단축시켰던 시간은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한시간 이십분을 넘겨
정상에 다달았다
이틀전은 이천공장에서 화재로 인명사고가 나더니 오늘밤은 고성에서 산불이 났다는 속보다
이글거리며 활활 타오르는 화마는 구경거리로는 최고로 멋지지만
무섭기가 그지없다
너른 바다에 깊은 계곡에 흐르는 짙 푸르고 청정한 물을 바라보는것은
한 없이 부드러워 체한것도 내려갈만큼 가슴이 툭 터지지만
한번 빠지면 나오기 쉽지않아 물도 무섭다
물과 불 둘다 악마와 천사다
내일은 주말이라 딸네가 오는날
일주일에 한번씩 보는 손녀딸을 잊고 지내다 이맘때가 되면
굽기전 빵 반죽 숙성된것마냥 보들거리는 살결로 방긋거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일주일먹을 분량의 국 한통과 염장시킨 닭 가슴살과 슬라이스한 양배추를 준비해놓고
하루는 얘들과 놀다보면 어떤날은 극기훈련하는날보다 더 피곤하다
절간처럼 조용히 지내다 아기도 그렇지만 딸과 사위가 정신을 쏙 빼놓는탓이다
어째 사는것이 쉬운거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