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혼자서

2022. 9. 13. 17:08독후감

저자-김 훈

 

2012년 마흔살에 일찍 세상을 떠난 천주교사제 양종인 치릴로 신부의 생애를

생각하며 쓴글인 저만치 혼자서,를 비롯하여 몇개의 산문으로 엮은 책인다

의정부 천주교구에 배속하여 사람들의 죽음을 보살피고 인도하는 상장례학교의 교장으로 일했던

양신부를 본적이 없는 저자는 

양신부의 누나와 친구를 통해 젊은 신부가 이세상에 다녀간걸을 알았고

그를 생각하며 글이 만들어졌으니 소설가는 인연이 닿는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거리다

죽음 저편의 신생에 대해서는 쓰지 못하고 죽음의 문턱앞에 모여 사는 늙은 수녀들의 

호스피스 수녀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렸다

말년에 거처할곳이 있고 기대곳이 있으면 감사해야할일

도라지 수녀원이 그런곳이다

오수산나수녀의 도라지꽃속으로 주보에 실렸다는 본문중에

"저절로 불리게 된 도라지 수녀원은 도라지 색깔 때문이다

백도라지의 흰색은 다만 하얀색이 아니라 온갖 색의 잠재태를 모두 감추어서 거느리고 검은색 쪽으로

흘러가고 있지요

저녁 무렵에 꽃술밑을 들여다보면 하얀색의 먼 저쪽 변두리에 노을처럼 번져있는 희미한 검은색을 분명히

볼수 있습니다

보이는것은 애써 보지 않아도 저절로 보입니다

보라색꽃도 정처 없는 색감으로 흔들리면서 보라 저 건너편의 검은색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라색 꽃이나 하얀꽃이나 차이가 없는 것이겠지요."

삶은 죽음을 배제할수 없지만 죽음은 치유 불가능한 몸의 유한성을 극복하는 구원의 문이라는

천주교 장례미사의 강론이 가슴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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