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3. 20:59ㆍ한강
黑龍의 壬辰年 새해 발길은 良才川으로 이끌렸다.
전설의 양재천은 열마리 용이 승천하다 한마리의 용이 임신한 여자를 보고
땅으로 떨어져 죽었는데 그흔적을 양재천이라고 한단다.
나머지 승천한 아홉마리 용이 지나간 흔적은 강남구와 서초구에 걸쳐있는 九龍山이 되었다고 한다.
양재천은
한강의 제2지류로 관악산에서 발원해 청계산에서 흘러
서초구와 강남구를 북동쪽으로 흐르다 炭川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길이는 18,5km이다.
양재역 5번출구에서 나와 천변 카페거리까지는 꽤 걸어야 나온다.
퓨전 중식과 양식당은 차와 주류와 함께 그길을 걷는자 쉬었다 가라고 유혹하는 거리로
늦은 오후에나 가게 문을 여는지,아침나절 카페거리는 상점은 자물쇠를 달고 있어서
사람을 고사하고 개미새끼 찾기도 힘들다.허기사 엿장수맘이니 문 안열어도 호통칠자 없다.
천변을 따라 왼쪽은 상점이고 오른쪽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로 도심에
지친 영혼들을 달래는 휴식처인 셈이다.
걷기에 살짝 미친 여자들, 뒷모습도 쌍둥이 자매같은 여자 둘과
세상물정 모르고 늙어가면서 영혼은 자유롭기를 바라는 여자 하나,
셋이서 걷고 또 걸어 그길을 걷고 있다.
아름들이 우거진 남이섬 메타세쿼이아길이 굵기는 다르지만 양재천변에도 있었다.
초록으로 노랑으로 입었던 옷을 다 벗어버린 그모습이 오히려 거침없어
흰색으로라도 옷을 입여주고 싶은데 아직 서울엔 눈다운 눈이 없다.
바람이라도 살짝 불어주면 나뭇가지도 심심치 않을텐데
바닥을 기는 차량들만 바빠 움직일뿐 겨울날 양재천변은 적요하다.
천변으로 내려와 계속 걸어 대치동 유수 저수지를 지나면 탄천이 나온다.
炭川은
용인시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유입되는 자연하천이다.
탄천에서는 청둥오리가 열심히 먹이를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지난 가을 햇살에 반짝거리면 윤기나는 꽃으로 군무를 했던
갈대와 억새꽃이 몇가닥 남기고 나풀거린다.
억새는 한곳에서 분처럼 활짝 피어나는 꽃이고
갈대는 수수 처럼 지그재그로 피어나는 꽃이다.
윤기를 잃고 갈색으로 야위어가는 풀꽃들은 찬란한 한해를 마치고
새순을 틔워낼 봄을 기다리고 있어 슬프지만은 않을게다.
탄천길 산책은 바람없어 가쁜 하였다.
잠실 운전면허 시험장을 지나서 청담대교를 왼편으로 보고 돌아서면
드디어 한강이 나온다.
얼추 칠킬로쯤 걸었나 이제부터 한강인데 다리는 뻐근하다고 신호가 오는데
한강물에 눈은 시원하여 가슴팍이 탁 트인다.
양재천과 탄천에서는 없었던 강바람이 확 몰아와 귓볼이 차갑다.
어디를 가다 쉰다고 의자에 앉을라면 엉덩이가 차가운게 싫어서
아침부터 빤스위에 붙인 앗따꺼 핫팩으로 몸은 후끈거린다.
누구든 시리고 추운곳에 붙이면 하루종일 효과를 본다.
가슴이 시리면 가슴팍에 등짝이 시리면 등짝에,또 필요한 그곳에..그것도 지맘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 산도 좋고 물도 좋은데
그래도 꼭 골라잡아야 한다면 물이 쪼금 더 좋지 않나 싶다.
한강,
어둠이 걷히고 이른 새벽에 피는 물안개를 보내고 나면
아침 햇살을 받은 강물은 짙은 녹색을 띈다.
한낮에 강물은 청둥오리와 비둘기의 몸짓과 날개짓에 흔들리지만
느릿느릿 흐른다.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 검룡소 계곡에서 발원되어 흐르는 한강은
물거품을 토해내는 파도 없이 잔잔한 굽이만으로 넓은 바다로 향한다.
서녁 하늘을 황홀하게 물들인 노을은 주홍빛으로 또 오묘한 핏빛으로 강물에 출렁하다
찰나에 장엄한 생을 마감 하는걸 보면 한강물에 팍 빠져 죽고싶을 만큼 아름답고,
어두운 다리 아래 하나둘 조명등이 켜질때 보면 외롭고 쓸쓸한게 혼자만이 아니란걸 배운다.
요즘 에너지 절약으로 한강에 더욱 어둠이 찾아왔다.
군자는 義에 밝고 소인은 利에 밝은데 의도 이도 밝지 않은이는
가로등이라도 밝았음 좋겠구만,밤길 조심은 알아서 해야 한다.
잠실대교에서 멈춘 걷기는 세시간이 넘어서 끝이 났다.
한번 보고 두번 보고 만나면 만날수록 청국장같은 친구들과
청국장을 먹고 헤어졌다.
기름지고 보기좋아 먹으면 배부르다고 비싼 음식 챙겨먹고
일부러 뱃살 흔들어 뺀다고 헬스장에서 배배 틀것 없이
먹고 사는것도 자연식으로 하다 자연으로 돌아가는게 맞는거 같다.
오늘 한강이 얼었다.
한강의 결빙여부 관측지점은 한강대교 두번째와 네번째 교각사이
상류 백미터 지점까지 얼어 강물을 볼수없는 상태를 말한다.
겨울 한강의 백미는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으며 하얀눈이 강물위에 떨어져
강물과 하나되는 모습을 바라 보는것이다.
올겨울은 눈이 안올려나,
2012년1월14일 토요일
글 -李 貞
사진-孫 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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