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5. 20:39ㆍ한강
눈 내리고 바람 부는 한주간의 혹독한 추위로 패션이나 생활의 유행에는 아둔한
내가 유행하는 감기 인플렌자를 마시고 따끔거리는 편도선염과 싸우다
미뤄진 한강변 걷기를, 보는 눈과 숨쉬는 콧구멍만 열고, 목과 귀 온몸을 꽁꽁 싸맨채
등짝에는 핫팩을 붙이고 다시 연결 하였다.
구십사년 시월 아침 출근길에 무너져 새로히 탄생된 성수대교와
유행가에도 나오는 제3한강교인 한남대교를 지나고
여름 장마철만 되면 물먹는 잠수교를 다리아래 품고 있는 반포대교를 지나
한강에서 제일 먼저 세워진 제1한강교를 지나간 지난주에 이어
여의 나루의 마포대교 밑을 통과하여 오늘 일정을 시작했다.
원효,마포,서강대교는 여의도를 잇는 다리로 그다리를 건너면
방송,국회,금융의 권력이 보인다.
그옛날 마포나루에서는 전국의 어염어선들이 집결하는
수상교통의 요지 였다 한다.
강물 너머 밤섬이 보인다.
밤섬은 고운모래섬과 돌봉우리로 60여가구가 살았으나 육십년대 여의도 개발과 함께 폭파하여
그돌로 윤중로 방죽을 쌓았다.
밤섬을 가로 지르는 빨간색 아치의 서강대교는 西湖로
옛선비들이 동호와 함께 관현가무로 풍류를 즐기던곳이란다.
철새들의 천국이라는 밤섬도 쥐 죽은듯 조용하고
서울 요트 경기장에도 강물을 가르며 힘차게 달렸던 요트 맞나 싶게
꽁꽁 묶여있는 고요한 일요일 아침이다.
서강대교
예부터 한강의 정취와 서울의 산자락을 한눈에 볼수있는
양화나루와 망원정,잠두봉(절두산)성지를 3대 절경이라 하였다.
요즘은 양화에서 낙조보기,선유도와 잠두봉의 경치,여의도 뱃놀이,밤섬철새,
이촌에서 달보기,서래섬의 낚시,잠실 야경,아차산에서 한강보기해서
8대절경으로 꼽는다.
당산철교
양화대교는 제2한강교로 한강에서 두번째로 세운 다리이다.
가까이에는 선유도 공원을 끼고 있고
대원군이 양화진까지 들어온 프랑스 함대의 치욕을 피로 씻은 현장인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했던 외국인 선교 묘역이 있다.
선유도 공원은 한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예전에는 봉우리가 제법 컸으나
한강 개발로 봉우리는 없어지고 양화대교가 그위에 걸쳐 놓이게 되고
선유도는 정수장으로 변하면서 흉물스럽던것이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에게 돌아왔다.
선유도로 향하는 한강 유일의 보행자 전용도로 다리는 495m이다.
아치형의 다리와 나무블록이 예뻐서 걷고는 싶었으나 황량한 겨울섬이 을씬년스럽다는 핑계로
갈길을 재촉했다.
여름날엔 담쟁이와 수생식물로 가을날엔 단풍과 억새로 유혹하는 정원이다.
양화대교
선유도 보행자 전용다리
월드컵 4강의 함성이 들리는 월드컵 경기장과
쓰레기더미의 난지도가 하늘공원,노을공원을 잇는 성산대교는
붉은색으로 그날의 붉은 악마의 함성이 들리는듯 하다.
상산대교
얼어 붙은 강물속에도 물고기는 살아 있다는데 겨울옷을 언제 벗어 던질지,
어서 봄이 오면 좋겠다.
한강다리중에 가장 긴 롱다리인 가양대교는 1700m이다.
늘씬하게 쭉쭉 뻗은 다리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연결한다.
가양대교
점점 바다로 향하는 한강은 넓어지고 한강 너머 멀리
위풍당당한 북한산 봉우리들이 히끗히끗 눈꽃을 피우고 유혹한다.
북한산이 있어 한강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서울의 가장 높은 곳은 북한산이고 가장 낮은 곳이 한강 이라서 그런가 보다.
방화대교
서울의 한강 최서단 행주대교 옆에는 산성이 있다.
조선의 아낙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 왜적을 물리쳤다는
행주산성의 절벽이 보였다.
권율장군의 행주대첩은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
김시민의 진주성 대첩과 함께 삼대 대첩이다.
행주산성
행주대교
행주대교를 넘으면 서쪽으로 달려온 한강은 김포대교로 흘러 바다로 향한다.
강이 바다로 바다는 하늘과 맞닿아 다시 구름과 물발울로 이어지고,
어디로 흘러 가든지 크게 요동치고 파도 치지 않아도 흘러 가는 것 처럼
끝이 나지 않는 강은 시간이 흐르듯 영원히 흐른다.
긴장과 기대로 유일표와 형 일민이 탄 서울행 야간열차는 철근 아치가 연결된 철교를 달리고 있고,
어둠기가 걷히자 강가를 따라 얼음 얼은 한강물은 푸르렀다,
그리고, 일표는 광주를 향해 영겁의 세월을 담고 긴긴 흐름을 짓고 있는 한강철교를 다시 지나고 있다.
태백산맥 아리랑에 이어 우리 민족의 분단과 경제발전속에 이루어진 인간의 삶과 고통속의 현대사인
대하소설 한강을 다시 꺼내 들었다.
백제 위례성의 영화는 온데간데 없이 조용한 토성이 엎드려 있는 한강 언저리에 살면서
언젠가, 서울의 한강 물줄기를 따라 걸으리라고 생각 했던것을 임진년초 시작과 더불어 이루어 뜻깊고,
아울러 경험과 지식이 모자라 拙筆로된 拙作을 읽어줘 고마울 따름이다.
특히 겨울 바람이 봄바람 맹키로 따스하다고 위안을 삼으며
강동 끝에서 강서끝까지 대략 40 여km를 동행해준 숙이와 진이 고맙다.
방화역 부근에서 먹은 숙주나물을 얹은 잔치국수맛은 일품이었다.
물을 보면 마음을 씻으라는 장자의 말대로
머리와 가슴에 한강을 담고온
한강물 투어,
다리가 잘려나가 숏다리 여자 되어도
파란하늘과 얼음물,미끈한 한강다리 구경에 즐거운 시간 이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것이다.
어제 못본 정월 대보름달이 부드럽고 밝아 오늘밤 한강물 생명수가
내 마음속에 흐르게 해달라고 소원이나 빌까 보다.
이러다 한강 홍보대사로 추천되면 큰일이다..호호하하..
2012년 2월 7일
참고-박정진의 한강 교향시
글 - 李 貞
사진- 孫 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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