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로3

2012. 4. 19. 14:06여행

봄,

살아 있지 않는 것은 묻지 않는다는 봄이 왔다.

 

여의도 봄꽃 축제는 벚꽃의 꽃망울이 터지기전에 시작한 축제가

한주일 연장 되었다.

거대 방송국들이 여의도에 있어 그런지,어제 오늘

윤중로 벚꽃이 절정이라는 메스컴 뉴스와 매 프로마다 장식한다.

 

봄꽃이 어디 벚꽃만 있나,개나리도 있고 진달래도 있건만,

그래서 그런지 이름은 봄꽃 축제로 불리워져 있었다.

나무 가지위에 팝콘처럼 달라 붙은 꽃잎이 살짝살짝 불어오는 바람에 휘드득 날아갈때

환호성을 질러댔던 삼년전의 기억은 서울살이 삽십년을 훌쩍 넘기고 처음 본 충격으로 남았다.

부랴부랴 아침 설거지를 대충 끝내고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2호선을 탔다.

 

당산역 출구에서 한강공원을 잇는 구름다리 육교를 건넜다.

벚꽃 보러 왔다가 비가 내려서 꽃구경 나와 추워 얼어 죽을뻔 했던 작년에는

없었던 다리에는 에레베이트까지 설치 되어 있다.

한강 르레상스 프로젝트로 한강을 연결하는 다리마다 호사를 누리고 있다.

우리같은 사람이야 편리하게 이용하기만 하면 되니 좋으나

이게 다 빚이라니까 아이들한테 미안할 따름이다.

 

구름다리 위에서는 벚꽃이 흰구름 마냥 뒤덮힌 윤중로 거리와

한강의 시원한 물결위로 쭉 뻗은 당산철교와 멀리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 발전소인

당인리 발전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따스한 봄햇살에 한강물은 출렁이고 몸과 맘은 벌써 윤중로 길을 걷고 있다.

 

 

 

 

 

 

 

 

 

 

 

 

 

 

 

 

 

 

 

 

 

 

 

 

 

 

 

 

 

 

 

아름들이 한아름으로 껴안을수 없는 윤중로의 굵은 벚나무는

창경궁에서 옮겨져 심어진 것이다.

국회의사당 앞을 점령한 벚꽃의 화려함에 취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지나,

그자리에 또 다시 꽃이 핀자리에 서보니 꽃은 그대로인데 나만 눈도 침침하고

바싹 바싹 늙어간다.

 

창경궁(昌慶宮)은 조선 5대 궁궐로

태종 이방원이 아들 세종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면서

자신이 거처할 궁궐로 지은 수강궁(壽康宮)터에

1484(성종15)년에 새로이 별궁을 지어 창경궁이라는 이름으로

몇 분의 임금을 탄생 시킨곳이다.

일본이 일제 강점기 초기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하고

이후 박물관을 지어서 창경원으로 바꾸어었다.

1980년 중반에 창경궁으로 제이름을 찾고 일제가 마구잡이로 심어놓은 벚나무를

어린이 대공원과 여의도로 옮기고,동 식물은 지금의 서울대 공원으로 보내졌다.

통금이 있던 시절 조선 임금이 살던 궁궐을 지들 국화를 심어 밤 벚꽃놀이로

사람들을 현혹하게 하여 유원지로 둔갑시켜 술판을 벌이게 했던 일본은

우리민족의 얼과 문화 정체성을 말살 하려 했던 사람들 이다.

 

아침이라 꽃길 산책이 한가 할거라는 생각은 금물,

윤중로 거리는 아침 나절부터 띵하오,쌀레쌀레,

기름기 있는 튀김 요리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얼굴피부가 두꺼운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거리에서 담배 연기 품어대는 남자는 대부분 중국인 이었다.

술도 고량주 독한 술을 마시면서 담배도 독한 담배를 피우는지,

연기도 고약스러워 머리가 띵하다.

명동의 상가나 백화점에서 명품의 고가를 사는것도 모두 중국인이라는데

때려줄수도 없고 어쩌든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머지않아 미국을 따라 잡을수도 있는 중국과는 북한을 잃지 않으려면

친하게 지내는 외교를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화알짝 핀 벚꽃나무 아래서 일본의 사쿠라에 취한

중국인들 엄청봤다.

 

일본인은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 봄날처럼 짧은 꿈의 술잔을 나누고

한국인은 낙화 하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무너진 치욕의 슬픔을 마실때

중국인은 하루 아침에 천지개벽하듯 피어나는 벚꽃에 그만 정신을 잃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곳에 내마음도 피어,라면서

노래 불러가며 봄꽃놀이 하고픈데 삼천리 사방 천지 길바닥이 벚꽃으로 둔갑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벚꽃놀이가 봄꽃놀이가 되어도 어색하지 않다.

한자로는 앵화(櫻花)라고 쓰여지는 벚꽃을 일본말로는 하나미가

사쿠라 보러 가자는 말이란다.

하지만 일본의 벚꽃이 우리나라 제주도의 왕벚나무가 조상이라니

참말로,꽃이 뭔죄가 있겄어,이쁘면 이쁜게 죄지.

미워만 할 필요는 없게 생겼다.

십년 아니 이십년후에도 영감 할멈,뭔 해찰이 그리 많소,하며

꽃구경 나설라면 다리심 길러야 한다고 한참을 걸어 가니

여의나루역에서 빠져나오는 상춘객들이 봄물 터지듯 밀려 나온다.

꽃구경 사람구경 하기 딱 좋은 싱그러운 봄날은 짧고 덧없는 세월만 흐른다.

 

2012년 4월19일 목요일 李 貞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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