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2013. 9. 30. 17:51영화

 

감독-한재림

출연-송강호,이정재,백윤식,조정석,이종석,김혜수등

 

"머리는 하늘이니 높고 둥글어야 하고

해와 달은 눈이니 맑고 빛나야 하고

이마와 코는 산악이니 보기 좋게 솟아야 하고

나무와 풀은 머리카락과 수염이니 많고 수려해야 하다.

이렇듯 사람의 얼굴에는 자연이치 그대로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담겨져 있으니 그 자체로 우주이다."

관상쟁이 내경의 말이다.

 

 

2010년 영화 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한 김동혁 작가의

동명 소설인 '관상'이 영화화 된것이다.

개봉 한달이 못되어 팔백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는

픽션과 역사가 만나 코미디와 정통 사극을 보는듯 하다.

 

 

눈발이 흩날리는 춥고 바람부는 날

끝이 나쁠거라는 얘기를 조선 최고의 관상쟁이로부터 들었다며

늙은 대감이 하인들에게 읊조리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늙은 대감은

한명회이다.

한명회는  칠삭둥이로 체격이 왜소했지만 머리가 비상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과거 시험에 실패하자 38세 늦은 나이에

겨우 개성의 이성계생가의 궁지기로 취직하고

수양대군을 찾은 한명회는 수양의 책사가 되어

계유정란과 1456년 사육신 주살 주도로 승리하여

일등 공신이 된다.

도승지로 세조를 가까이 보필하고 1466년에는 영의정에 올랐다.

세조가 집권15년 1468년 51세 나이로 승하했지만 한명회는

예종 성종의 장인이 되어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1487년

72세로 죽었다.

 

영화의 때는 

조선의 5대왕 문종이 병들어 죽어가던 조선시대이다.

역적의 가문으로 가세가 몰락하여 내경(송강호)

처남 팽헌(조정석)과 아들 진형(이종석) 셋이서

시골 외딴집에 칩거한다.

가끔씩 처남이 짐승털로 만든 붓을 시장에 내다 팔아 생활하고

얼굴만 보면 그사람의 모든것을 꿰뚫어보는 관상쟁이 아버지 내경과

선비같은 절룩발이 아들 진형은 아버지의 관상보는것을 싫어한다.

오늘이 내일같고 내일이 오늘같은 내경의집에

한양의 기생 연홍(김혜수)가 찾아오면서 바람이 분다.

외삼촌 팽헌의 제안으로 진형은 입신양명을 위해 집을 떠나고

연홍의 제안으로 내경과 팽헌은 한양으로 상경한다.

연홍의 기방에서 음식과 술 기생에 취해 노예같은 계약을 하고

내경은 하루종일 쉴틈없이 관상을 보게 된다.

내경이 관상을 보면 나는 심상을 본다는 팽헌의 코믹연기가

웃긴다.

 

 

내경의 신들린 관상으로 한양에 내경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급기야 살인범을 얼굴만 보고 잡아내라는 명을 받는다.

알고보니 고위층의 아내를 죽인 범인은 바로 남편이라 지목하고

내경의 실력이 문종의 고명대신인 김종서(백윤식)게까지 알려지는데

어두컴컴한 산속에 끌려가 죽임을 당할한뻔 하다

또 누군가 내경을 살려내어 준다.

관상보고 돈 좀 벌어 잘먹고 잘살려는 내경과 팽헌의 소박한 꿈이

역사의 회오리 바람에 휘둘려 목숨이 위태위태하고

허구의 관상쟁이가 실제 역사속으로 들어간다.

 

 

호랑이라 불리는 김종서를 처음 만나는 내경은

범상한 관상을 지닌 그에게 움찔한다.

김종서의 눈에 든 내경을 문종에게 데려가지만

문종은 관상 따위는 미신이라 호통친다.

그러나 얼마후 어린 아들을 걱정한 문종은 내경에게

왕자들과 대신들중에 역모를 꾀할수 있는 상이 있는지

살펴보라 은밀하게 명을 내린다.

문종의 형제들중 특히 어릴때부터 야심이 많았던 수양대군과

수양과 세력 경쟁을 하는 안평대군을 신경쓰는데

둘다 역모를 꾀할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양이라 지칭 된 자는 다른자를 보는 실수를 한다.

그리고 문종은 어린 세자를 부탁한다는 유언을 고명대신에 남기고

즉위 2년3개월만에 병사한다.

어린 나이 12세에 단종이 왕위를 계승한다.

 

내경은 김종서의 발탁으로 사헌부를 도와

인재를 등용하는 인물들의 관상을 보는 일을 맡게 된다.

단종은 너무 어려 정사를 돌볼수 없었기에 의정부와 육조가 도맡고

인사제도는 고명대신인 황보인과 김종서등 대신들이 황색점을 찍어

왕에 올리면 왕은 단지 낙점하는 방식따라 황표정사 제도를 썼다.

 

 

그리고,내경은 이리상이라 불려지는 진짜 수양대군을 만나면서

내경은 역모를 일으킬 상이 바로 수양임을 직감한다.

역사의 운명을 바꾸려는 관상쟁이 내경과 김종서의 노력과

역사대로 왕이 되고자 하는 수양의 대결이 볼만하다.

수양대군의 책사로부터 김종서가 역모를 꾸민다는 소문을 내라

협박을 당한 내경은 김종서에게 수양이 역모를 꾀할상이니 

견제해야 한다 일러주고 김종서와 단종편을 든다.

내경은 수양의 목이 삐딱한 책사를 찾아 나서지만

끝내 찾지 못한다.

 

그리하여,김종서는 어린 단종에게 삼촌인 수양을 견제하라 당부하나

그럴수록 오히려 단종은 수양숙부를 의지하고 만다.

너무 믿다 하마터면 독침에 찔릴뻔 했다.

 

 

한편,과거시험길에 나선 진형은 역적 후손을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장원급제를 하여 궁에 들어온다.

아버지 내경과 아들 진형의 어색한 만남과

안쓰런 부성애가 느껴진다.

황표정사가 부당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에 폐단을 솔직히 발언하자

진형은 김종서측 사람들로부터 두눈을 실명위기에 놓인다.

이를 지켜본 외삼촌 팽헌은 수양에게 달려가 김종서측에서

거사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여 결과적으로 수양을 돕든다.

툭 튀어나온 목울대가 말썽이라던 내경의 관상대로 팽헌은

일을 저질러 버린다.

 

단종이 관상책을 즐겨본다는걸 알고는 관상책 기록따라

역모상을 만들기 위해 연홍의 점찍는 기술을 빌려

내경과 함께 수양의 치료차 들러 눈썹 옆 미간에

세개의 점을 찍어 역모상을 만든다.

단종이 삼촌 수양의 관상을 제대로 보고나서

권력욕에 빠져 형제들을 죽인 할아버지 이방원과 관상이 같은

수양을 없애라는 명령은 이미 때가 늦었다.

명나라에 다녀온 수양이 직접 김종서를 찾아오고

수양대군의 부하들로 부터 철퇴를 맞아 숨진다.

이름하여 계유정란이 시작된다.

계유정란은 1453년 단종1년 왕의 숙부였던 수양대군이

김종서 황보인 조극관등을 죽이고

반대파를 숙청하여 정권을 장악했던 사건이다.

명분의 나라 조선의 나라에서 정란의 명분은

"이나라가 이씨것이냐 김씨 것이냐"라는 김종서의 모반으로

삼는다.

그뒤 동생인 안평과 금성은 유배시켜 사사하고

단종은 상왕으로 몰아 수강궁으로 다시 노산군으로

그리고 서인으로 전략하여 죽였다.

왕이 될때 수양의 나이 37세 젊음과 패기 넘치는 역활에

수양대군(이정재) 사냥터에서는 남성미가 철철난다.

 

 

내경의 관상 노력에도 세상은 수양편으로 돌아서고

아들은 실명하고 김종서편에 섰던 대신들이 끌려

사형장으로 가는데 그곳에 진형이도 있다.

내경이 달려나가 수양에 아들을 살려달라 애원하지만

훌륭한 왕이 될상이라는 내경의 말을 듣고는

수양은 활을 꺼내 내경의 아들 진형을 쏴죽인다.

늑대인지 이리인지 "이미 왕이된 사람을 왕이 될사람 이라니."라며

비웃는 수양에 이정재 역활 딱 이다.

 

 

기생 코에 점 하나 찍어 잘나가는 기생으로 변한걸 보면

관상이 있긴 있는거 같고

아들 관상 알았음 미리 수를 쓸텐데 죽임을 당한걸 보면

관상이란 쓸데없는 말장난 같고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여도 잘만 살아갈라면

관상이나 심상보다는 연홍이가 사용하는 눈치상이 제일인거 같고

아무튼 헷갈려 관상이니 심상이니 눈치상이니

지얼굴은 지가 알아서 각자 해야 할것이다.

내경은 죽은 아들을 붙잡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없이 대성통곡한다.

 

그뒤 바닷가로 낙향한 두남자를 연홍과 한명회가 찾아가니

팽헌은 튀어나온 목울대를 잘라버려 벙어리가 되어 있고

내경은 한명회에게 목이 잘려 죽을것을 예언한다.

"나는 파도만 바라보고 있었지

바람을 보지 못했다

파도를 만드는것은 바람인데"라고

파도치는 쓸쓸한 바닷가에서 조선 최고의 관상쟁이가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한 덧없는 인생을 말한다.

 

화면은 바뀌고 늙은 대감 한명회는

관상쟁이 말이 틀렸다며 최후를 맞이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미래까지 점치는 관상쟁이 말대로

훗날 한명회는 부관참시 당했다.

 

"시대극은 역사를 이야기 하지만 결과적으로

개인의 이야기이다"라는 감독의 말처럼

김종서는 관상쟁이 내경과 함께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했지만 역사의 흐름을

거역할수 없음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영상이 돗보인 영화 특히 외딴집 배경과

바닷가 풍경은 아름다웠다.

2013년9월30일씀

글-이 정

사진 다음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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