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5월21일 수요일

2014. 5. 22. 02:11여행

 

이른 아침 지원이는 출근하고 한숨자고 있는데

초인종이 느닺없이 울린다.

찾아올 사람 이라고는 지원이 밖에 없고 아는 사람하나 없는 동네에서

두번씩이나 울리는 초인종에 문을 열어보니 한지붕에 사는

할머니가 서 계신다.

시어 라고 인사를 건내자 옹알쏭알 옹알쏭알 알아듣지 못하는 헝가리어로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네모를 그려가며 아래쪽 손짓 윗쪽 손짓에

난 쓰레기를 아래에서 윗쪽 통에 버리라는 말로 이해하고는

에스 에스하고 문을 닫았다.

창가에 비친 대문앞에 웬 경찰차와 네명의 경찰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잘못한것도 없는데 덜컥 겁이 나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지원이에게 보내고

조용히 기디라고 있으니 점심때가 지나서야 경찰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오후에 수퍼에 들러 장보기를 해왔다.

내일 아침에 베를린행 기차를 장장 열두시간 타고 가야 하므로

파리여독이 아직인터라 생선 한마리를 푹고아 수제비를 해먹고

기운을 차리려고 한다.

지원이 주먹밥도 해야되고 김치도 담가야 되고

오늘은 해야 할일이 많아졌다.

퇴근한 지원이가 알아보니 아침나절에 경찰들 잠복은 하수도 공사중에

지뢰가 발견되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한다.

할머니가 네모를 그려가며 아래쪽 윗쪽을 가리킨것은

우리집 대문이 앞뒤로 있는데 앞으로 가지말고 뒷문으로

다니라 했던 거였다.

이곳에서 과거 독일군과 소련군의 전투했던 장소란다.

알고보니 나는 무시무시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꽃들은 피어나고 새들은 지저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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