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이사회및 5차 임원회의 후기

2018. 10. 14. 10:30친구


제3차 이사회및 5차 임원회의 후기


일시-2018년 10월23일 화요일 오전11:30부터

장소-수담 한정식


그날밤에는 버스창가로 비친 빗방울이 유리알같이 반짝이며 난닝구 패션과 오버랩되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었다

버스안에 설치된 모니터는 방정맞게도 빠르게 화면이 바뀌고 피로한 눈은 게슴츠레

자꾸 모니터로 향하는데 패션이 걱정되면 난닝구 닷컴으로 들어오란다

아,그래서 그녀들은 난닝구만 입고도 당당할수 있었구나

지난달 이른 가을 여행에서 돌아와 아직까지 그 감성의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데

또 한달이 훌쩍 지나 시월 이사회와 임원회의날이 돌아왔다

육십이면 육십킬로도 달린다고 하더니 세월이 세월을 부르고 있나보다


설악에서 시작된 단풍은 붉은피를 토하면서 태백 소백 속리 덕유 지리로 달려가고 있다

구름타고 바람타고 새처럼 날라가면 따라갈까

버석거리는 가을이 아니래도 하루가 다르게 윤활유 빠지는 나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일이다

하얗게 부서지는 오후 햇살이 반갑기만 한 낮은 길가의 풀잎들도 점점 노랗게 시들어가고

가로수도 붉은색과 노랑색으로 옷을 갈아입어 시월은 황홀하고 쓸쓸하고 여러갈래로 감정이

춤을 춘다


"사랑은 날카로운 칼끝에 발라져 있는 달콤한 꿀과도 같다."는 그리스 속담이 있다

빈 몸으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불꽃같은 찰나의 사랑이 아니면 단풍도 없을것이다

어쩜 남녀의 통속적인 사랑이 아닐지라도 무한한 자연의 순환이야말로 에너지 넘치는

사랑의 극치일지도 모른다

기다리지 않아도 절로 찾아오는 가을 풍경이 경이로운 사랑인게다


재경 동창회의 모임날 오전

아침 저녁 기온차로 쓸쓸함이 절로 묻어나는 가을의 한 가운데

미세먼지 낀 하늘은 비와 햇빛이 오락가락 날씨마저 흔들린다

선후배와 동문들은 세번째 이사회와 다섯번째 임원회의를 핑계로

다시 수담 한정식에서 만났다

난닝구만 입어도 패션이 되는 동문들은 어느새 때 빼고 광 냈나

멋쟁이가 되어 있고 선배님와 후배님들도 몰라보게 모습이 변했다

이래서 여자들은 가꾸기 나름이라고 하는가보다


언제나 회의는 입담 바른 수석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회장과 고문의 인사말로 시작하여 전차 회의록 낭독은 수석 서기

가을 여행 수지보고는 수석 재무,가을 여행 활동와 정기총회 보고는 수석 총무

활동계획안인 동문 작품 전시회 준비는 수석 부회장,회보 발간 준비는 수석 홍보

골프모임은 동아리팀,선후배 동창인의 밤과 등산모임은 주니어팀

각기 맡은 부서대로 회의는 물 흐르듯 착착 진행되었다

안건으로 자랑스런 전주여고인상의 건과 장학사업 추진의 건이 거론되었고

공지사항으로 새로 만들어진 근조기와 경축기가 소개되었다

사진 촬영을 끝으로 이사회를 마치고 식사후 간단 임원회의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월달 회의는 촉촉한 가을시 한편을 짓듯이 만나고 헤어졌다


상반기를 마치고 나니 이제사 프린트에 적힌 용어가 이해가 되고

그동안 낯설었던 얼굴들이 눈에 익는다

임원이랍시고 명찰을 차고 본게 직분에 맞는 기본 소양도 있어야 하고

숙달된 역량도 필요한데 서기질 임기가 반년이였다면 이름도 모른채

후두둑 떨어지는 낙엽처럼 이별하고 말았을수도 있을텐데

아직 만날날들이 남아 그나마 다행이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는 어느새 햇살이 노랗게 얼굴을 내밀었다

잠깐의 비바람에 가로수 아래로 떨어진 노르스름한 은행나무 이파리가 나부끼고

버스옆 차도에는 키 작은 자가용들이 지붕에 앉았던 낙엽들을 떨어 뜨리며 쌩 지나간다

가을을 날리며 오늘 하루도 달려가고 있다

가을은 익어가고 우리도 익어가는 요즘이 추억 만들기에는 최고다

조금만 늦게 떠나준다면 좋으련만 붙잡을수도 매달아 놓을수도 없는 이 계절

추억은 가슴속에 바람벽을 만들어 찬겨울이 따스하게 느껴진다고 하니

선후배님과 동기분들 모두 가을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2018년 10월23일 씀

글-재경서기 이 정